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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관계 브리핑']    남북 관계 결국 우리가 풀어야


얼마 전 한반도는 휴전선 부근에서 포격전이 전개되고, 북 측은 준전시 상태에 들어가는 등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태였다. 다행히 남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무박 4일간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가까스로 합의문 도출에 성공함으로써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지만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경직된 북쪽 학자들

남북 사이에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던 그 시각, 나는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열린 한 국제 학술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인터넷에서 관련 뉴스를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학술 대회에 참가하고 있던 북쪽 학자들의 태도에서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로부터도 확연히 북쪽 참가자들의 태도가 전날과 달리 조금 경직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한반도의 정세를 의식한 탓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3박 4일간의 학술 대회는 무사히 끝났다.

내가 참가했던 학술 대회는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남과 북, 해외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모여 진행하는 대규모 국제 학술 대회였다. 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날로 중요해 지고 있는 한중 관계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참석했다. 그런데 이 학술 대회의 특이한 점은 북쪽의 학자들도 참석한다는 것이었다. 남과 북, 해외의 학자가 한 자리에 마주 앉아 정기적으로 학술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 학술 대회가 거의 유일할 것이다.

이번에도 언어, 문화, 역사, 사회,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다양한 세션에 10여 명의 북쪽 학자들이 참석했고, 대부분 조선사회과학원 소속이었다. 내가 참석한 정치 분야에도 북쪽 학자가 참석했었는데, 그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선군 정치'를 주제로 논문 발표를 했고, 발표 후에는 청중으로부터 엄청난 질문 세례를 받아 가장 인기있는 발표 중의 하나가 됐다.

비결은 '존중'을 통한 신뢰 쌓기

학술 대회에 참석하는 동안 나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한반도에서는 지금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구 반대편 빈에서는 남과 북, 해외의 학자들이 진지하게 학술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어 있을 때도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인데, 험악한 말이 오가고 실제로 포격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북쪽 학자와 학술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여기에는 한 가지 비결이 있었다. 그건 바로 '존중'이었다. 한반도 남쪽에서는 스스로를 '한국' 또는 '남한'으로, 북쪽을 '북한'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북한이란 북쪽의 한국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당연히 북쪽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해지는 표현이다. 반면, 북쪽에서는 보통 자신들을 '우리 공화국' 또는 '북조선'이라고 하고, 남쪽을 '남조선'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남조선이라고 함은 남쪽의 조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이 표현은 우리 남쪽의 입장에서 들으면 심기가 불편해지는 표현이다. 즉, '북한'이나 '남조선'이라는 표현은 자기 중심적인 표현으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가 배제된 호칭이다. 하지만 남이나 북이나 이 표현에 아주 익숙해져 있고, 당연한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참석한 학술 대회는 달랐다. 이번 학술 대회에 참석한 남쪽과 해외의 학자들은 모두 북쪽을 '공화국'이라고 불렀다. 일종의 배려였고, 존중이었다. 물론 영어로 표현할 경우, 'North Korea'나 'DPRK'로 표현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었으나, 우리말로 표현할 경우 다들 호칭에 신중했다. 비록, 북쪽 참가자들은 우리 남쪽을 '남조선'이라고 일관되게 호칭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한 북쪽 사회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는 학자들은 청중으로 참여하고 있던 북쪽 학자들에게 현장에서 꼼꼼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수정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서먹함을 없애려 먼저 술 한 잔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이 밖에도 학술 대회에 참가하는 내내 남쪽과 해외의 학자들이 북쪽에서 온 학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태도는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런 것을 북쪽 학자들도 충분히 느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2년마다 열리는 이 국제 학술 대회에 북쪽 학자들이 계속해서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반도의 험악한 정세를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마치 우리는 북쪽이 우리를 '남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같이 속 좁게 '북한'을 외치면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설령 북쪽이 '남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관용과 배려, 존중의 자세로 일관되게 '공화국'이라고 부른다면 북쪽도 우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지 않을까? 보수 세력이나 현실주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순진한' 생각으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번 학술 대회를 통해 이러한 발상이 결코 순진한 것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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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빈 대학 교정에서 학술 대회에 참가한 남과 북, 해외 학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군


중국 변수? 결국은 남북의 힘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참석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한국 전쟁 당시 우리와 총부리를 겨눴던 적의 군대에게 어떻게 대통령이 박수를 칠 수 있느냐는 논리를 내세운다. 설사 참석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경제적 이해 등 국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중에는 이참에 중국을 확실히 우리 편으로 만들어 중국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진보든 보수든 구분 없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과연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 중국일까? 이번 학술 대회의 경험을 통해 보건대, 남과 북 사이에 존중과 배려를 통해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결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중국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 자칫 우리는 김칫국만 마시고 결국은 중국의 전략에 놀아나는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한중 정상 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져 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던 우리 사회가 떠오른다. 우리가 김칫국을 마시던 사이, 중국은 남과 북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국익을 챙겼었다. 물론, 중국 변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남북관계는 우리 남북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허재철 교수는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정치외교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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