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개회식 최악은 이영애가 아니라 일본의…‘충격’ [여기는 미추홀] 개념·감동·역사의식 어디로… 3無 개회식

by 3무 posted Sep 21, 2014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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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국 영화계의 두 거장 임권택, 장진 감독이 준비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에 대한 기대는 어느 대회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메시지는 모호했고, 전달 방식 또한 추상적이었다. 그 결과 아시안게임과 큰 상관이 없는 한류 스타들만 기억에 남았다는 비아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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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게임> 성화 점화하는 이영애와 꿈나무들
19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류스타 이영애가 스포츠 꿈나무들과 함께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45억 아시아인들에게 내세울 만큼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현재의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는 한류를 내세운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물론 스포츠와 아무 관련이 없는 ‘대장금’ 이영애를 성화의 최종 점화자로 선택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개회식 공연에서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던 건 모호한 역사 의식이었다. 근대 인천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경인선이 한국 최초의 철도임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 철로가 일제의 식민지 수탈을 위해 깔렸고, 철도 건설 또한 불평등한 외자유치 사업으로 이후 대한제국에 막대한 빚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공연에서 읽어낼 수 없었다.

물론 처음 형상화된 증기기관차와 변모한 고속철도의 진행방향이 정반대였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일제 수탈의 역사를 열심히 배웠던 한국 사람들도 그 의미를 읽어내기 어려운 공연이었다.

인천을 소개한 또 하나의 소재는 근대식 우체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정총국의 유일한 지국이 인천에 설치됐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우정총국과 인천지국은 일반인들의 편지를 전하는 기능보다는 수탈당한 대한제국의 상황을 본국에 전하는 외국 공사관들의 메신저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이 두 가지를 과연 자랑이라고 내세웠어야 했던 것일까.

무엇보다 1884년 11월 문을 열었던 우정총국은 그해 12월 김옥균 등 급진 개화파가 청나라에 의존하는 수구파를 몰아내려는 이른바 갑신정변을 시도한 무대로, 정변이 실패로 끝나면서 결국 20일 만에 문을 닫은 비극적 역사를 품고 있다. 

감동은 없었고, 개념도 없었다. 몰염치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개회식이었을까.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922500012&wlog_sub=svt_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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