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연애
유희주
사십에 과부된 엄마는
정말 단 한 번도 바람을 피우지 않았을까
아버지 이후로 한 번도 남자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을까
엄마에게는 애인이 없어야 당연한 것
그런 잔인한 도덕 누가 만들어 냈을까
슬픈 멜로 드라마를 보다
눈물을 흘리던 엄마의 늦은 겨울 밤
코 골며 자던 고단한 엄마의 젊은 몸
엄마의 캄캄한 몸짓을 사춘기의 나는 불안하게 바라봤다
항아리 속의 고인 물도 문 여는 기척에 출렁이는데
엄마는 내일 아침 나가야 할 행상에
모르는 척 뒤척이고
종일 차가운 바람 몸 안에 가득 채우며
모르는 척 뒤척이고
밤새 눈이 온 날
구멍 떨신을 신고 방학동으로 화장품 행상 나가시던 엄마
여섯 자식 다 키우시며 삼양동에 집까지 장만하셨다
엄마 몫까지 연애질만 해대는 딸년들을 향해
엄마의 모든 것, 생활력 하나만은
똑부러지게 가르치셨다.
-살아 있어야 연애도 하지
시집『엄마의 연애』(푸른사상,2014)중에서
연애 하지 않았으면 좋았었을 아빠 엄마들.
저의 큰 아이가 고등학교기숙사 생활하던시절에
그곳에서 가족상황 때문에 마음 상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면서 놀았다면서 저에게
몇몇 사례를 말했던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1. 무척이나 정이 많았던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무뚝뚝한
아빠와 외롭게 생활해왔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에 아빠가
새로운 애인을 사귀고 결혼까지 하셨다. 문제는 아빠의 새부인이
아이를 원하지 않음. 그리하여 아빠가 자기를 작은 아버지에게
입양시킴.
2. 어린시절에 부모의 이혼으로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성장함.
늘 외로움에 시달림. 기숙사에 들어와서도 주말이 되면
집에 가고 싶어해도, 원하는 만큼 갈 상황이 아님. 한 긴주말에
집에 못가고 마음이 적적하여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와서
같이 극장에 가자고 하셔서, 기븐이 업이 되었음. 다시 연락이
와서 급한 일이 생겨서 취소해야겠다고 하심. 울적해졌지만,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서 영화보려감. 바로 그 극장에 엄마가 애인과
나타남.
3. Birth Certificate 에 아빠의 성함이 "Unknown" 으로 쓰여져있다는 아이.
여섯 자식 다 키우시고 집까지 장만하신 어머니는 오래 사랑하시면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포스팅 즐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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