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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회>사회일반

[권순활의 시장과 자유]‘도로명 주소’ 새 옷은 몸에 맞지 않는다

권순활 논설위원(동아일보)

입력 2015-12-23 03:00:00 수정 2015-12-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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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30255.2.jpg권순활 논설위원
천호대로는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오거리에서 강동구 상일 나들목에 이르는 길이 14.5km의 도로다. 동대문구 성동구 광진구 강동구 등 서울 4개 구와 경기 하남시를 지난다. 천호동은 강동구에 있지만 작년 1월 전면 시행된 도로명 주소로는 동대문구 장안동이나 답십리동은 ‘동대문구 천호대로’, 성동구 용답동은 ‘성동구 천호대로’로 표기하는 곳이 많다.

서울역 사거리에서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 이르는 통일로는 더하다. 이 도로의 길이는 47.6km로 100리를 넘는다. 통과 지역도 서울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파주시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하지만 ‘종로구 통일로’ ‘파주시 통일로’처럼 동(洞)을 빼는 것이 원칙이다. 이런 주소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심각한 불편과 혼선

도로명 주소는 종전의 ‘지번 주소’에서 시군구와 읍면까지는 같지만 동이나 리(里), 아파트 이름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사용하는 새로운 주소 체계다. 1990년대 후반 일부 지자체 시범사업을 거쳐 2007년 4월 국회에서 도로명 주소법이 제정되면서 본격화했다. 2011년 7월 도로명 주소 고시(告示)에 이어 지난해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새 주소 체계를 둘러싼 불편과 혼란은 여전하다. 오랜 세월 익숙한 동과 리가 새로운 주소 체계에서 사라져 새 주소만으로는 제대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결함이다. 가령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대로 123으로 갑시다”라고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어느 동으로 갑시다”라고 해야 승객과 운전사 모두 자연스럽다. 과거 동사무소로 불리던 주민센터의 업무도 여전히 동을 기초로 한다.

이러다 보니 외부 인사들을 만나 명함을 주고받다 보면 동 이름을 다시 집어넣은 모습이 부쩍 늘었다. 며칠 전 만난 두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데도 한 사람은 ‘서울 A구 B로’라는 도로명 주소, 다른 사람은 ‘서울 A구 C동’이라는 지번 주소가 적힌 명함이었다. 

도로명 주소로의 전환은 동과 번지를 사용하는 지번 주소가 일제강점기에 도입돼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 주소 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러나 평지에 계획적으로 건설된 구미식 도시에 적합한 도로명 주소 체계는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식 시스템에 대한 맹목적 반감, 구미식 시스템에 대한 일방적 추종이 초래한 ‘정책 실패’ 성격이 짙다. 시범사업부터 해서 20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어떤 정부도 제대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주소 체계에 洞 부활하라

지금까지 도로명 주소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4000억 원에 이른다. 관련 법률이 2007년 통과된 뒤 사용된 예산이 절반을 넘고 나머지는 그 이전의 시범단계에서 쓰였다.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 등의 관료들이 나랏돈이 아니라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도 과연 이랬을까 싶다. 하지만 이미 들어간 ‘매몰 비용’이 아깝다고 해서 사실상 ‘공공기관 전용주소’로 전락한 도로명 주소를 이대로 끌고 갈 순 없다. 

지번 주소에 들어갔던 ‘번지’ 대신 도로명을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본다. 다만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천호대로’처럼 구, 읍, 면과 도로명 사이에 동 이름은 부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차피 지금도 집에 배달되는 우편물을 보면 도로명 주소 뒤에 동과 아파트 이름을 괄호로 병기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가. 주소 체계 개혁이란 이름 아래 국민의 불편을 키운 도로명 주소 정책은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는 게 옳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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