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유재춘
장로님
1999년 어느 날
서울 어느 골목에서 처음 만난 후
우리는 의기투합한 친구마냥 지금까지 잘 아는 친구
오래된 친구처럼 같이 지냈습니다.
내가 이 교단에서 평생을 보낸 후 느낀 감정 첫째가
교회로 인한
교단으로 인한
희한한 교리 나부랭이로 인한
그 피해자를 우리가 어떻게 대할까 하는 것이 첫째가는 의무처럼 다가왔습니다
교회는 교회다워야 하고
교회는 교인이 우선이어야 하고
교회로 인한 인생 종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교회가 그런 것을 치유해 줘야 한다는 게 내 지론입니다
요즘 딸집에 있으니 컴을 켜기도 싫고
그저 스마트폰으로 구경만 하고 지났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문제로 시끌벅적(?)한 것이구나 생각만 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더군요
나도 며칠 도지는 병을 잡느라고 추스르고 살았습니다
sns의 전문총잡이들 5형제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지요
그래서 욕 잘하는 내가 더 욕을 잘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좋게 시작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욕으로 변해서
5:1의 총잡이가 혈투를 벌렸습니다
남는 것 있냐구요?
아뇨 쓸쓸한 광야에 내팽개쳐진 기분 그것뿐입니다
그러는 도중에 혹시라도 님의 글이 보일까 했는데
도저히 못 참아서 내가 불러내야겠습니다
응답하라 유재춘
난 다음카페의 돌아온 장고입니다
장고가 왔으니 나하고 한판 뜨자입니다
속에서 우러나오는 분노는 거룩한 것이라고 했던가요
그 분노를 삭이려고 몸부림치는 님의 마음을 누가 모릅니까?
부모로부터 물러 받은 유산이라고 하기에도 벅찬 이 교단의 모양새에서
허무로 변한 자신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국의 외로움 속에서 가난한 흑인교회를 위해서 봉사하는 그 마음을
하늘이 몰라준다면 그건 하늘이 아니라 지옥입니다
교회에서 변호사 장로와 몇 마디 나눈 대화인데
다음 주에 변호사 비용청구서 보낸다는 나라에서
가난한 교회 나와 뜻도 맞지 않는 흑인들에게 봉사하는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옛날 의기투합하던 그 시절을 기억합시다
인생사 멀지도 않고 가까이서 종칠 준비합니다
종치기 전에 여운이 가시기 전에 얼굴 한 번 봅시다
장로님은 이 교단 누구든지, 어디에 대고 총질할 자격있습니다
그건 지리산 칠선계곡이 말해 주고 있습니다
파르티잔이 말한다고요? 아니요 역사는 알고 있습니다
사과할 분들 모두 사과하세요
담담하게 사과하세요
평생 울분을 풀어도 시간 모자라는 이 교단의 고통을 안고 사는데
누가 또 총질을 해요?
건방지게 스레 말입니다
응답하라 유재춘
삼포 영감님 소총에서 날아온 그 총알이 내 마음에도 구멍하나 뜷는구나
행님아 응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