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쉬었다 가요 나무 작대기도 거기 내려 놓으시구요 당신이 좋아하는 찔레꽃도 환하게 피어났어요 찔레꽃 가뭄 들면 하늘만 바라보던 섬진강 웃대꼴 열댓 마지기 논배미는 평생 지고도 다 못 진 당신의 등지게였다지요 경운기도 못 다니는 비좁은 논둑길을 등판이 휘도록 혼자 짊어지고 다녔다지요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괜찮다 괜찮다 하며 어깨의통증 밤새도록 돌아 눕곤 했다지요 당신의 헛기침이 다져놓은 신작로를 말표고무신이 까까중 머시마들을 데리고 다녀요 벌써 마을은 지워지고 모판 한짐이 참방 거려요 이제 내려놓으라고 달빛은 졸졸 따라다니구요 무 논 자락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밤새도록 감았다 풀었다 하네요 허기진 하루 돌아설때 당신이 내려놓은 무거운 등지게는 이제 내가 지고 가요 흙냄새 맡아 새파래지는 아랏대꼴 지나 미루나무 한 소절 낭창낭창 휘어져 가요 지은이 양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