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by 김균 posted Oct 21, 2015 Likes 0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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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천문교회가 11월 어느 날

100주년 기념식을 하나보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에게는 초청장 하나 안 온다

ㅋㅋ


100년 전 어느날

4살 되는 계집아이 하나가 언니의 등에 엎혀서

새로 시작하는 그 초가집에 들어 왔다


그리고

재림 안식일에 빠져서 평생을 보낸다

그러다가 그 아들을 신학공부시키고 목사 만들었더니

행 하니 도망 가 버렸다

그리고는 어떤 이가 말하는 집창촌에서

반 재림교회적 언사만 날리고 있다

그것도 머리가 하얗게 샌 노인이 되어서 까지 

회개할 기색이 안 보인다


그 어미는 커 가는 아이에게 이랬다

"야야 안식교 돈은 먼저 먹은 놈이 임자란다"
얼마나 허황된 꼴을 많이 봤으면 목사되려는 아이 앞에 이런 소리 했을까?


그런데 그 아이는 먼저 먹을 돈이나 있는지 봐도 정상적으로는 먹을 돈이 눈에 뜨이지 않았다


그 어미가 저 세상으로 간 게 벌써 12년

장수하기로는 타고난 집안인데

계단에 넘어져서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가

거기서 패혈증을 얻어서 89세에 가셨다

큰 언니는 102살 업어 교회 다니게 했던 작은 언니는 98살까지 살았으니

장수하는 집안 아닌가?

살아계셨다면 고향 교회 가보자 했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76

인생사 그렇고 그렇더라

안 간다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놈의 세월 얼마나 빨리 흘렀는지

지금 4층집에 사는데 곧 일층으로 이사를 해야 할 정도가 됐다

물론 나는 괜찮다


요즘 한국의 산을 누비면서

어디가 제일 좋은 명당자리인가를 보고 다닌다

천상천하에 누울 와자가 최고라던데

인생 별거든가?

그래도 하나 건진 게 있기 다행이다


교회는 100주년 행사에 흥청대지만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눈물이  쌓인 곳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얼마나 남았을까?

사색에 젖어봐도 남은 자는 얼마 없다

살아가다가 벼라별 곳에서 만난 친구도 있다

(그냥 추측만 하시라)

들락거리는 사람은 바뀌어도 교회는 여전하다


맞아 그래야지

100주년을 일찌감치 축하나 해 주고 집에서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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