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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23:54

가인과 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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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과 아벨



에덴을 떠난 아담과 이브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엄명(?)에 따라 거시기를 한다

그리고 두 아들을 얻는데 바로 가인과 아벨이다

사실로 말하자면

그 두 아들만 얻은 것이 아니라 930년간 낳고낳고 또 낳았다

그리고 그 아들 위에 다른 아들이 있었다고 나는 믿는다

창 4:14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이겠나이다”

창 4:16,17

“가인이 여호와의 앞을 떠나 나가 에덴 동편 놋 땅에 거하였더니

아내와 동침하니 그가 잉태하여 에녹을 낳은지라“

그리고 이브 이외에 다른 마누라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성경 상 두 여자를 거느린 선조를 라멕이라 부른다

라멕은 가인의 6대 손이다

그런데 셋의 6대 손은 에녹이요 9대 손은 노아이다

그래서 라멕은 오래 살던 그 시대 유명한 에녹과 거의 동시대 사람이다

하나는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하고

다른 하나는 처첩을 거느렸다고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컫는 셋의 자손이 6대에서 에녹을 얻었고

사람의 딸이라 일컫는 가인의 자손 6대에서는 두 마누라를 거느린 라멕을 얻었다

이렇게 여자를 많이 거느리려는 욕망은 세상 역사에서 흔히 존재한다

여자를 많이 거느린 야곱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뤘다


이방원은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이었다.

'서열'로는 왕이 될 수 없었지만 '능력'이 그를 왕으로 만들었다.

서열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한 형들을 제압하고 왕위에 오른 자기 자신의 경험 때문인지,

그는 자기 아들들 사이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까봐 노심초사했다.

그것이 결코 기우가 아니었던 것은, 장남인 세자 이제(훗날의 양녕대군)보다

셋째인 충녕대군(훗날의 세종)이 훨씬 더 유능했기 때문이다.

사관들이 포착한 '아버지 이방원'의 모습 중에서 세 장면을 클릭해보자.


태종 이방원이 "나도 내일모레면 50이야" 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는 자녀들이 아버지의 장수를 기원하는 파티를 열었다.

태종 13년 12월 30일자(1414년 1월 21일) 태종실록을 볼 때,

이 파티는 1413년 겨울부터 1414년 연초 사이에 열렸다.

세자 이제가 폐위되기 4년 전이었다.


이날 연회에서 노래와 시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평소 시에 조예가 깊은 충녕대군(당시 18세)이 아버지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그런데 그 질문이 상당히 깊이가 있었다.

사관들은 "(그 질문이) 심오해서 임금께서 가상히 여겼다"고 기록했다.

이 순간, 사관들은 이방원의 심리를 포착했다.

그들은 이방원이 충녕대군의 질문을 듣고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정작 충녕대군을 칭찬하지 않고 장남에게 눈길을 돌리는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이방원은 장남에게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너를 도와 큰일을 해낼 아이다."


그 유명한 삼국시대의 조조는

먼 길을 전쟁하러 떠날 때 그가 사랑하는 아들 조식이 써 올린 시 한 구절보다

내가 있으니 가족을 염려하지 말라는 큰 아들의 말에 더한 감동을 받아

나중에 똑똑한 작은 아들보다 서열에 의한 왕위를 정했다고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문제는 두 아들의 행동이다

저들이 아담의 장자냐 아니냐 하는 문제보다는

하나는 인본적인 신앙을 한 사람을 대표하는 사람이요

다른 하나는 신본적인 신앙을 한 사람을 대표하는 것이다

두 아들만이 존재했다는 말이 아니라 두 아들이 있는데

사상이 이렇게 다르더라 하는 말이다


태종은 셋째가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속마음을 단속했다.

옆에 있는 장남을 의식했고 지금 잘못 말했다가는 첫째가 셋째에게 질투심을 느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차 화가 생길지 모른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질문의 주인공인 셋째를 칭찬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옆에 있는 첫째에게 격려의 말을 했다.

앞으로 너를 도울 아이라고 말했다. 질투심을 느끼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태종 이방원이 아들들 간의 분쟁 가능성을 얼마나 염려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태종이 원하는 대로 셋째인 충녕대군이 왕이 되었는데 그가 바로 유명한 세종대왕이다


그런데 우리의 선조인 가인은 자신을 알지 못했다

동생에 대한 질투와 제사의 제물을 인정하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범죄로 쫓겨나서 고생시키는 부모가 싫었다

그런 두 형제의 우애를 지키지 못한 아담에게도 그 책임의 일부가 있다

“애들아 그러지 말라” 하고 말만 하던 엘리와 다른 게 뭘까?


가인의 주먹은 가까웠다

그래서 에덴이 보이는 바로 그 장소에서 살인을 한다

질투는 시앗도 돌아눕는다는데

그 대가로 아담은 900년을 울면서 보냈을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왕의 일거일동을 역사기록에 담고자 했던

'사파라치'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잔혹한 군주인 이방원'만 기억할 뿐

애잔한 아버지, 이방원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이방원의 부정(父情)이 포착된 사료를 읽을 수 있다.


그 대신 대대로 구전으로 내려오던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한 모세는

아담의 우유부단한 자녀 교육을 그대로 기록했다

우리 조상 참으로 한심하다고 여기지만

그게 바로 우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물론 자식을 지극히 사랑했다 하여 이방원의 살상행위가 덮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 대(代)의 골육상잔이 아들들의 대에 재현될까봐 노심초사한 이방원을 보면서

인간적 동정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즘 아버지들은 자식 사랑이 너무 넘친다.

그러나 얼마 전만 해도 아버지들은 사랑을 입으로 잘 표현하지 못했다.

태종 이방원도 그런 아버지였다. 하지만, 그는 아들들을 바라보는 애잔한 눈길을 통해

자신의 부정을 표현했는데 비록 폭군에 가까운 인물이었지만,

그는 아들들 앞에서만큼은 그저 한없는 약자에 불과했다.


우리가 읽는 성경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우리는 잘잘못을 자신의 생애에 접목시킨다

좋은 것은 실천시키고 나쁜 것을 거울삼는다.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오늘 우리는 또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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