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4일
아직 어려서
아이들이 어린시절에 미장원에 머리를 자르러 갔을때일이다. 그날도 바쁜 일정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그동안 손질하지 못한 머리를 위해 오랜만에 미장원에 들어섰다. 전에도 갔었기 때문에 미용사를 잘 알고 있었다, 몹시 상양했고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아줌마였다.
그날따라 미용사가 특별히 외모에 신경을 쓰고 단장하고 있었다. 머리,화장, 옷차림이 마치 어디 호화스러운 행사에 주요멤버로 참석할겄으로 보였다. 그분에게 보기좋다고 칭찬인사 하고 무슨 일이있냐고 물었다.
그당시에는 잘 이해가 안가는 대답을 해주었다. 나보고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잘이해가 안가겠지만, 자신의 나이쯔음 되면 이런 부모의 생각을 이해할것이라고 하였다. 내 머리를 손질해준후 곧바로 다운타운에서 아들과 점심약속이 되어있단다. 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또 아들이 잘 차려입은 엄마와 같이 식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뭐 그런말 이였다. 그분 말대로 아직 졸망졸망 어린아들을 가진 엄마로써 좀 의야스러웠었다.고치고 문법도 자세히 정검할수있는데, 생각을 많이 해서 20페이지 채우고 나면, 그나머지 마무리 하기가 버겹다.
요즈음 거의 마쳐가는 공부이긴 하지만, 학교에서 끝까지하는 요구사항은 잔인하다 라고 가끔 생각된다. 이번주말을 마감으로 20페이지 써내야 할 숙제가 있었다. 마음이 좀 느슨해져서 그런지, 20페이지나 쓸 아이디어를 정리하는데 고전하였었다. 미리 미리 써놓으면 다시 정검하면서.
특별히 글을 잘쓰는 딸이 있어서, 많이 도움을 받는다. 대학원 다니면서 그 딸이 나의 끝도 없이 써내야 하는 페이퍼을 읽어주었다. 그런데, 나이가 어려서 엄마의 심장은 강철인줄알고 비난을 많이 한다. 매번 정검하고 돌려줄때는 앞으로 주의해야할사항들을 10개 쯔음 같이 보낸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만, 그래도 그 딸에 손이 거친 숙제들을 제출하면, 늘 교수님들이 칭찬하시고 점수도 잘나온다. 이번에도 또 힘들게 글을 완성한다음에 그 딸에게 보낼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간을 좀 내어서 다시 읽고 문법도 자세히 살펴보고 … 그리고 딸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딸도 공부하기 고달플터인데, 이렇게 긴 재미없는 글을 수정하기 고역인줄 알지만.
어제저녁에 보냈는데, 벌써 오늘 아침에 열어보니 들어와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주의사항 대신, “굿 쟙!” 이란 반갑고 고마운 두단어가 있었다.
엄마가 뭐 대단한 존재인줄 알고 마냥 사랑과 관심받고 싶어하던 어린딸이였을때 그 미용사가 나에게 한말이 문득 떠 오른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의 마음 이해 못할거라는 그말. 이젠 그 미용사의 나이가 되었나보다. 딸의 칭찬이 이렇게 좋을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