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와 대나무를 재료로 만든 화장지이다.
재림 기다리지 않는다고
옆 동네 시절에 이미 말했고
(여기서도 했는지는 모르겠다.
찾아보기 귀찮아 그냥 넘어간다.)
물론 그 이유도 밝혔다.
날짜 잡고 설레며 부르짖는 김운혁님이나
날짜만 안 잡을 뿐
같은 소리 하는 이 교단이나
도낑개낑이다.
그래서 관심 없다.
우리의 신학은
우리가 이미 의식, 무의식적으로 품고 사는 정치의식의 반영이고
우리의 정치의식은
우리가 이미 의식, 무의식적으로 품고 사는 신학의 반영이다.
서로 같은 곳간에서 먹이를 찾아
먹여주고 먹으며 살아가는
한 영혼의 두 갈래 쌍곡선이다.
관심 있는 건
이렇게 말하든 저렇게 말하든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사람, 공동체가
이 지구에서 삶을 공유하는 이웃들과
어떤 양식과 방법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은 망하게 돼 있고
그래서 이 세상은,
말하자면 이 집은
곧 불타 없어질 집이니
수리하고 고치고 할 것 없이
그냥 살다가
천만 천사 찬미하며 왕림할 신을 맞으면 된다고 믿고
그렇게 사는 사람,
즉, 재림교인 대부분과
이 세상을
우리가 정신 바짝 차리고 지키지 않으면
우리 후손은 살 곳이 없어진다고 왁왁거리며 발버둥 치는 무리,
그 사이에서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재림을 기다리지 않는 나의 신학, 정치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사탕수수와 대나무로 만든 화장지가
정말 환경 보호에 일조하는지 잘 모른다.
알아보려는 중이다.
어쨌든 나는 요즘
똥 누고 나서
사탕수수와 대나무를 재료로 만든 화장지로 밑 닦는다.
좀 덜 부드럽고
좀 더 비싸지만
그 화장지를 쓴다.
재림을 기다리지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