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자를 위한 고언-붉은 멍게에 대하여

by 로산 posted Mar 30, 2011 Likes 0 Replies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붉은 멍게 유생’ 사진을 추가 공개합니다
유수한 학자와 전문가 분들이 자료를 공유하여 실체에 접근

(서프라이즈 / 신상철 / 2011-03-31)


지난 3월 24일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공개한 ‘붉은 멍게 유생’과 관련하여 인터넷상에서 소소한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 실체가 ‘히드라’류 혹은 심지어 ‘붉은 장갑 조각’이라는 ‘물타기성 썰’까지 난무하고 있기에 이에 대하여 분명히 하고자 하며 아래와 같이 추가 사진을 공개합니다.

아울러 작년 11월 초 제기되었던 ‘참가리비 논란’부터 차근히 짚어 봄으로써 참가리비와 붉은 멍게로 이어지는 어뢰 속 해양생물체의 존재 여부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1. 2010년 11월 초 ‘참가리비 논란’

작년 11월 초 어뢰 뒤 구멍 속에서 발견된 ‘참가리비’ 사진을 입수한 후 몇몇 전문가 분들의 자문을 통해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참가리비’라는 결론을 얻은 후 그것을 공개하였습니다만, 국방부는 요원을 보내어 구멍 속 참가리비를 제거한 후 2.5cm x 2.5cm 크기의 패각(조개껍질)을 내보이며 그것이 ‘서해안에서도 서식하는 비단가리비’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스크루 구멍 속 가리비는 고착된 형태이며 하얀 침전물 역시 가리비에 침전된 형태임에도 국방부의 발표 내용은 “어뢰 스크루 구멍에 끼워져 있는 이물질은 생물 조가비가 아닌 부서진 조개껍데기(2.5cm x 2.5cm)였다”며 “부서진 조개껍데기의 들어가 있는 상태가 느슨한 것으로 보아 어뢰가 폭발 후 해저면에 있던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스크루의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하였고, 또한 “조개껍데기의 흡착물은 폭발 후 조개껍데기와 흡착물이 동시에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서 붙었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국방부의 공식발표를 보고 참으로 황당했던 것은, 어뢰 뒤 참가리비가 발견된 구멍이 겨우 1.8~2cm 지름의 작은 구멍인데 어떻게 2.5cm x 2.5cm 조개껍데기가 조류의 영향으로 밀려 들어갔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가리비의 크기가 스크루 구멍보다도 작은 1cm 남짓 크기에 스크루 속에서 고착된 형태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으며, 그것을 재차 확인키 위해 몇몇 전문가분들과 함께 다시 전쟁기념관으로 가서 전시되어 있던 어뢰를 확인한 결과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장 재확인 후 그러한 내용을 지적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만 국방부는 일체의 답변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였으며, 그러한 사실에 대해 KBS 추적60분팀에서 집중 취재를 하였고 편집까지 완료하였으나 외부의 압력을 받은 KBS 사측에서 ‘참가리비를 빼지 않으면 불방도 불사하겠다’며 BBC다큐를 중복편성하는 등 압박을 가함으로써 결국 ‘참가리비 부분만 빼고’ 방송이 나간 바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나름대로 추론해 본바, 다음과 같습니다.

국방부 책임자는 어뢰 뒤 구멍에서 참가리비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대단히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하여 급한 마음에 요원들을 전쟁기념관으로 보내어 유리케이스 안에 전시된 어뢰에 접근하여 ‘문제의 참가리비를 제거하도록’ 지시한 것 같습니다.

즉, 국방부에서 문제의 참가리비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를 하였다면, 최소한 사이즈나 모양에 있어서 뜯어낸 참가리비와 유사한 조개껍질을 준비했을 터인데, 현장에서는 제거해 버리고 본부에서는 별도로 준비를 하다 보니 실물과 판이하게 다른 사이즈와 모양의 패각을 준비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문제는 국방부에서 준비한 패각의 사이즈인데, 어떤 연유로 지름이 2cm에 불과한 구멍 속에서 2.5cm 사이즈의 조개가 있었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었는지 유추하자면, 본부에서는 어뢰 도면 혹은 사진만으로 구멍의 크기를 판단하다 보니 어뢰 뒤에 있는 구멍(지름 2cm)과 그 앞부분에 있는 또 다른 형태의 구멍(지름 5cm)을 혼동하면서 빚어진 오류이거나, 아니면 당시 인터넷으로 공개된 참가리비 사진을 보고 구멍과 가리비가 제법 큰 사이즈인 것으로 착각함으로써 2.5cm x 2.5cm 패각을 준비하여 공개하였던 것이 아닌가 판단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국방부로서는 중대한 과오가 드러나는 어마어마한 사건에 해당하는 일임은 물론, 이 문제와 관련 언론검증위에서도 문제를 삼았을 뿐만 아니라 KBS 추적60분팀에서도 이와 관련 취재 및 보도를 추진하게 되자 ‘불방압박’까지 가하며 적극 차단에 나섰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사건으로 우리는 ‘국방부가 중요한 증거를 너무나 쉽게 인멸해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증거나 사실을 공개함에 있어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당시 어뢰 뒤 구멍 속에서 발견된 참가리비의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요원들이 전쟁기념관에 와서 참가리비를 떼어 낼 때 그 자리에 함께 참관하였던 전쟁기념관 소속 전시팀장의 언론 인터뷰에 잘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떼어낸 조개껍데기는 새끼손가락의 손톱만 한 크기로 보였다”고 하는데, 국방부는 2.5cm x 2.5cm 조개껍데기를 내어 놓았던 것입니다.


2. 붉은 멍게에 대하여

이번에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공개한 붉은 멍게의 사진 역시 작년 11월 초에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사진입니다. 서프 독자이신 닉네임 ‘가을밤’님이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어뢰를 마이크로렌즈를 이용 근접접사촬영으로 해양생물체의 사진을 최초로 확보하였고, 그 사진을 공유한 이후 몇몇 전문가 분들과 함께 여러 차례 방문을 하여 어뢰의 구석구석을 근접 촬영하여 중요한 자료들을 확보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방부가 참가리비를 쉽게 뜯어내고 없애버리는 모습을 보았던 탓에 참가리비 이후에 발견된 해양생물체의 사진은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하고 사법부의 판단과 명령 하에 과학적 검증을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님들의 자문을 받음은 물론, 해양생물체에 대한 실체를 밝히기 위하여 국내외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 분들에게 확보된 사진들을 송부하고 자문을 받는 일을 거듭하는 가운데 ‘붉은 멍게 유생’이라는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4일 오마이뉴스를 통하여 ‘해양생물체의 실체’를 공개하게 된 것은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수구언론에서 지나치게 왜곡된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미 ‘해양생물체의 존재’에 대하여 국내외 여러 전문가 분들에게 자료를 송부하며 조언을 구하는 가운데 그러한 사실이 관련 기관에 상당 부분 노출되어 버렸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으며 공개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천안함 관련 많은 부분에서 그래 왔습니다만, 최대한 검증과 검증을 거치고 분명한 확신이 들었을 때에 비로소 하나씩 공개해 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자체가 갖고 있는 비중과 무게감,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의 압박감이나 중압감까지 더하여 지극한 신중함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누구보다도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두드리고 두드리며 이 지점까지 왔다는 것에 대하여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바, 서프라이즈에 댓글을 통하여 ‘양식업자 혹은 야인, 촌부’의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던 분은 그러한 과정에서 알게 된 분 중 한 분으로 그분 역시 해양생물 관련 일을 하시던 분으로 상당히 정확한 전문지식을 갖고 계심에 틀림이 없는 분이셨으며, 현재까지 그분이 조언했던 내용은 다른 루트를 통하여 확보한 전문가 혹은 학계에 계신 분들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늘 그분께서 더 이상의 글을 쓰지 못한다는 말과 함께 모든 분들께 사과하는 글을 올리셨습니다만, 지금까지 그분께서 쏟았던 정성에 대하여 감사드리며 그분께서 본의 아니게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하여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수많은 학자나 전문가 분들이 언급 자체를 회피하거나, ‘실체에 대한 답변’ 이외의 그 어떤 것도 노출되기를 꺼려하는 상황에 견주어 볼 때 그분은 매우 순수하고 용기있는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붉은 멍게 유생’과 관련하여는 지금 현재도 국내외 유수한 학자와 전문가 분들이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들이 교류되고 있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으며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서재정 박사님과도 만나서 충분히 논의를 하였고 미국으로 가신 이후 전문가 분들께서 보내어 주실 관련 자료들을 잘 정리하여 추후 법정에서 논의될 때 중요한 증거자료 및 검증자료로 제출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추후 ‘붉은 멍게 유생’이 아닌 ‘또 다른 해양생물체’의 존재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변호사님들과 진지하게 의논하여 결정할 것입니다.

 

신상철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