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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6 11:59

누에 키우기

조회 수 284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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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누에를 키우는 것을 보았다.

뽕잎 위에 올라가서 스멀거리는 벌레들을 보며 몸이 움찔하고,,

그 이후로는 번데기를 먹는데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었다.


3주 전에 아들녀석이 어디서 상자를 들고왔는데 그 안에는 스멀거리는 조그만 누에가 한 3-40마리 있는게 아닌가

집안에 절대로 들여놓지 말라고 엄포를 주었더니 집 뒤쪽 그늘에 상자를 가져다 놓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아빠를 너무도 잘 안다

우기면 자기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강아지를 가져오겠다고 막 우기다 결국 가져왔는데 처음 반대하던 아빠가 이제는 그 개를 가장 좋아하고

병아리 키우지 말라고 우기던 아빠가 이제는 닭들과 같이 앉아서 노는 것을 아는 녀석이다.


저녁이 되니 아니나 다를까

누에가 거실로 들어왔다.

밖에서는 불안해서 못키우겠단다.


그래서 누에는 또 다른 식구가 되었다

이로 얻은 소득도 있다

집 앞에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잎 생긴건 영 뽕나무였다

집사람과 나는 이것을 두고 많은 말싸움을 했다

나는 뽕나무라고 했고

집사람은 오디가 열리지 않으니 뽕나무가 아니라고 했고

그런데 이 잎새를 누에가 먹는게 아닌가

그것도 무척 빠른 속도로,,,,소리까지 내 가면서

뽕나무가 틀림 없는 것 같다. 숫뽕나무일 수도 있고, 돌뽕나무일 수도 있고


지난 2-3 주일간 우리집 식구들의 중요한 일과중 하나는

누에를 구경하는 일이었다

그건 과학적 관찰이 아니라 아무 생각없이 마음을 비우고 누에를 보는 것이었다.

뽕잎을 갉아먹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저게 벌레인가? 아니면 돼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엄청 좋은 식성때문에


그리고 나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누에를 사랑하게 되었다


첫째, 냄새가 좋다...누에 상자에서는 무슨 차 혹은 한약냄새 같은게 나는데 나쁘지 않은 냄새다

둘째, 그 움직임이 좋다...서두르지 않고 어슬렁거리는데 아! 저게 평화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셋째, 나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어 주었다...징그럽던 누에가 내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는걸 깨달은 순간 나는 그들에게 사과했다


이 녀석들이 몇일 전 부터는 고치를 만들기 시작해서

벌써 20여개나 만들었다.

아주 하얀색, 누런색, 노란색 3 종류다.

아들 녀석은 어디서 상자를 가져다 종이로 칸막이를 해서 4개로 나눴다

나방이 나와서 메이팅을 하고 알을 낳는데,,올해는 같은 고치색갈의 나방끼리만 메이팅을 시키겠단다

내가 나방은 아주 싫어하는데 이걸 또 어떻게 넘어갈지 모르겠다.


이 참에 내가 죽였던 뱀들에게 사과드린다

초등학교가 들판을 사이에 두고 집과 2 K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오가며 논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적지 않은 수의 뱀을 만났다.

그 때는 떼뱀, 혹은 물뱀이라고 했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보기만 하면 돌을 던지거나 나무 작대기가 있으면 나무 작대기로 내리쳐서 죽였다

왜 그랬을까?

내게 전혀 해가 되지 않는 녀석들이었는데

오히려 들의 쥐를 잡아먹어서 농사에 도움이 되는 녀석들이었는데


잘못된 교육과 잘못된 사회적 관념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 아이들은 동물원 같은데 가면

전혀 거리낌 없이 뱀을 쓰다듬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그걸 못한다


우리는 얼마나 잘못된 생각들에 사로잡혀 사는가?

그것이 오늘 나의 화두이다.


  • ?
    passer-by 2011.09.06 12:21

    잘못된 교육과 잘못된 사회적 관념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 아이들은 동물원 같은데 가면

    전혀 거리낌 없이 뱀을 쓰다듬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그걸 못한다.

    우리는 얼마나 잘못된 생각들에 사로잡혀 사는가?

    그것이 오늘 나의 화두이다.
    ===============================================================

    동감합니다.

    한 실험에서 사회화되기 이전의 아기들은 실험쥐(모르모트)를 전혀

    겁내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무언가를 증오하는 것도 때론 학습된 것일지 모르지요.

    이방인들을 증오했던 유대인도, 그런 유대인을 증오했던 반셈족주의자도,

    무슬림을 증오했던 개신교도도 사실 상대에 대해 덧씌워진 그릇된 학습,

    무지와 오해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판단의 영향을 받았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
    김주영 2011.09.06 13:19

    재미있게 사시네요.

    이러다가 비단이라도 짜게 되는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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