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연애, 아빠의 청춘...

by 아기자기 posted Jul 23, 2014 Likes 0 Replies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733BF4B53D08A6D01EBB1



엄마의 연애

유희주



사십에 과부된 엄마는

정말 단 한 번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을까

아버지 이후로 한 번도 남자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을까

엄마에게는 애인이 없어야 당연한 것

그런 잔인한 도덕 누가 만들어 냈을까


슬픈 멜로 드라마를 보다

눈물을 흘리던 엄마의 늦은 겨울 밤

코 골며 자던 고단한 엄마의 젊은 몸

엄마의 캄캄한 몸짓을 사춘기의 나는 불안하게 바라봤다

항아리 속의 고인 물도 문 여는 기척에 출렁이는데

엄마는 내일 아침 나가야 할 행상에

모르는 척 뒤척이고

종일 차가운 바람 몸 안에 가득 채우며

모르는 척 뒤척이고


밤새 눈이 온 날

구멍 떨신을 신고 방학동으로 화장품 행상 나가시던 엄마

여섯 자식 다 키우시며 삼양동에 집까지 장만하셨다

엄마 몫까지 연애질만 해대는 딸년들을 향해

엄마의 모든 것, 생활력 하나만은

똑부러지게 가르치셨다.


-살아 있어야 연애도 하지


시집엄마의 연애(푸른사상,2014)중에서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