Skip to conte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단히, 아주, 매우 구약적인 개념이어서 인용할 성경 구절 많습니다.

"일요일 교인들"이 안식교는 너무 구약적이라고 한다면서요?

한 번 보여주세요, 얼마나 구약적인지.


힘들면 구절 하나 찾아서 읽고 그냥 이 글을 읽는 걸로 설교 대신하세요.




등록 : 2014.06.23 19:00

툴바메뉴

기사공유하기

보내기

이명원 문학평론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잊을 수 없다. 잊어서도 안 된다. 잊는다면 사람이 아니다, 라고 나는 말해 왔지만, 그 결심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미 치러진 지방선거와 앞으로 온다는 재보선을 앞두고 경합하는 두 정당은 세월호 참사와 무관하게, 또다시, “한번만 도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할 것이다. 대통령을 지키겠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등 내세우는 이유는 여럿일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속았다, 는 명백한 탄식의 상황과 조우하겠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참사는 일상이다. 정권 출범기 윤창중씨가 대변인으로 임명된 이후부터 계속되는 인사 참사는 이제는 고질이다. 대선에 개입하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하는 등 국정을 문란하게 했던 정보공안기관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땡박뉴스’나 ‘땡전뉴스’ 시대로 진작 회귀했던 방송 역시 변한 게 없다. 전교조에 대한 합법성 박탈이라는 사법부의 판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유례없는 일이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데 최근에는 전방지역에서 총기 참사까지 발생해 민심이 뒤숭숭하다. 국정문란의 당사자인 김기춘 비서실장만 건재한 것 같다.

인접국도 참사를 초래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 일본 정부와 군의 조직적 관여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아베 내각은 희화화시켰다. 일본인 납치의 폭력성을 근거로 격렬한 혐한반도 감정을 증폭시키고 있으면서도, 일제하 자행된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강제연행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석에 의한 증거인멸과 부정을 꾀하고 있으니, 이것은 아시아의 평화와 연대를 갈망하는 시민적 정의에 대한 참사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나는 이런 의문을 자주 던져보고 있다. 아직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백하다. 그것은 내가 항상 잊어왔기 때문이다.

망각의 이유는 여럿일 것이다. 첫째, 나는 분주하다. 생활의 압력이 ‘먹고사는 것 바깥’의 문제에 대해 사유하는 것은 사치라고 속삭인다. 둘째, 기억하는 것의 고통 때문이다. 참사의 고통을 거듭 상기하게 되면 무력감이 엄습한다. 한 개인의 힘으로 은폐된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이 세계를 작동시키는 힘과 권력이 ‘정의’와는 무관하다는 식의 체념 때문이다. 넷째, 뉴스가 뉴스를 덮고 참사가 참사를 뒤덮다 보니 ‘공황장애’나 ‘인지부조화’에 근접한 조울상태에 자주 빠지게 된다. 제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마음은 찢기고, 머리는 터질 것 같고, 몸은 둔해지는 것이다. 나만 그런가.

나는 항상 잊어왔다. 간신히 가능한 일상의 평정을 유지하기 위해, 그래 비타협적으로 나는 항상 잊어왔다. 그렇게 잊는 것을 체화하다 보니, 제아무리 충격적인 참사가 도래해도, 내 일상만 위협하지 않는다면, ‘셧 다운 플리즈’라는 권력의 요청에 기막히게 잘 순응했던 것이다.

요즘엔 생각이 좀 변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친구와 고민을 나눈 이후부터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형, 80년대 민주화운동 역시 광주학살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데서 출발한 것 아닙니까?” 우물쭈물 나는 “그렇죠.” 눈썹 불끈 그는 “세월호 참사라는 것도 우리가 그 진상을 모르니까 이렇게 비통해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눈동자 커진 나는 “그렇죠.” 눈알이 충혈된 그는 “명백하게 진상규명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로부터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나는 생각해요.”

그렇다. 모든 사건에는 시작, 중간, 끝이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이 직면한 참사에는 ‘스토리’는 있는데 ‘플롯’이 없다. 투명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그래야 이 무수한 참사와 집단적 기억상실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명원 문학평론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출처: 한겨레신문 논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96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42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26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137
7825 뭔소리냐 하면... 월드컵 2014.06.13 538
7824 이젠 하나님하고 안 놀기 김원일 2014.06.13 753
7823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개뿔 김원일 2014.06.13 755
7822 망언은 어떻게 생산되는가 5 김원일 2014.06.13 801
7821 Black Swan - Last Dance Scene ("I was perfect...") serendipity 2014.06.14 614
7820 원통한 문창극 !! 3 good 2014.06.14 717
7819 김제동 "엄마 나 빨갱이 맞습니다" 하하 2014.06.14 880
7818 안식일 - 우리 이래도 되는 겁니까? 7 김주영 2014.06.15 802
7817 이 사람들 노벨평화상 줘야 디아 곰디오 2014.06.15 760
7816 대리운전 상담원 누나의 패기 곰디오 2014.06.15 1025
7815 우연히 이 공간을 보고서.. 11 과객 2014.06.15 736
7814 "나 기잔데, 소주 2/3병 밖에"…정성근, 음주운전 논란 기가막혀 2014.06.15 1459
7813 문창극, '반쪽 대통령'이 자초한 인사 참극 [주간 프레시안 뷰] 오만한 여당, 무기력한 야당 기가막혀 2014.06.15 698
7812 저 목사는 도대체 어떤 신을 믿고 있는가 ? 어쩌다가 2014.06.15 604
7811 노대래 공정위원장 “손석희는 빨갱이” 발언 논란......... 기자단과 술자리서 언급… 기자들 ‘정보보고’만 하고 보도는 안해 하하 2014.06.15 600
7810 돈의 전쟁, 상위 1% VS. 하위 40%간의 전쟁! 배달원 2014.06.15 643
7809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가? 배달원 2014.06.15 636
7808 K형, 오래 앓는 병은 약이 된다는 말 다 헛말입니다 5 아기자기 2014.06.15 774
7807 가난한 집 아이들의 사회적 유전자 김원일 2014.06.15 745
7806 "문창극 총리 강행한다면 박정희 친일문제 논할 수밖에" 친일 2014.06.15 695
7805 나는 지금 3 김균 2014.06.15 840
7804 덕하 예수 1 김원일 2014.06.16 690
7803 과객 님의 코미디 같은 발언 17 김원일 2014.06.16 821
7802 아침을 열며 읽은 글. 거대한변화 2014.06.16 748
7801 왠.. 소갈딱지 하고는''' 2 할마시 2014.06.16 798
7800 안식교단은 이제 둘로 나눠져야 할 때가 왔다. 5 단기필마 2014.06.16 926
7799 박근혜/김기춘/문창극, 걔들 인간 맞아? 12 김원일 2014.06.16 940
7798 조국 “강경보수 논객 문창극, 만족함 알고 그만 두길” ------------- 보수 꼴통들은 보시오~~~ 무조건 옹호할거요? 강가딘 2014.06.16 660
7797 리뷰 앤 헤랄드사 문을 닫는다 김주영 2014.06.17 831
7796 개밥 3 김균 2014.06.17 823
7795 추억 명곡 베스트 / 가만히 가사에 귀 기울여 보세요 serendipity 2014.06.18 991
7794 원통한 문참극 !! 2 good 2014.06.18 846
7793 동영상 : 지난 1700년의 역사의 폐허 속에 묻혀 있었던 안식일 1 운혁 2014.06.18 743
7792 바닥에 있던 것들 한결같이 2014.06.18 723
7791 친일은 용서할 수 있지만 공산당은 용서할 수 없는 이승만의 후예들과 빨갱이 예수 김원일 2014.06.18 665
7790 우간다현지SDA 선교사의 자녀(13세아동)의 생명을 살리는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선한사마리아 2014.06.19 691
7789 개에게 심하게 물린 경우(하문하답: 고소문제) 최종오 2014.06.19 1118
7788 내시경 1 방청객 2014.06.19 776
7787 facebook에서 -곽건용 1 김균 2014.06.19 670
7786 셋째천사의 핵심 기별인 큰 안식일에 대해 : 동영상 김운혁 2014.06.19 754
7785 내 뜻? 하나님의 뜻? 김균 2014.06.19 834
7784 권은희 수사과장님 1 정의 2014.06.19 781
7783 재판부가 입장을 바꾼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투쟁하고 또 투쟁하기 1 김원일 2014.06.20 598
7782 안식일교인에게 미국은 무엇인가? - 벤 칼슨의 경우 1 file 김주영 2014.06.20 1183
7781 [평화의 연찬 제119회 : 2014년 6월 21일(토)] “한완상 교수의 참회하는 마음으로 쓴 수난절 편지” 평화교류협의회 2014.06.20 613
7780 우루과이? 이탈리아? 둘 중 하나는 짐 싼다 월드컵 2014.06.20 726
7779 절름발이 오리 1 시사인 2014.06.20 730
7778 그속에서 놀 던 때가 그립습니다 2 그분품에 2014.06.20 946
7777 총리 후보자며 장관, 비서관 후보자로 내세운 사람들을 한 번 보라. 제 나라 사람을 못난 국민으로 몰고 일제를 칭송하고 독재를 편들고, 군 복무 기간에 석·박사 학위를 따고, 제자 논문과 연구비를 훔치고 자기 논문 복제를 일삼아 교수 자리를 얻고... 누구 하나 법 지키며 살아온 사람은 눈을 까뒤집고 봐도 없다. 2 시사인 2014.06.21 535
7776 웃자고 퍼온 글입니다.^^ ^~^ 2014.06.21 748
7775 정성근 장관 내정자 "조국·공지영, 북한 갈 자유 있다" "종북주의 준동, 국민 선택 박근혜 아닌 문재인이었다면? 모골 송연" 쪼다 2014.06.21 664
7774 전교조가 친일을 했나, 연구비를 가로챘나? 배달원 2014.06.21 541
7773 고성 총기 난사사고 - [전입 온 관심 사병]이라니 배달원 2014.06.21 713
7772 구원파 유병언 살해괴담이 나도는 까닭은? 아생화 2014.06.21 770
7771 문창극 쇼의 뒷면--문창극 빗자루 귀신에 홀리지 말기 2 김원일 2014.06.22 795
7770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하여. 18 User ID 2014.06.22 777
7769 보수인과 보수단체 (1)친일사관부끄럽습니다 2 민들레 2014.06.22 654
7768 유저님의 사고방식에 딴지를 걸면서 2 김균 2014.06.22 980
7767 문창극은 역시 '강적', 자진사퇴 거부하고 출근 2 시사인 2014.06.22 864
7766 라깡의 어깨 위에 앉은 지젝의 눈으로 본 하나님의 뜻 아기자기 2014.06.22 739
7765 조선일보 애독자들은 필이 읽으셔야 할 기사. 특히 장기 구독자들은 필히 읽으셔야 할 기사. 특특히 목사 또는 기관 사역자로서 장기간 구독한 분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기사 조선일보 2014.06.22 593
7764 원통한 문참극 ! 3 Good 2014.06.23 609
» 목사님들 이번 안식일에 또 홍야홍야하지 말고 이런 설교 좀 하세요. 김원일 2014.06.23 874
7762 문창극 사퇴, 의미도 없고 감흥도 없다!!... 배달원 2014.06.23 636
7761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에 맞았다고 아직도우기는 사람들 많다 시사인 2014.06.23 752
7760 빌어 먹을....각하의 유체이탈화법은 변함없다 1 시사인 2014.06.23 739
7759 박원순 “정몽준 네거티브, 가족이 용서하자 했다” 용서 2014.06.23 686
7758 정성근 '정치 편향 SNS 글' 삭제 논란 확산 민들레 2014.06.23 698
7757 문창극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방통심의위 '문창극 발언 보도' KBS뉴스 심의 신의뜻 2014.06.23 923
7756 안식교가 바벨론이 되었다는데 무슨 말인가요? 6 홍길동 2014.06.24 685
Board Pagination Prev 1 ...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