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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7 12:26

얼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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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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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어린이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들이 하는 겁니까.”

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장에서 한때 핵심 ‘친박’(친 박근혜)이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작심하고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는 외교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유 의원이 ‘청와대 얼라’를 지목하고 나선 이유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방문 당시 발언자료에 있던 “일각에서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었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미 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라고 생각한다”는 표현 때문이었다. 청와대가 당시 박 대통령과 현지 주요 외교안보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사전배포한 발언자료에는 이 내용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일관된 국가안보전략이 없으니까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중국 경도’를 말하는 그런 자료가 나온 것”이라며 “미·중에 대한 우리의 위치는 넣었다 뺐다 장난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대통령 간담회 관련 자료를 누가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대미정책의 실무부서인) 외교부 북미1과, 2과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한다”며 “이거 누가 하는 거냐.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거냐”고 윤 장관을 강하게 몰아 세웠다. 그의 ‘청와대 얼라’ 발언은 현재 청와대 외교안보 비서진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유 의원은 윤 장관에게 “정권이 바뀌어도 통할 수 있는 외교안보분야 전략이 있냐”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윤 장관이 “발표는 하는데…”라고 얼버무리자, “경제분야에서는 정책을 바꾸려고 해도 시장의 영역이 있기 때문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시장의 영역이 없는 외교분야는 100% 정권에 의해 좌우된다”며 “최고 전문가가 아닌 양반들이 대선 캠프를 구성해서 뚝딱 만든 것이 국가전략이 되고, 이것이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5년 뒤에는 쓰레기통으로 간다.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이가 관료다”라며 “관료들이 5년마다 정권에 줄을 설 생각을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등 외교안보 관련한 4개 부처가 정권이 바뀌어도 통할 수 있는 외교안보분야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유 의원은 미국이 시도하고 있는 주한민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는 우리 예산으로 해야 한다”며 “중국이 뭐라고 하면 ‘알아서 하라’고 하는 배짱을 가져야지 언제까지 어정쩡하게 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누구를 지칭한 것이 아니다. 농담처럼 한 말이었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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