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2016.02.07 16:56

상실수업

조회 수 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 땅에 태어난 어떠한 생명이든 끝을 맺는다

결국엔 생명을 다하고 죽는다는 얘기다.


<인생 수업>은 마지막까지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는 책이었다면

 <상실 수업>은 나의 일부분인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삶의 큰 위로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책. 그게 바로 상실 수업이다.




상실수업

작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출판
인빅투스
발매
2014.05.10

리뷰보기



- 상실이 주는 것


  누구든 살아가면서 많은 상실을 경험하지만 사랑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공허감과 깊은 슬픔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다. 당신의 세계는 그대로 멈춰버린다. 사랑한 이가 죽은 정확한 시각을 또는 그 소식을 접한 순간을 그대로 기억한다. 그것은 마음 깊이 새겨진다. 당신의 세계는 무력함과 환상으로 점령당한다. 마음의 시계는 이미 멈춰 있는데 세상의 시계는 여전히 앞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낯설게만 느껴진다.

  삶은 계속되지만 정작 왜 그렇게 흘러가야만 하는지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다. 사랑한 이가 더 이상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 낯선 삶이 펼쳐진다. 누구의 말도 당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없다. 어떻게 살아갈지 또는 스스로가 삶을 원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단지 숨만 쉬며 살아가는 것이다.


- <상실 수업> 54페이지 중

 


상실이란 이렇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처럼(본문의 내용과는 반대의 입장이지만) 큰 변화 앞에서 세상과 나 자신간의 이질감이 덮쳐오는 것. 이것이 상실과의 첫 대면일 것이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 못하며 오롯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에 젖어드는 일이 상실을 맞는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그만큼 상실감이 크면 클수록 이러한 슬픔은 더욱 커질 것이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과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쉬움의 파도 속에 잠기게 될 것이다.



- 상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라


 슬픔에 잠긴 당신을 위로하고 지켜주는 것은 무엇이든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 경험을 의심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주요 핵심을 놓친 것이며 선물을 놓친 것과 같다.


- <상실 수업> 91 페이지 중

 


저자는 크게 슬퍼해도 되고, 떠나간 사람이 나 혹은 가족을 위해서 했던 일들을 안하거나,부적합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를 부정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슬픔을 위로하고 지켜줄 수 있는, 상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좋다는 것이다. 사진이나 기억에 남는 물건을 통해서 그 사람과의 추억을 되살려보기도 하고, 생전에 가장 하고 싶었던 것 혹은 희망사항이었던 것들을 대신해준다거나 앨범이나 글을 통해서 떠나간 사람의 모습을 정리하기도 하는 그런 시간을 갖음으로서 자신을 혹은 떠나간 사람을 향한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는 과정을 겪어보라는 것이다.



- 누가 뭐라든 상실된 마음을 억제하려 하지 마라


  지금의 우리는 죽음을 부인하고, 슬픔을 사라지게 하는 낯선 세계에 살고 있다. 미국에서 우리는 더 이상 잘 죽을 수 도 없고 잘 애도할 수도 없다. 이제 우리들은 낯선 사람들 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다만 한꺼번에 몰려온 몇 명의 방문자에게만 병실 출입이 허락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좀처럼 가족들이 함께 모이지 않는다. 만약 가족이 모인다면 병원에서는 교대로 방문하기를 강요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의사나 간호사에게서 듣는다. 심지어는 비상전화를 통해서이기도 해서 이따금은 주문배달 통보를 받았을 때 느끼는 감정과 다를 바 없다. (중략)

  우리 사회는 생산성만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대부분 회사에서는 경조 휴가로 사흘에서 닷새를 준다. "필요한 만큼 시간을 쓰세요. 매우 힘든 시기죠"라고 말하는 곳은 거의 드물다. 직장에서는 보통 일 년에 한 번의 죽음만을 허락한다. 경조 휴가가 끝나면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몸은 일터로 돌아왔을지라도 마음은 그럴 수 없다. 끝을 맺고 빨리 회복되길 강요받는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같은 기간 슬퍼하길 기대한다.


- <상실 수업> 291-292페이지 중

 


근대 이전의 사회, 콕집어서 굳이 말하면 조선시대에는 부모가 죽으면 3년상을 치른다고 한다. 그 슬픔과 공허함을 이겨내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하여 그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근현대의 세상은 슬픔을 애도하고 떠나보내는데 3일이라는 시간을 준다. 시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생산성'만을 중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3일만에 떠나보내는 일을 끝마치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 사회에서야 그것이 관례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뒤엎을 수도 없는 부분이지만, 과연 3일만에 모든 것이 정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슬픔을 못잊는다고 다시 우리는 그 빌어먹을 '생산성'을 위해서 상실의 슬픔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린 사건을 기억에서 평생토록 지울 수 있을까?

 내가 상실을 겪어보면서 느끼게 된 사고사 유족들에 대한 마음의 맥락을 아주 조금, 손톱의 때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3일로 퉁쳐버리자는 사회의 관례에 휘둘리지는 말아야 한다.

이 사회에 살고 있는 한 '생산'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내려놔야할 시간도 있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상실을 무시하거나 피하는 것은 안된다.


상실 그 자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계속 이 삶을 살아갈 수 있기에...


상실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상실을 대할 준비가 필요하다.

상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준비가 필요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2140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53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372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297
1735 대통령께 해고통지서를 보내드립니다 1 해고통지서 2016.01.26 185
1734 박헌영의 아내 5 김균 2016.01.26 263
1733 대쟁투 - 한폭의 그림 3 file 김주영 2016.01.27 279
1732 親日警察(친일경찰)・廬徳述(노덕술)(【韓国(한국)MBC】「今だから言える」(이제는 말할 수 있다)2004.4.13) 진실한근혜씨 2016.01.27 120
1731 윤여준 “朴 대통령, 문자와 말의 차이를 모르는 것 같다” 아다다 2016.01.27 82
1730 유시민이 5년전 예언한 안철수신당 성공가능성 통찰 2016.01.27 157
1729 안철수가 뜬이유 - 유시민 통찰 2016.01.27 132
1728 28/1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 꽃 2 file 예그리나 2016.01.27 130
1727 김무성의 사위 그리고 제3의 마약범 친일청산 2016.01.27 130
1726 [백년전쟁 Part 1] 두 얼굴의 이승만- 권해효 나레이션(풀버전) 함박눈 2016.01.28 110
1725 [백년전쟁 스페셜 에디션] 프레이저 보고서 1부 - 풀버젼 Full version 함박눈 2016.01.28 86
1724 법원, "천안함 형광등 안 깨진 건 설계 잘 됐기 때문" 허브 2016.01.28 101
1723 29/1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꽃 file 난감하네 2016.01.28 119
1722 2016 총선...보수종신이냐, 민주회복이냐의 갈림길 친일청산 2016.01.28 102
1721 대화록 시사인 2016.01.28 123
1720 대화록 시사인 2016.01.28 109
1719 ▲제1부 빅데이터로 보는 이번 주의 남북평화소식[북한 알아가기] (제33회) (3:00-3:30): 남북 관계 신년토론회. 좌장(발표자 의견 종합): 이소자 / ■제2부 38평화 (제63회) (3:30-4:30) : 새시민[새터민] 돕기 현실적 실천 방안. 김현철 / ●제3부 평화의 연찬 (제203) (4:30-6:00) : 상대방의 언어로 대화하기. 최창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1.29 109
1718 [이제는 말할 수 있다]분단의 기원-1 아픔 2016.01.29 85
1717 아리랑 하주민 2016.01.29 120
1716 Group of Buffalo kills lion 뭉치면 2016.01.29 127
1715 아 .. 가엾은 국민들 !! 2 돌발 2016.01.29 202
1714 어떤 살인. 안식교 목사가 이런 설교 하고도 교단에 남아 있을 수 있을까. 6 김원일 2016.01.30 440
1713 커피, 초콜릿, 바나나에서 피냄새가 난다 2 책 과 생각 2016.01.30 190
1712 Sanders 돌풍 1 김원일 2016.01.30 232
1711 18대 대선선거무효소송 재판 지연 대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청원 7 친일청산 2016.01.30 141
1710 1/2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 꽃 6 file 난감하네 2016.01.31 147
1709 너의 목소리가 들려--성서의 집안 싸움 2 김원일 2016.01.31 210
1708 김무성 “중간층 투표 포기하도록 하는 게 우리 전략” 2 비열한 2016.02.01 106
1707 고단한 삶을 사는 국민들에게 작지만 훈훈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3 뷰스 2016.02.01 99
1706 “강제연행 없다는 답변은 한일 합의에 근거한 것” 미디어 2016.02.01 82
1705 "푸하하..... 보내달라고 세 번 부탁할 때까지 보내주지 마세요" 6 뷰스 2016.02.01 287
1704 일단 사람들 부터 불러 보면 어떨까 ? 23 박성술 2016.02.01 307
1703 2/2 송정섭박사의 식물이야기 오늘의 꽃 2 file 난감하네 2016.02.01 111
1702 그저 그렇게 여름 2016.02.01 136
1701 죄는 씻을 수 있데요 허걱 1 김균 2016.02.01 218
1700 주인이 없어서 책임을 안 지는가? 3 김균 2016.02.01 357
1699 민초가 썰렁하다고요 ? 3 몽당연필 2016.02.02 291
1698 할매수녀의 귀환 4 여적 2016.02.02 198
1697 "출교" 라는 징벌을 내릴만한 지도자 는 있는가 ? 21 박성술 2016.02.02 515
1696 시카고 대학 인종차별 철폐시위.마틴 루터킹 인권운동 참여~~~50년의 일관성. 2 선지자 2016.02.03 155
1695 카스다의 강아지새끼들 11 김균 2016.02.03 517
1694 우린 이러고 살아간다 . 1 탄 통탄 2016.02.03 217
1693 8시간 37분의 샌더스필리버스터 책과 생각 2016.02.03 204
1692 우린 이러고 살아간다. - 2 탄 통탄 2016.02.03 193
1691 봄이 움트는 바다를 보고 싶다 file 난감하네 2016.02.04 170
1690 대쟁투 Great Controversy - 복음인가?? 5 file 김주영 2016.02.04 356
1689 너무 똑같으면서 너무 다른 두 목사 이야기 3 뉴즈 2016.02.04 259
1688 ▲제1부 빅데이터로 보는 이번 주의 남북평화소식[북한 알아가기] (제34회) (3:00-3:30) : 세계 경제 위기와 북한 경제. 명지원 / ■제2부 38평화 (제64회) (3:30-4:30) : 知其不可而爲之,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한다’. 최창규 / ●제3부 평화의 연찬 (제204) (4:30-6:00) : 역사와 크리스천의 신앙과 생활. 이소자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6.02.04 84
1687 김k님 13 상실의시대 2016.02.05 392
1686 김k님 의 욕지거리에 대하여 6 누구할멈 ? 2016.02.05 425
1685 통일사랑방 5 하현기 2016.02.05 202
1684 통일사랑방 17 하현기 2016.02.05 235
1683 민초스다 식구 여러분께 - 하현기 선생님을 소개드리며 성의있는 글 및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4 명지원 2016.02.05 253
1682 "국회개혁범국민 서명 운동의 실체 확인해봅시다 2 팩트체크 2016.02.05 128
1681 이루리라. 무슨 말씀인가? 1 하주민 2016.02.06 123
1680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file 난감하네 2016.02.06 122
1679 대쟁투? 이곳 접장께, 그리고 민초 여러분께 6 한마디 2016.02.06 297
1678 설날, '새누리 삼촌'-'일베 조카' 만났을 때 프레시안 2016.02.06 121
1677 사드 논란, ‘선무당’이 너무 많다 직구 2016.02.06 116
1676 이 양반 하는 얘기 가능성 있는 건가요? 얼치기 2016.02.06 170
1675 철학으로 신앙하라 제자 2016.02.06 159
1674 거~ 참 !!!!!! 1 마실 2016.02.07 188
1673 하현기선생님 36 대표 2016.02.07 401
1672 전용근과 함께 걷는 음악산책 ''When Dreams Come True' - Michael Marc - Inspirational Guitar Music 전용근 2016.02.07 110
» 상실수업 책과 생각 2016.02.07 91
1670 이런 정당을 아세요 ? 책과 생각 2016.02.07 111
1669 졸로 탄생하다 1 김균 2016.02.07 214
1668 미제 그 분 모두 읽어도 되는 좋은 글! 대표 2016.02.07 190
1667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 한다면 3 뷰스 2016.02.07 228
1666 북한 로켓 발사를 핑계로 한 사드 배치는 한반도를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김원일 2016.02.07 143
Board Pagination Prev 1 ...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 205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