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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4 19:29

고요함은 더 무섭다

조회 수 867 추천 수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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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은 더 무섭다

 

새벽 닭 울 때

베드로가 그랬다

그 고요함을 깨뜨리는 닭울음소리가

그를 무섭게 했다

 

몇 십 년을 듣던 그 닭 울음이

그리도 괴로울 줄 몰랐을 거다

이 놈 저 놈 돌아가면서 떠들 적에

그 떠듦이 주는 장돌뱅이 기질을 미워했었다

그러나 정작 모두 떠난 텅 빈 정거장에서

나 홀로 남았다는 고통은 무서움 자체였다

 

소리를 질러도 응답이 없는 산속에서

나 혼자 남았다는 고독을 경험한 후

사람은 결코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나는 알았다

겁 없이 살던 세상이 나를 원망할 때

나는 그 원망의 가운데서 신음하고 있었다

사냥꾼의 총알 설맞은 맷돼지처럼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산속에서의 으르렁거림은

내 고독의 산물이었다

 

그렇다 고독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던 키엘케고르가 아니라도

고독은 앓는 만큼 성숙하지도 않고

더 깊은 병 속으로 들어간다.

 

옛날 사업을 망해 죽음만 생각하고 살 때가 있었다

혹시 차비라도 도와 달랄까봐 사람들은 나를 피하고 있었다

나는 울리지도 않는 전화기를 혹시 하며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아마 저 친구 죽었다는 부고조차도 거절할 자유까지도 가지고 있었는지

아무도 연락 한 장 주는 이 없었다

그 당시 느꼈던 고독 고통을 나는 안다

그래서 더욱 악착같이 살았다

그러면서 미워하는 것도 배웠고

사랑이 뭔지도 알았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뭔지를 배웠다

그래서 중국에서 탈북자들과 그 고통의 시간을 즐겁게 보낸 것 같다

 

고요함이 주는 평안함보다

고요함이 주는 고통을 나는 먼저 배웠다

그래서 그 고요함의 양극에서 서서

나는 나를 발견한다

예수?

그것 믿어서 뭐할 건데?

그리 믿어서 뭐할 건데?

천국?

그런 이들의 천국은 없다

나는 먼 미래를 바라보면서 살아간다

그 미래 끝에 뭐가 있는지 가 본 사람도 없고 다녀온 사람도 없다만

난 그 끝에 있는 고독의 결정체가 뭔지를 가르쳐 줄 것을 믿는다

재림이야기라고?

아니다 그런 소리 할 만큼 나는 여유롭지도 않고

그런 소리에 귀기우릴 마음조차 없다

 

인생은 쓰레기다

귀한 이름이라고 남겨봤자 사람들은 난도질 할 건데

사돈의 팔촌까지 들먹이면서 아는 척 할 건데

나를 불태우는 것 이외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고요함보다 엉성함을

엉성함보다 거들먹거림을

거들먹거림보다 무서운 고요함을 멀리하고 싶다

 

쓰레기를 사랑하신 그분은

내 인생의 조각퍼즐을 문자화하실 것을 믿는다

너 같은 자를 구원하는데 다른 이들 간섭하지 말라 하실 것 같다

아직도 상거는 멀다

그러나 도구화된 신앙은 싫다

 

겟세마네에서

마음보다 더딘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이 늦어져서 고민했던 일

다 털어버리고

피곤과 유월절 잔치에 거하게 마신 포도주에도 취해서 자고 있을 때

먼발치서 혼자 기도하던 모습을 떠올린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기가 찼을까?

얼마나 자존심 상했을까?

나를 잡을 자가 왔다 가자 할 때쯤 일어난 베드로

가막힌 현장에서 칼을 뺀 거다

나처럼 칼을 뺀 거다

그런 베드로도 사랑하신 주

난 그가 그립다

혼자서 외로울 때 그리웠던 그 주가

다시금 그립다

고요함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그게 바로 절망이기 때문이다

  • ?
    fallbaram 2015.01.04 21:29

    그러나 도구화된 신앙은 싫다
    나도 싫어

    세번씩이나 사랑하는 이의 면전에서
    주저앉았던 자아

    철저히 버려지고
    또 버릴 수 밖에 없던 자아를
    끌어안고 밤새껏 마지막 그물질을
    하던 그에게
    닥아와 이제는 당신의 자아를
    심어주시던
    포기하지 않으시는 그 사랑에 메달려
    새로 태어나던 그 사람을 닮은
    삼포 영감님의 간증시가
    새벽 세시에 제 기침소리에 놀라 깨어난
    나를 울립니다.

    마귀는 당신이 뱉아내는
    소음들을 기억하고 말하려 하지만
    사랑하는 이는 당신이 쏟아내는
    도구화되지 않은 기도의 신음소리를
    들으실 것입니다



    혼자서 외로울 때 그리웠던 그 주가
    다시금 그립다

    나도 그립소 그 주님이

  • ?
    글쓴이 2015.01.04 23:48
    원글보다 댓글이 더 좋네
    기가 차게 말일세

    세월 흘렀어요
    구부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더 그게 안 된다 이 말임다
    예수 믿으면 믿을 수록 더 구부려야 한다는데 말임다
  • ?
    임용 2015.01.05 14:36
    장로님의 글을 읽고 한참을 멍청하게 있있습니다.
    도구화된 신앙 싫은데 정말 싫는데......
    아직도 그 틀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닭이 울어야 정신이 번쩍 들런지
    존경하는 장로님 부디 새해에도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살롬
  • ?
    김균 2015.01.05 22:36
    이노무 닭이
    새벽마다 울어째끼니
    선잠을 깹니다

    오늘 하루는
    또 뭘하고 시간을 보내나?
    늙으니 그것도 걱정입니다

    신앙은 완성하는 게 아니고
    깨닫는 거라 봅니다
  • ?
    야생화 2015.01.05 21:14
    모두
    고독한
    광야로 갑시다
    바람 부는 벌판에서도
    홀로 흔들리며
    꿋꿋하게 잘도 버티고 서 있는
    갈대를 바라보면서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것만 같아서..
  • ?
    김균 2015.01.06 01:11
    이육사를 생각나게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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