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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1 06:20

가을 편지

조회 수 18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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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이해인 

 

1

그 푸른 하늘에

당신을 향해 쓰고 싶은 말들이

오늘은 단풍잎으로 타버립니다



밤새 산을 넘은 바람이

손짓을 하면

나도 잘 익은 과일로 

떨어지고 싶습니다

당신 손 안에


2

호수에 하늘이 뜨면

흐르는 더운 피로

유서처럼 간절한 시를 씁니다



당신의 크신 손이

우주에 불을 놓아

타는 단풍잎



흰 무명옷의 슬픔들을

다림질하는 가을



은총의 베틀 앞에 

긴 밤을 밝히며

결 고운 사랑을 짜겠습니다


3

세월이 흐를수록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옛적부터 타던 사랑

오늘은 빨갛게 익어

터질 듯한 감홍시



참 고마운 아픔이여


4

이름 없이 떠난 이들의 

이름 없는 꿈들이

들국화로 피어난 가을 무덤 가



흙의 향기에 취해 

가만히 눈을 감는 가을



이름 없이 행복한 당신의 내가

가난하게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입니까


5

감사합니다, 당신이여

호수에 가득 하늘이 차듯

가을엔 새파란 바람이고 싶음을,

무량한 말씀들을

휘파람 부는 바람이고 싶음을

감사합니다


6

당신 한 분 뵈옵기 위해

수없는 이별을 고하며 걸어온 길

가을은 언제나 

이별을 가르치는 친구입니다



이별의 창을 또 하나 열면

가까운 당신

  단풍아이콘단풍아이콘  

가을에 혼자서 바치는 

낙엽빛 기도



삶의 전부를 은총이게 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의 매일을 

기쁨의 은방울로 쩔렁이는 당신

당신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8

가을엔 들꽃이고 싶습니다

말로는 다 못할 사랑에

몸을 떠는 꽃



빈 마음 가득히 하늘을 채워

이웃과 나누면 기도가 되는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파란 들꽃이고 싶습니다


9

유리처럼 잘 닦인 마음밖엔

가진 게 없습니다



이 가을엔 내가

당신을 위해 부서진

진주빛 눈물



당신의 이름 하나 가슴에 꽂고

전부를 드리겠다 약속했습니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손잡기 어려운 이여

나는 이제 당신 앞에

무엇을 해야 합니까


10

이끼 낀 바위처럼

정답고 든든한 나의 사랑이여



당신 이름이 묻어 오는 가을 기슭엔

수만 개의 흰 국화가 떨고 있습니다

화려한 슬픔의 꽃술을 달고

하나의 꽃으로 내가 흔들립니다



당신을 위하여 

소리없이 소리없이

피었다 지고 싶은


11

누구나 한번은 

수의를 준비하는 가을입니다



살아 온 날을 고마워하며

떠날 채비에

눈을 씻는 계절



모두에게 용서를 빌고

약속의 땅으로 뛰어가고 싶습니다


12

낙엽 타는 밤마다

죽음이 향기로운 가을



당신을 위하여

연기로 피는 남은 생애

살펴 주십시오



죽은 이들이 나에게

정다운 말을 건네는

가을엔 당신께 편지를 쓰겠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아직은 마지막이 아닌

편지를 쓰겠습니다





"
  • ?
    이슬 2015.11.01 12:36

    이해인님의 가을 편지 는
    흑탕물인 나의 영혼을 거르고 걸러서
    산골짜기 의 투명한 개울물이 되어
    졸졸 흐르는듯 합니다.

    포스팅 중간쯔음의 단아하게 무니놓은
    단풍잎은 소 뷰티풀 합니다! 손에 한잎 잡혀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멋지신 아저씨 들과 아름다운아줌마 (아가씨?) 가 부르는
    음악노래 잘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야생화 2015.11.01 18:00
    지난 주에도 이해인님의 시를 올렸는데
    또 같은 작가의 시를 올릴수 밖에 없어서 좀
    어색하긴 하지만
    노래에 짝을 맞추다 보니 할수없이 ..

    발자욱 남겨 주셔서 감사 함니다.
  • ?
    ㄱㅎ 2015.11.01 19:31
    두분 친구삼으셔요
    색깔이 잘어울리니
    좋은 노래와 가삿말이 인상적입니다
    나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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