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손자들 커 가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난다
저 녀석들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까?
교회에 가거나
명상-이건 대총회장이 하자 말라했다는데 이유는 모르겠다-의 시간이 되면
예수 그 이름 만으로도 나는 눈물이 난다
이번 안식일에 우리 교회 성만찬 예식한다는데
십자가로 가까이란 노래 부르면서 또 울겠지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했다
물론 외우거나 즉석으로 하지 않았을 거고 연설문 읽었다
그리고 세월호에 대한 모든 의문을 풀어 주겠다 청와대 와라 만나 주겠다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들어갔다
"해경을 해체하고"
난 이것 거짓인 줄 알았다
해체하면 어쩐다는 건데?
결국 다른 이름으로 새로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안행부를 축소하고"
막강한 권부로 만든 안행부를 축소한다고?
지나가던 개가 짓는다
"청와대 오라고"고
허허허
그래서 그 말 믿고 갔던 무리들 비오는 밤에 길거리에서 모포 한 장도 없이 잠을 잤다
죽은 아이들이 어떻게 대우해 달라한다
죽은 아이들의 가족들이 대학 특례입학해 달란다
벼라별 소리가 난무하더니 모두가 거짓이었다
이젠 눈물의 의미를 평가해보자
보통 울면 눈물을 닦는다
그런데 우리의 존경하는 대통령님은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가지고 엄숙하게 퇴장하셨다
그 눈물의 의미
사람들은 악어의 눈물이라 평가했다
나는 그런 쇼를 기획한 청와대 비서실의 의도를 안다
그런데 그 쇼의 빛이 며칠 갈 것이라고 그랬단 말인가?
그런 석두들을 데리고 있는 대통령이 오히려 불쌍하다
그들 시킨다고 따라하는 대통령이 안 됐다
그 어미를 보면 그 딸을 안다는데 이건 거짓말이다
육영수와 비교해 달라고?
완전 낙제다
손자들이 싸움을 하다가 큰 놈이 울었다
작은 놈이 하는 말
"남자는 우는 것 아니야 울면 안 돼"
대통령은 함부로 우는 것 아니야
울면 진정으로 울어야 해
울고 있는 대통령을 본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악어의 눈물이라고 평가하는 눈물은 눈물이 아니고
독을 품은 짠물을 뿐이야
오늘 아픈 가슴을 가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서 서정주님의 시 한편 드린다
귀촉도(歸蜀途)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銀河)ㅅ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