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확실히 바뀌고 있다..
아니..
바뀐다기보단
진화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께다..
몇년 전 남주혁 교수가 동성애 결혼 찬성하는 발언을
미국 주류 라디오중에 하나인 NPR 에서 듣고선,
같은 안식교인으로써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카스다에 올렸다가
수많은 교인들한테 욕을 바가지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그분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해 드렸지만.. ^^)
결국 동성애 결혼은 켈리포니아 주민 투표로 인해 불법이 되었고
몇 주일 카스다를 들썩 거리던 동성애 논쟁은 흐지부지 끝나 버렸다..
그런데 이게 왠걸..
그 이후 미국 수많은 주들이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 시켰고
결국엔 대법원에서..
아니..
그것도 보수파 판사들이 대다수인 대법원에서..
아니..
그것도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파 판사들중의 대표 보수인
케네디 판사 덕분에..
동성애 결혼이
전 미국에서 합법화 됐다..
헐………………
세상에..
물론 언젠가는 합법화 될 줄 알았지만
보수 판사들이 은퇴를 하거나 세상을 떠났을때나 가능할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반전이 있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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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결혼의 합법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실질적으로 이번 합법화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걸까??
합법적으로 결혼한 부부가 같는 여러가지 법률적인 혜택이 1100 여개가 된다는데,
이제부턴 이 혜택들이 동성애 부부들에게도
적용이 된다는걸 의미한다..
예를 들자면..
40 년 동안 부부로 지낸 동성 커플이 있다..
파트너 한명이 암으로 죽어간다..
그런데 의료 치료에 대한 발언권이
40 년을 같이 살았던 배우자에겐 없다..
암 걸린 파트너의 부모나 형제가 배우자를 배제시킬려면
얼마든지 할수 있다..
합법화된 커플들이 누리는
상속권, 세금혜택, 양육권 등등에 대한 권리 또한 이들에겐 없다..
아무리 서로를 사랑하고
왠만한 이성 부부들보다도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40 년 동안이나 했었다 하더라도
합법적인 부부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말이다..
동성애가 성서적으로 죄인가 아닌가를 잠시라도 떠나서
단순한 인간애적인 시각으로 이 상황을 본다면
정말 슬픈 상황이 아닌가??
하지만 이제부턴
이들에게도 그동안 이성부부들이 누렸던
사회적인 권리들과 혜택들이
합법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저 단순히 사람들 앞에서 결혼할수 있고 떳떳히 커밍아웃을 하는 수준이 아닌
모든 인간들이 매일 매 순간 사회인으로 살면서 누려야 하는 모든 권리들을
모든 이성들처럼 똑같이 누릴수 있다는걸 의미한다..
This is a BIG freaking DEAL !!!
This is HU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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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다나 민초가 종교 게시판이라서 그런지
동성애 논쟁만 나오면
“소돔과 고모라”, “악한 행동”, “죄” 등등의 성서적인 표현들을 끄집어내며
반대를 하는 교인들이 있다..
물론 종교 게시판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하며
이해 할수는 있다..
하지만 동성애 결혼의 합법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죄냐 아니냐 가 아닌
소수에 대한 사회의 차별 문제이다..
보수파인 공화당의 대표적인 대통령인 링컨이 (공화당에서 배출한 첫 대통령이다)
노예를 폐지시키려고 했을때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흔들며
하나님이 허락하시는걸 인간이 감히 폐지하려고 한다며
극구 반대를 했었다..
하지만 링컨에겐 노예제도는
이것이 죄냐 아니냐의 성서적 논의의 대상이 아닌
소수에 대한 사회 차별 논의의 대상이였다..
그래서 똑같은 성경을 믿는 링컨은
자그마치 62 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남북전쟁을 하면서까지
노예 해방을 추진한것이다..
왜??
Because, that was a BIG freaking DEAL !!!
That was HUGE !!!
대표적인 보수 대통령중에 하나인 레이건이 임명한 보수 대법원 판사인 케네디 역시
동성애 문제를 같은 시각으로 해석했기에
“비성서적” 인 동성애 결혼 합법화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결국, 보수파인 공화당이
미국 역사를 통틀어 인권 문제들 중에 가장 큰 이슈였던
노예문제와 동성애 결혼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다.. !!!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를 중도 진보라고 자칭하지만
진정한 보수 앞에선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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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로 인해
기독교 국가의 대표적인 미국마저 동성애 결혼에 손을 들어줬다는 사실에 대해
몹시 혼란스러워 하는 교인들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건데,
앞으로 30-40 년 후엔,
동네 카페에서 사랑스런 얼굴로 서로를 마주 보며 커피 마시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여러분들의 시각은
미국 민권 운동 40 여년이 지난 오늘날
동네 카페에서 백인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 마시는 흑인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성서적으로 옮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끝..
(동성애에 대한 말을 하고 싶은게 많지만,
오늘은 시간상 이걸로 끝..)
안식일교회나 보수기독교인들이 뭐라고 하든
국방부 시계는 돌아갑니다 ~~~
PUC 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