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도 절반은 고문행위가 몇몇 상황에서는 도덕적으로 정당성을 내포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출처:timeanddate)
미국 남부 복음주의 계열의 기독교인 10명 중 6명은 ‘고문행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가 안보상의 중대한 작전을 치르거나 테러분자 색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심리적, 신체적 고문이 도덕적으로 정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USA 투데이가 18일 보도했다.
기독교인 절반 이상, 고문에 긍정적 답변 밝혀
미국 애틀란타 소재의 머서 대학이 지난 목요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고문행위는 때때로 필요하다며 정당성을 부여했다.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반면 38%는 어떤 일이 있든 고문행위는 반인권적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테러리스트들을 엄중히 대처한다고 해도 고문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키는 행위인 동시에 미국을 후진국이라는 인상을 자칫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고문행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 기독교인들 대다수는 소위‘황금률’에 상황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나타나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던져주었다.
‘당신이 만약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군인들이 고문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미국 정부가 반국가주의자들에게 고문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면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가’하는 질문에는 고문에 반대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기획한 로버트 존스 대중종교조사연구소장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대체로 상황에 따라 고문과 같은 극단적 심문 방식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존스 소장은 이어 “인식을 다르게 하거나 변화되는 이유는 아마도 나한테 직접적으로 아니면 우리의 친구들이 직접적으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성경에 나오는 황금률을 여기에 적용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에 이와 비슷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48%가 고문행위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한 바 있다. 10% 가까이 수치가 오른 것에는 비단 성경에 입각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과 더불어 국가 안보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생각하고 있다는 해석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조사에 응답한 44%가 고문을 바라보는 입장에 자신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 다른 것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오직 성경 구절에 입각해서 삶을 살아가고 사물을 바라본다고 답한 이는 고작 28%였다.
머서 대학의 데이비드 거쉬 교수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미 대선 후보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정치종교적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거쉬 교수는 “고문행위에 이구동성으로 반대를 하는 바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은 기독교인의 관점이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매 순간마다 상황을 적절히 인식하면서 이를 기독교인과 공유하면 나름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