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판 전후 ‘극과 극’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위 사진 오른쪽)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7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논의하다 “이런 식이라면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7·30 재보궐선거 전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야당의 특별법안을 카카오톡으로 퍼뜨린 것을 문제삼았는데, 이 원내대표는 이에 발끈했다.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가 특별법 처리에 합의한 뒤 이 원내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박 원내대표를 안내하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아래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완구 새누리 원내대표, 의총 인준 두고 ‘두 얼굴’ 박영선 설득 땐 ‘의총 인준 필요하니 부담없이 합의하자’ 새정치 의총 인준 못 받자 ‘원내대표 협상이 중요하다’ 비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2일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요구하기로 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날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여야 간 협상이 타결된 지난 7일에는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해도 의총에서 인준 받지 못하면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설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내대표 간 합의보다 각 정당의 당론을 더 존중한다던 그의 태도가 합의 닷새 만에 뒤바뀐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나와 야당이 전날 의총에서 4시간의 마라톤 토론 끝에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결정한 것을 두고 “충격적이다. 보통 국회라는 것이 원내를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보통 협상을 하는데 그것을 의총에서 뒤집었다는 얘기는 민주주의를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는 대단히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상은) 원칙과 신뢰의 문제인데, 이 부분이 깨져버리니 박영선 대표도 저에게 할 말씀이 (참) 막막할 것이다”라며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넘어서지 못한 박 원내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뒤이어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원내대표는 “어제 새정치 의총에서 (합의내용이) 번복됐다. 그래서 대단히 당혹스럽다”며 새정치연합을 다시 한번 공격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여러차례 ‘충격’, ‘당혹’이라는 표현을 썼다. 야당의 재협상 요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선 절대 안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새정치연합의 의총에서 합의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가 이뤄진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는 비공개 협상에 앞서 언론에 45분간의 회동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우리 당 의총도 있고 다 의총이 있다”며 “이거 우리 둘이 합의해도 의총에서 ‘노’하면 뒤집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협상의 내용을 의총에서 (인준) 받아야 한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어차피 원내대표끼리 합의를 하더라도 의총에서 인준을 받지 못하면 합의 내용은 ‘무효’가 되고 다시 협상하면 되니, 큰 부담 없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해달라고 박 원내대표를 설득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막상 원내대표 합의안이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거부당하자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오전) 11시 최고위원회와 내일 (오전) 10시 의총을 소집해 의원들 고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이 주장하는대로 특별검사의 추천권을 야당이나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부여하는 방안 등에 대해선 여전히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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