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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6 19:41

거리의 아이

조회 수 494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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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의 아이

시장 백반 한 그릇에 삼천 원, 그 밥 한 그릇 먹으려면 구두 세 켤레를 닦아야 한다. 추운 날씨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구두를 닦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니다. 그 보다 더 힘든 것은 구두를 닦으라고 발을 내밀어 줄 손님을 잡는 일이다. 하루 종일 구두 세 켤레 닦기도 수월한 일은 아니다. 세수도 변변히 하지 못한 얼굴에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까칠한 피부에 머리카락은 땟국물에 절어 영락없이 상거지 꼴이니 누가 구두를 닦아달라고 할 사람이 있겠는가! 아이는 그렇게 구두통을 짊어지고 거리를 배회하다 하루해가 저물면 가냘픈 몸을 뉘일 처소를 찾아 기웃거린다.

너무 배가 고프면 또래 아이들과 함께 상점털이에 나선다. 상점 앞에 진열해 놓은 물건들을 납작 엎드려 접근해서 가만히 빼내오는 것인데 운이 좋은 날은 정종 댓병 한 개라도 취하여 포장마차에 팔아넘기면 그날은 고픈 배를 채울 수가 있었다. 그것도 양심에 찔...려 감히 어쩌지 못할 때가 많지만 고픈 배를 채울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아이들은 수차례 경험을 하였기에 별로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잘 해치우곤 했다. 그러나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그리 쉽사리 해치우지 못했고 그런 일을 경험한 날은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아서 괜스레 하늘을 쳐다보기가 민망했다.

운이 좋은 날에는 아침부터 손님들이 많아 여러 켤레의 구두를 닦을 수 있었고 그런 날에는 그런대로 고픈 배를 채울 수가 있어 좋았다. 그러나 그런 날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대부분의 날들에는 허기를 채우기가 힘겨웠다. 그런 날에는 피를 팔아야 했다. 그것도 운이 좋아 혈액병원에서 피를 구할 때라야 가능했다. 한번 채혈에 팔천 원, 그렇게 피를 뽑고 팔천 원이 손에 들어오는 날은 가슴 시리게 피를 뽑았다는 괴리감보다도 손에 쥔 돈으로 허기를 채우고 잠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취해 잠시라도 괴로움을 다 잊을 수가 있었다.

어떤 아이는 하루에도 몇 차례 피를 뽑았다. 그렇게 자주 피를 뽑다 보니 그 아이는 얼굴의 혈색도 희멀끔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그 아이는 쪼로록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맨날 피를 뽑느라 쪼로록거리는 아이는 그것에 대해 별반 마음에 부담도 없는 듯 했다. 이런 아이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었다. 부모와 형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아득히 먼 남의 일이었고 오로지 그날의 삶을 어떻게 연명할 것인가를 걱정할 뿐이었다.

모두들 넉넉하게 사는 형편도 아닌 터라 이런 거리의 구두닦이 아이들의 배고픔쯤이야 눈에 들어올 턱이 없다. 이런 아이들이 도둑질을 배우고 거리의 부랑배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일이 없이 사는 거리의 아이들에게 가정의 안락한 삶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이었다.

아이는 눈발이 심하게 날리는 그날 구두 한 켤레도 닦지 못했다. 백반 한 그릇은커녕 13원 하는 칼국수 한 그릇도 못 먹었다. 추운 날에 들어가 몸을 누일 잠자리도 없다. 그날은 낮에 장사하고 비워놓은 포장마차에 기어들어가 겨우 눈발을 피하며 위아래 이빨이 마주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와서 감기는 눈을 너무 추워 다 감지도 못하고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다 밤을 지새웠다. 꽁꽁 언 몸으로 역전 도깨비 시장의 상인들이 피운 새벽장터의 모닥불 곁으로 기어들었다. 밤새 얼었던 터라 모닥불 곁에 앉으니 금새 따뜻해지는 기운에 눈이 사르르 감긴다.

감긴 눈에 하늘의 별도 들어오고 떠나왔던 엄마 품도 들어오고 형제들의 손도 만져진다. 그렇게 아득히 멀어졌던 것들이 손에 만져질 즈음 쿵쾅거리는 새벽장터의 소음들이 아이를 또다시 추운 거리로 내몰아간다. 내일이 없는 아이의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저물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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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슬 2015.01.07 13:10

    오래전에 라디오에 들은 이야기. 멕스코의 한지역에서 운전도중,
    그녀는 갑자기 초코렛이 먹고싶어졌다. 얼마나 먹고 싶은지 금방 안먹으면
    뭐가 어떻게될것 같았다. 그런데, 마치 그때 그의 눈안에 거리를 헤메는 어린이
    거지들이 들어왔다. 그 아이들의 배고품이 그녀에 뻐속깊히 스며들었고, 그 경험이
    그의 생애를 street ministry 에 헌신하게 한 동기였었다고.

    오늘 날씨가 살점을 도려내듯 몹시 추웠었다. 꼭 도서관에 가서 할일이 있어서
    추움을 무릅쓰고 갔었다. 날씨가 춥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빨리 날씨가
    따스한 곳으로 이사하여야겠다고 중얼거리면서.....차속도 도서관도 따스한데
    장간 걷는 동안 춥다고. 위에 어린이들의 아픔들이 저의 뼈속을 파들어갑니다.
    장간 춥다고 불평한  저가 한심스럽습니다.street ministry 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인지 진지하게 기도해야겠습니다. 너무나불쌍하고 가엽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일할수 있으면 너무나 행복할것 같습니다. 주님, 저아이들 다 어떻게 해야합니까?
    제가 할일이 무엇입니까? 저에게 확실하게 알려만 주시면,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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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원 2015.01.08 20:33
    불우한 아이들을 볼보는일은 이미 주님께서 원하시는일 입니다.
    먼저 지역 봉사단체에 문의해 보시고 참여 하셔서
    Know How를 쌓으시며 현황도 파악 하시면서
    다음단계를 추진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홈레스분들 서비스센터에서 2년간 자원봉사 했습니다.
    도움에 손길이 필요한데가 너무 많습니다

    먼저 앞으로 나아 가세요
    도우시는 손길이 뒤따름을 아실것 입니다.
  • ?
    아침이슬 2015.01.09 12:26

    늘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우선 우리 아이들 부터 제대로 키우고 생각하겠다고,
    우선 하던 공부 다 마친 다음에 고려하겠다고....
    이렇게 미루다가 오늘까지 되었네요.

    그러지 않아도 같이 공부하던 한 학생이 우리 살고 있는 카운티에
    abused Asian women (domestic violence victim) 을 돕는 ministry 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왔습니다.
    그들중 한국여성도 많다고 합니다.

    불우한 어린이에 대해 퍽 젊어서 부터 관심이 있어서, 두명 쯔음 입양하기를
    원했었는데, 우리 아이들 키우는 일만 해도 너무 바빠서 다 크고 나면 할려고
    늘 마음속에 원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장성하고 나니 더이상
    어린이들은 키울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생각에는, 우리 아이들 한창 키울때 같이
    입양했어야 했습니다. 에너지도 한때 뿐이니까요.

    "불우한 아이들을 볼보는일은 이미 주님께서 원하시는일 입니다." 말씀이 저의 마음을
    이끄십니다. 주님의 속삭임, 그분의 속마음을 명백히 의식하게 됩니다. I will take an initiative
    this year! 저에게 주신 조언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미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반드시
    가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안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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