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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경조회 수:15

막내만 데리고 행방불명이 된 어머니의 소식은 형의 죽음이 사년이 흐른 다음

어떤 경로로 듣게 된다.

남해 창선 지족이라는 작은 섬의 한 중고등학교의 음악선생으로 근무한다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던

날의 들떠있던 그날의 내마음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창신호를 타고 아버지와 나는 뱃머리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말이 없이 몇시간이고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엇던 모습 그리고 끝내 그 바람에 아버지의

중산모가 바다로 날라가서 파도타기를 하며 서서히 석양에 한 점으로 사라지던 그 광경을.


그리해서 다시 올아온 어머니를 맞으며

새로운 시작을 했지만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미쳐 중학교에 입학을 신청하지 못한 나는

차선책으로 광도면 죽림리에 자리한 한 고등공민학교 (문교부의 허가가 없는)로 며칠늦은

입학을 서두른다. 신문사의 기자로 근무하시던 장이라는 분과 허라는 부인이 교장과 교감으로

운영하는 학교엿고 두분이 우리 교인이어서 마치 우리교회의 소속처럼 말들하지만 사실은

순전히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일 뿐이지만 교회학교로서의 온갖 예배기능을 실천하는 곳이엇다.


주로 시골 학생들이 도시로 통학을 하는것이 통례인데 나는 오히려 도시에서 시골로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이었다. 그 통학로에 펼쳐지는 아름답고 따뜻했던 자연의 매력과 포근함은 오십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내 추억의 주름속에서 빳빳하게 살아있는 특별한 부분들이다.


아침 일찌기 동호동 어디에서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그 남쪽 바다를 바라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에 몸을 실으면  버스는 토성고개를 힘들게 넘어서 내리막길로 공설 운동장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고

다시 평평하고 낮은 지대에서 좌회전을 급속하게 서두르며 북쪽 어디에선가 발가락을 내민듯한

바다의 한자락을 안고 돌아나서 또 고개를 서서히 오르게 된다. 그리해서 그 바다를 왼쪽으로 바라보던 버스가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동네 애조원이라는 고개를 완만하게 넘어서면 살짝 오른쪽으로 동쪽에서 뻗어온

순전히 다른 바다의 줄기가 파아랗게 펼쳐지는데 그때부터 버스는 급한 경사로 미끌어지며 마치 그 바닷속으로

빠져들어 가려고 하는 양 가파르게 내려가게 되고 그 왼쪽에 보이는 낮은 산 기슭에 닭장처럼 벽돌로 세운 학교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간단하게 얘기 하자면

버스는 세개의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하게 뱀처럼 돌아가면서 오르락 내리락을

서너번 하게 된다.

 

입학 하지마자 "밀리면 죽는다"의 이 소년은

평균 이삼년씩 늦게 입학한 시골 아이들이 농사와 각종 육체적인 일로

불어난 근육들로 다듬어진 몸매와 큰 키를 가지고 있음을 바라보면서  당장에 눈을 어지럽히는

그 난감함 속에서도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한편으론 매일 세번이나 푸른 바다를 비껴 지나면서 코끝으로 들어오는 특별한 유혹인 갯벌냄새에  

서서히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시골 아이들은 그 큰 키와 근육을 가지고도 의외로 순진하고 겁이 많다는 점을 나는 금방 알아내었고

그때부터 니가 죽든지 내가 죽든지의 막다른 기별 하나만 전달하는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더러 통하지 않는 경우엔 타협이나 극단의 조처를 발빠르게 강화하면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그러나 학교라는것 또는 공부하는 일이  지겨워질때는

버스에서 내려서 곧장 북쪽에서 뻗어나온 두번째의 바다로 가서 낚시를 하거나

쏙 (바닷가재)을 잡는일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일년의 삼분의 이쯤은 학교에서 싸움을 하거나 짤짤이 (놀음같은 놀이)를 하며

보내고 

나머지 삼분의 일은 바닷가에서 낚시와 쏙을 잡는일로 한해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일년내내 공부라고는 하는일이 없어서 성적이 낙제 수준이고

날이면 날마다 벌이지는 싸움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는 선생들의 보고와

안식일 까지도 교회출석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보고서를 토대로

성깔하나 대단히 있어보이던 그 교장서생님에게 마침내 불려가서 오른쪽 왼쪽

왕복으로 다녀가는 번개같이 빠르고 천둥같이 무거운 뺨대기를 맞은 후에

퇴학이라는 선언을 듣게 된다.


그러나 학교를 가지 못하는것이 두려운것이 아니라

등교를 핑계로 드나들던 그 바닷가의 손짓을 찾아가지 못한다는

염려가 더 컷다는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썰물에 시작했던 쏙잡이에 온 정신을 팔다가 밀물이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책가방이 그 밀물에 둥둥 떠 다니는 일도 여러번.


"도오겨엉아!" 


성량이 찌렁찌렁하던 메조 쏘프라노의 울 어머니

들판을 가로질러 바닷가로 그 소리가 가까워지면 어쩌다 재수없는

감생이 (감성 돔) 한마리 실에 끼워서 산쪽으로 달아나던 

추억들.


딱 첫장만 기억하는 그 밀물에 둥둥 떠다니던 영어 책에는 아래의

기억만 남아있다.


I am a boy.

You are a girl.


영어를 가르치던 그 처녀 여선생님의 이쁜 미소와 

투피스 아래로 흘러내린 그 가지런하고 곧았던 종다리와 함께


날마다 그 바다를 안고 돌아가며 감기던 아름다운 풍경들의 추억

그리고 그 바다속에서 나를 기다리던 쏙과 감생이들의 이야기는

오십년이 지난 오늘도 송곳처럼 생생한 기억으로 나를 찔러서 아프게한다.



그때의 내 나이쯤 되는 내 아들들을 데불고 나가서 그 바닷가에서

"이곳이 네 아비가 놀았던 고향의놀이터" 라고 일러 줄었어도 풀리지 않던

한들을 오늘 이곳에 뱉아내면서 

나는 늘 승승장구하던 그 이집트의 역사가 아닌

언제나 방황하고 패역하던 이스라엘의 온갖 패역의 역사같은 내 어린시절의

아픈 상채기 그러나 지금은 아프지 않는 추억을 마음으로 노래하는 것이다.


퇴학!

이제는 어떻게 할것인가가 질문이 아니다.

결코 아니다.


아 누리에 누가 있어서 나처럼 이 노래를 흑인영가 못지않게

영혼으로 부를 수 있겠는가?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무울 눈에 보이네"


어느분

날 위해 이 노래 동영상으로 올려주시고

제발 민초엔 좋으나 재림마을에는 퍼가지 말아주시오.



  • ?
    김균 2014.11.28 19:21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입니다
    내가 님의 모친인 김선생님을 거기서 만난 기억이 있어요
    지금 그 학교는 이름도 바뀌고 내용(수산계가 아님)도 바뀌고
    시골학교로서 굿굿하게 있어요

    난 요즘 낚시갈 적마다 그 앞을 지나가는데요
    옛생각이 종종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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