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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30 10:37

산은 왜 타느냐고?

조회 수 601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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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덕유산 삿갓재 직원이
맨 마지막에 도착한 나를 기다리다가
내 신상을 알고 물었다
그 나이에 산은 왜 그리도 많이 타십니까?

난 내 내이의 한계가 어딘지를 알고파서요
난 내가 지금 처한 여려문제를 풀기 위해서요
난 내가 어디쯤에서 죽으면 아무도 못 찾을 것인지를 보려고요
그보다도 살아가면서 내 철학적 사색을 좀 하려고요

사실 그렇다
걷고 또 걸으며
내게 주신 주님 은혜의 그 고장광을 알길이 없어
그걸 묵상하며 기도하며 찬미하며 걷는다
한 문제마다 결론이 나면 발걸음도 빨라지고
마음도 평안해진다

어제처럼 끝없이 안개가 연속하면
몸도 마음도 아프다
그 대신 다른 것 볼 사이도 없으니
찬미를 부른다
잔잔한 피아노 곡이 나를 예배의 현장으로 데려가기도하고
우렁찬 트럼펫이 어깨를 들썩이게도 한다

기도하고 찬미하고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오늘은 일찍 하산을 해야한다
산장에 햇반과 라면이 동이나서
다음 헬기가 공수하기 전에는 과자 뿐이란다
어잿밤에도 가져간 라면 반쪽과 옥수수 삶은 것
반쪽 먹었는데
산장지기가 그냥 하산하란다

다른 대피소는 8000원인데 여긴 11000원이다
그 대신 칸막이 되고 바닥에 전기 들어오고
호텔급(?)이다

밖에는 안개비가 내린다
2000원짜리 우비 하나 사서 입고 슬슬 하산해아겠다?
자연에 대한 순응
전투에 대한 의지력을 가지고
연륜에 맞게 살아갈 희망을 품고
다음의 목표에 도전하련다









  • ?
    2014.09.30 11:15

    앗!
    젊은 체력으로도 쉽지 않을 일을 그 연세에 .....
    김균님의 아름다운 도전과 해학, 철학적 사유에 존경과 부러움이 있습니다.

    자비의 주님.
    뭍 산을 오르내리는 당신의 아들 김균의 발길에 함께하소서!

  • ?
    산사람 2014.09.30 12:13
    산이 거기 있으니까 타는겁니다.
    조심 하세요
  • ?
    푸훗 2014.09.30 12:33
    요즘 한국 불륜의 최초발화지점이 등산및산악회다
    주말휴일 아웃도어 입고 쌍쌍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의 남,녀들이 평범치않아 보이며
    거수 절반은 이상한 사이더라고,
  • ?
    아침이슬 2014.09.30 13:22
    장로님, 저는 장로님께서
    일기도 안좋은데 등산을
    가신다고 읽고 걱정했습니다.
    산에서 어떻게 주무시나 했는데
    호텔급 대피소에서 지나신다니
    그나마 안심이 됩니다.
    장로님의 글을 오래 읽다보니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안전하게 등산 잘하시고
    내려오십시요.
  • ?
    당신최고야 2014.09.30 13:59
    너무 멋진 장로님 짱!!
  • ?
    김균 2014.09.30 20:43
    아이고
    다시 맘이 변해서
    무주 향적봉 찍고
    곤돌라타고 내려와
    무주버스터미널에서
    대전가는 티켓 사서 기다리고 앉아있습니다
    대전가면 또 진주가는 버스를 타야하고
    그리고 내 똥차가 서 있는 낚시점 앞애서
    집으로 갈 겁니다
    산보다 힘든게 오르기 전 하산 후
    집에 가는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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