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명인들을 위해 이 누리를 열었다. 그러나 실명인에 대고 싸 가 지 없이 구는 필명인들에게 고한다.

by 김원일 posted Sep 09, 2014 Likes 0 Replie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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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실명을 불문하고
누가 누구에게 하든
이곳에서 이해, 용납되는 반말
흔치 않지만 있다.

알려진 선후배 관계나 사제지간, 또는 친구 사이에
서로가 허용하는 반말이 그 한 예다.

그러나 필명 누리꾼이 실명 누리꾼에게
자신의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나는 너한테 반말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선포하고 말을 까는 짓거리는
그가 설령 상대를 가르친 스승이 아니라 스승 할애비였다 해도
상식 이하의 돼먹지 않은 행위이다.
(물론 그런 선포도 없이 반말 까는 사람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옆 동네로부터 나와서 이 누리를 연 첫 이유가
그곳에서 실명제를 선언했기 때문이라고 
바로 얼마 전에 길게 밝힌 바 있다.
밝혔다기보다는 그 사실을 상기시키는 말이었다고 해야 맞겠다.

그 누리에 있었을 때도
누가 어떤 필명 누리꾼에게 
신분과 정체를 밝히라는 식의 뉘앙스를 띄우며 비슷하게만 말해도
가면을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이 섞여 노는 무도회에 나온 누리꾼이 
절대로 그런 요구는 하면 안 된다며 울부짖다시피 했는데 
거의 악다구니 수준이었고,
그 문제에 대해 나만큼 악다구니 쓴 사람도 없었고
나보다 더 악다구니 쓴 사람은 더욱 없었다고 본다.

나는 줄곧 실명을 쓰면서도
필명 누리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누구 못지 않게 목소리 높였으며
결국 실명제로 바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누리를 나와 이 누리를 연 사람이다.

그런 내가 필명 누리꾼을 사시적으로 본다거나
실명 누리꾼은 한층 고상한 사람이라고 본다는 
가면극님의 저 어처구니 없는 말이
코미디도 상 코미디인 이유가 바로 그래서다.




그러나
필명 누리꾼도 맘 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이 누리를 열었다고 해서
필명 누리꾼이 필명 뒤에 숨어
자신의 익명성을 남용, 악용하며
신분과 정체를 밝히고 얘기하는 실명인을 abuse 하는 행위가
여기서 환영받거나 용납되는 건 아니다.

자신의 신분과 정체를 밝히지 않고도 말할 수 있도록 깔아놓은 돗자리에서
필명 누리꾼이 실명 누리꾼에게 abusive 하게 구는 행위는
실명인 끼리 그렇게 하는 것과는 종류가 다르다.

두 경우 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실명 누리꾼을 향한 필명 누리꾼의 그러한 행위는
필명을 허용하고 환영하는 이 누리이기에
훨씬 더 강하고 예민하게 다루어야 마땅하다는 논리인 것이다.

필명이 허용되는 누리에서는
실명 누리꾼이 가지지 못한 힘을 필명 누리꾼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함의적 힘의 불균형이 제도 속에서 허용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필명 누리꾼보다 실명 누리꾼이 오히려 보호 대상일 수 있다는 얘기다.
후자가 잠재적으로 훨씬 더 취약한 (vulnerable) 화자인 면도 있기 때문이다. 

필명을 허용하던 시절에도 옆 동네에서는 그래서
필명 누리꾼이 실명 누리꾼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실명제로 바뀌기 전까지 활약하시던 그 누리 관리자가 규칙으로 명시해놓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가면극님이 문제 삼은 아래 나의 글은 ("필명인이 실명인 김주영님에게...")
율법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의 자기 모순적인 언행에 대한 관찰이었다.

위에서 말한 이 누리의 역사나 필명 허용/환영이라는 전반적 맥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해도
그 글 자체 내의 짧은 맥락에서만 봐도
그 글은 실명을 선호하고 필명을 폄하하는 글로 오독돼야 할 난해한 글이 아니다.



내가 "법 하나 만들어 써먹어볼까, 우리?"라고 한 것 역시

법을 강조하면서도 기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저 필명 누리꾼들에게
공동체를 함께 영위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법"의 역할이 얼마나 제한된 것인지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정말 그런 법 하나 만들어 써먹겠다는 의지나 협박과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뜻임을 해독하지 못했다면

가면극님은 지금이라도 다시 읽고 제대로 이해하시기 바란다.

(이 글 제목 중 "싸 가 지 없다"는 표현은 가면극님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를.)



=========
아래에 올라온 가면극님의 댓글들이다.


  • 가면극 8 시간 전
    실명인과 필명인의 차이가 있는 줄 몰랐다!











    ...

    완전히 위선자로 보인다.

    오늘은...

    마음대로 써 먹어라!
    마음대로 써 먹을 대로 써먹어라!

    말리지 않는다!

    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곳 아닌가!
    진짜 님의 가면을 벗어라!

    실명쓰며,

    가면을 쓴자들아...
  • ?
    김원일 8 시간 전
    그대는
    필명 허용하는 누리가
    자신의 인격 더럽히며
    상대방에게는 마음대로 abusive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는가.

    이 누리를 비롯해
    필명 누리 그런 곳 많다.

    그래서,
    하나님의 "법"을 얘기하기 위해
    필명을 그렇게 이용하고 싶으시다?

    좋으실 대로.^^
  • ?
    가면극 8 시간 전

    필명/실명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법을 어겼으면 필명/실명 가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필명을 사시적인 눈으로 보지 말라는 말입니다.

    흑인을 사시적인 눈으로 보듯 말입니다.
    아주 거북합니다.

    필명쓰는 사람들을 무슨 죄지은 사람들 같이 취급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 ?
    김원일 8 시간 전
    가면극님,
    제 글 어디에
    필명인을 그렇게 보았다는 증거가 있는지 지적해보시죠.
  • ?
    가면극 8 시간 전
    필명인이 실명인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법"이 없어서인가.
    그런 "법" 하나 만들어서 오늘부터 써먹을까, 우리?

    ----------------------------------------------------

    왜 필명인이 실명인에게 라고 하십니까?
    그러면 실명인이 실명인에게 그러면 되는 것입니까?

    그냥 

    "상대방의 직업과 삶을 함부로 말하며
    자신의 몰인격 열심히 노출하는 저 모습을 보라."

    하면 됩니다.

    왜, <필명인들>을 싸잡아서 나뿐 놈들이라는 뉘앙스를 주느냐? 이 말입니다.
    동시에 실명인은 한층 고상한 사람들이다 이 말이죠? 아닙니까?

    거기다가 더해서
    "써 먹을까, 우리?"

    대단한 파워를 가졌습니다.
    마음대로 써 먹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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