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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jpg






이철희 "노무현, 보수의 정체성 일깨운 사람"
[이철희의 이쑤시개] "새정치, 친노-비노 갈등은 보혁 대결"
이명선 기자2015.06.02 09:38:22

'친노'에 다시 불이 붙었다. '패권주의'까지 합쳐져 마른 갈대밭을 삽시간에 태울 기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이를 의식해 "이제부터 계파(친노 패권주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길 전 대표는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친노'는 어떤 의미고, '친노 패권주의'는 또 무엇을 말하는 걸까. 지난달 29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이에 대해 얘기했다.(☞바로 듣기 : 이철희의 이쑤시개)  


'친노', 그리고 '친노 패권주의'


누군가에게는 있고, 누군가에게는 없는 '친노'.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어원(語原)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조중동이 노무현 정부의 핵심 인사를 비판하며, '친 노무현계(친노)'라고 뭉뚱그려 부른 것이 시작이다. 이에 '친노'라는 수식에는 '정치적으로 무능한 좌파 또는 민주화 세력(386)'이라는 인식이 깔렸다. 

<이쑤시개> 진행자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까웠던 사람을 전제로 (새정치연합에) '친노' 아닌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몇몇 인물이 아닌 노무현의 정치 철학을 계승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친노'를 정리했다.  

<이쑤시개> 고정 패널인 김윤철 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는 범야권이냐, 제3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친노'가 새정치연합 내에 하나의 세력으로 존재한다며 "민주화 이후 온전히 국민의 힘으로 만든 대통령인 '노무현'은 프레임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새정치연합에 상도동계(YS)-동교동계(DJ)처럼 '노무현계'는 존재할 수 있지만, 보수언론이 '무능하다'며 덧씌운 '친노'는 실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은 새정치연합이 '친노'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친노'는 계파를 나타내는 문제(골칫거리)가 아니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라는 것.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노무현'을 중심으로 뭉치고, 그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세력이 있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보수 세력이 '친노'를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민주화 386세대가 5.16세대 이후 가장 큰 정치 세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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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2.8 전당대회 다음 날 "문재인 대표의 당선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 패배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친노 세력'도 2년 만에 다시 야당의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한편, '친노 패권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12년 총·대선을 치르면서다. 한명숙 대표가 주도한 4.11 총선, 친노계 이해찬 의원과 호남계 박지원 의원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가진 6.9 전당대회, 18대 대선 전후로 드러난 소수의 폐쇄적 의견 구조 등. 2013년 문희상 비대위를 거쳐 당대표가 7번 교체되는 동안 '친노 패권주의'는 잠잠했다. 하지만, 문재인 체제 출범과 동시에 '친노 패권주의'는 새정치연합의 구악(舊惡)으로 재점화됐다. 


이철희 소장은 "많은 부분에서 무책임하게 '패권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문재인-박지원이 격돌한 2.8 전당대회 경선 룰 변경은 패권주의라고 말했다. 반면, 4.29 재보선 공천은 패권주의라고 비난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새정치연합 내 친노-비노 간 갈등은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한 계파 싸움"이라며 "기득권 세력과 신진 세력 간 다툼, 즉 보혁(보수·혁신) 대결"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노무현' 물어뜯기에는 이유가 있다?

이철희 
: 보수 세력은 DJ에게 원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1971년 대선 부정선거, △ 1973년 현해탄 수장 실패, △ 김영삼 정부가 초래한 IMF 경제위기 이양 등.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 외에는 보수와 각을 세우는 정치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노무현'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는 것일까. 변호사 노무현은 13대 총선을 앞둔 1988년 YS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4대 총선에서 낙선한 그는 1997년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서 출마, 보수 텃밭인 영남 블록을 깼다. 보수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마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왜 엄한 행동을 하지?'

더 예민하게는, '노무현'은 보수의 정체성을 자각시킨 사람이다. 노무현 정부 내내 보수 스스로 '우린 진짜 보수구나.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를 자각하게 한 장본인이 노무현 대통령이다. 

김윤철 정부나 정책 운영에 있어서 전투적이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과 계속 각을 세웠다. 2006년 8.15경축사에서 '북한 용서' '전시작전권 환수' 등을 얘기하며, 진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수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 


이철희 : 당시 민주노동당이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는 사이비 진보'라고 비판했지만, '노무현' 스스로 상당한 진보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종훈 : 보수 입장에서는 노무현 정권을 통해 유입된 젊은 세대(민주화 386세대)에 대한 위기감도 있었다. '이러다 우리의 미래가 없어지는 것 아니야?'라는…. 


김윤철 : 보수 정치인들의 좌절감이 굉장히 컸을 것이다. '노무현'은 또 기존에 있던 대통령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깬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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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월 '손문상의 그림세상' 중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 ⓒ프레시안


이철희 
: 이렇게만 봐도 '노무현'은 보수가 싫어할 스펙을 다 가졌다. 보수가 '노무현'을 유독 싫어하는 것은 보수도 밑천이 없다 보니까 사람(세력)을 끊임없이 비판하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는 것이다. '반(反) 노무현 마케팅'은 보수의 '매직 핸드(magic hand)'인 셈이다. 하지만 '매직 핸드'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하려면, 야권이 빨리 재편되어야 한다. 친노-비노 구도가 아니라, 다른 구도로 바꿔야 한다. 


김윤철 : '나 친노다. 그런데 친노가 뭔지 알아?'라며, 오히려 당당하게 노무현의 정치 철학을 얘기하고 정책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철희 : 그렇다. 


김윤철 : 새정치연합이 안 되는 이유는 '친노 패권주의'도 있지만, '비노(非盧)'도 형편없기 때문이다. 늘 리더십이 문제라고 하는데, 새누리당과 비교하면 리더십보다 팔로우십이 없다. 


이철희 :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그래서 '싸가지 없는 진보'라고 하지 않았나. 리더십-팔로우십 논란도 사실은 같은 말이다.


이종훈 : 일단 새정치연합은 기강과 규율이 없다. 기강과 규율도 없는 팀은 팀도 아니다. 그런 팀이 승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김윤철 : 한화의 투수 권혁과 관련해 혹사 논란이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다. 지금 자기 야구 인생에서 원하는 만큼 던지고 있는 것 아닌가. 정치도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도 누군가에게 (정치적 의욕을) 불사를 기회를 줘야 한다. 선수(정치인) 또한 자신을 불사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리더를 인정하면, 자신의 열정을 불사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http://www.podbbang.com/ch/5001)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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