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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2 03:53

천국과 김치국

조회 수 2278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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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천국에 누가 들어갈까 한 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 글은 필자의 책에 나왔던 글이다.

-------

헛된 기대에서 해방

-김치국부터

며칠 전 구정이라 떡을 먹었다. 물론 시원한 김치국과 함께. 떡은 김치국과 함께 먹어야 제 맛도 나고, 또 생목도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떡에는 보통 김치국이 붙어다닌다.

그런데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김치국부터 마시고 있으면 떡이 나오겠지 하는 천진난만한 태도, 혹은 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쓸데없이 미리 부산을 떨며 설치는 과잉기대 내지 헛된 기대를 뜻하는 것 같다.

 

최근에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통으로 들이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수님은 생각지도 않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예수님의 여행 계획을 다 짜 놓고, 언제 예수님이 꼭 오시는데 그렇게 되면 자기들은 공중으로 ‘들림’을 받아 거기서 예수님과 함께 왕 노릇하며 살리라고 부산을 떨던 ‘휴거파’ 신도들 같은 광신적 종말론자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것은 세기말만이 아니라 천 년대 말이기에 더욱 극성을 부리는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치국을 마시는 사람들이 이런 휴거파 사람들이나 최근 미국에서 집단 자살을 한 ‘하늘의 문’ 신도들뿐인가? 일반 종교인들은 어떤가? 사실 가만히 따져 보면 상당수의 종교인들은 어차피 김치국 마시기 전문가들인지도 모른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전도자들의 말처럼,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이 오로지 천당 가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기대와는 반대로 결코 천당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결국 모두 헛물켜고 말 팔자라고 하는 역설적이면서도 엄연한 사실 때문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천당 지옥이 없다는 이야긴가?’하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천국 지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천국이 천국 가겠다고 기를 쓰는 사람들의 집합 장소일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천국이라는 것이 종교에서 말하는 지고선(至高善)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완전히 못 박아 죽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삶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도 누가 뭐라 하드라도 ‘나만은’ 천국에 가서 영생복락을 누리며 잘 살아보겠다고 안간힘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나’라는 생각이 생생히 살아 있다는 증거다. 예수를 믿든지, 남을 도와주든지, 헌금을 내든지, 무슨 좋은 일을 하든지, 그것이 모두 내가 천국에서 얻을 나의 복락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에서 한다면, 엄격히 따져서 나는 아직도 ‘나 중심주의’의 삶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셈이다.

 

생각해보라. 고통당하고 있는 동료 인간들을 외면한 채 나 먼저 천국에 들어가려고 애를 쓴다면, 설령 외면은 하지 않더라도 내가 천국 가는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면, 이보다 더 이기적이고 반종교적인 마음가짐이 어디 있겠는가? 천국이란 결코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닐 터이고, 또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찌 그런 곳이 천국일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의 실천자라면 자기 먼저 천국에 들어가겠다고 발버둥치는 대신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정신으로 오히려 지옥행을 자원할 것이고, 설혹 천국을 생각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도록 도와준 다음에야 비로소 자기도 마지막으로 들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짐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 그가 어디 있든지 그 곳이 그대로 천국이 되는 것이고,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 진정한 의미의 천국이 아닐까?

 

엄격한 의미에서 천국은 천국 가는 것 자체를 제일의 목표로 삼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문이 열린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국에 관한 한 “구하지 말라. 그러면 주어질 것이오”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오, 주님, 제가 주님을 섬김이 지옥의 두려움 때문이라면 저를 지옥에서 불살라 주시고, 낙원의 소망 때문이라면 저를 낙원에서 쫓아내 주소서. 그러나 그것이 주님만을 위한 것이라면 주님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유명한 쑤피의 성녀 리비아의 기도다.

 

물론 우리 주위에서도 천국에 들어가려는 일념에서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자비를 가지고 가난하고 억눌리고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하려는 훌륭한 신앙인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유대 민족의 지도자 모세처럼 내 이름이 생명책에서 말소되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이 내 민족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길이라면 그 길을 택하겠다는 충정의 마음을 가진 종교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마음가짐과는 상관없이 그저 “잘 믿어 천국 간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 아무리 우리만 잘 믿는다고 열성을 내고, 진리를 전매특허나 낸 것처럼 선전해도, 결국 자기 비움을 목표로 하는 진정한 신앙의 방향과 반대가 되는 자기중심적 태도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결국은 김치국만 켜다마는 셈이 되고 말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우리의 신앙이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한 것인가? 혹은 그 나라에 '들어가기'만을 위한 것인가?

 

  • ?
    돌베개 2011.05.22 06:36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로 돌베개를 베게 되면서, 오히려

    50년 넘게 믿어 왔던 내 신앙을 냉철하게 재고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성문밖 문등이와 같은 심정으로, 자연히 정들었던 고향생각이 먼져 나더군요.

    저 역시 각오는 어느정도 했었지만,

    고향 선배님들의 심려 가득한 충고에 고마움도 많았지만,

    철 모르는 애숭이들의 말 장난이

    제일 가슴이 아프더군요.


    빛의 아들로 이 세상에 오셨던 예수님께서도

    당하셨던 험한 길이건만,

    모든 것 개의치 않으시고, 

    깨우침의 말씀을 계속 올려 주시려는 

    사명자적인 용기에 깊은 경의를 올립니다.





  • ?
    바이블 2011.05.22 12:24

    빈배님! 죄송합니다.

     

    님의 글은 어떤이에게는 표층적으로 보인것이구요

     

    어떤이에게는 심층으로 보일것입니다.

     

    님보다 깨달음이 앞선이가 볼때 님의 글은 표층적 이야기라는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싶다고 쉽게 져지느냐를 따져 보셨나요.

     

    이런 심층적 상반 관계를 이해 하지 못하면 천국에 갈려고 하는 표층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이해 할수 없는것입니다.

     

    어린아이에게 너 왜 밥먹고 소화를 시키지 못하니,라고 하는것과 같은것입니다.

     

    심층 표층 따지기전에 왜 예수를 믿으면서 예수의 정신이 없는가에 대해서 아주깊이 통찰해 보면 인간의 죄된 본성과 무관치 않다는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 할수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야 하는것이고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다른차원에서 이해 하여야 하구요.

     

    .

     

     

  • ?
    팔복 2011.05.23 06:01

    마태복음에 잇는 팔복을 읽었습니다.

    천국이 있다 없다 표층이다 심층이다

    따질것이 없어 졌습니다.

    이곳에 글쓰시는 분 대부분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 같이 느껴집니다.

    입 만 살아 있는 사람들 같습니다.

    구더기 만도 못한 사람이면서 오묘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글쎄요.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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