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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스 “미국, 70년간 한국보다 일본 선호”
등록 :2015-05-12 20:08 

커밍스 교수 전자메일 인터뷰
“미, 침략자 일본에 관대한 처분
1940년대 말·1965년에 이슈 숨겨져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 성사 압력”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미국의 대표적인 동북아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72) 시카고대 교수(역사학)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동북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국·중국의 주장에 별로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외교안보 사안과 관련해 한국보다 일본을 우선시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판하는 세계 역사학자들의 공개서한에 서명한 커밍스 교수는 11일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서명 참가 이유와 한-일 과거사 갈등에서 미국의 역할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역사학자들이 아베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아베 정부가 태평양 전쟁에서 저지른 일본의 범죄와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또 일본의 정직한 역사학자들과 기자들이 우익 세력에 의해 위협받고 공격받는 것을 우려해 성명을 발표했다.”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아베 총리에게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미국이 아베 총리의 과거사 덮기에 일조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베 총리가 전쟁범죄를 덮는 것을 미국이 돕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 전에 미국이 과거사 문제를 제기하지 말도록 요청했을 것이다. 좀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1945년 이후 일본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안보 공약은 일본이 독자적인 방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군의 지원에 힘입어 아무도 일본을 공격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들은 무책임한 언동을 하고 있다.”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미국은 중재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데,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한-일 과거사 갈등에 관한 미국의 책임은 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침략자로서 독일처럼 분단됐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이 분단됐고, 일본은 매우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 1947년 초에 미국은 일본이 산업국가로 복귀해 미국의 동맹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태평양전쟁에 기여하고 수십만명의 강제징용된 한국인들을 고용했던 일본 재벌그룹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같은 A급 전범들을 석방시키거나 면죄부를 줬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일본을 전쟁범죄의 책임에서 자유롭게 해줬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도 미국의 엄청난 압력으로 성사된 것이다. 많은 논쟁적인 역사 이슈들이 1940년대 말과 1965년에 숨겨졌는데, 이는 미국이 한-일 두 나라가 좋은 관계를 맺기를 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70년간 미국은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역사적 주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국은 일본과 과거사 갈등을 빚는 와중에 미국으로부터는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을 압박받고 있다.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에서 보듯이 미-중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한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끌려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지금은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긴장 탓에 상황이 더 나빠졌다. 미국은 이 분쟁에서 일본을 방어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는 한국을 매우 위험하고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미국은 항상 한국보다 일본을 선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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