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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3의 부표’ 아래 60m 길이 물체 있었다
KBS 기자·UDT대원 증언 통해 최초 확인… 용트림바위 앞

(진실의길 / 신상철 / 2012-02-28)


KBS 황현택 기자. 그와의 만남은 참으로 유쾌했습니다. 법원에 제출할 답변서를 들고 온 그를 서초동 법조타운 근방에서 만났을 때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첫 만남이었지만 여러 차례 전화로 의논해 왔던 터라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천안함 사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제3의 부표’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2010. 4. 7 KBS 9시 뉴스를 통해 보도된 3:38초 영상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 취재내용은 천안함 관련 모든 매체의 보도 내용을 통틀어 가장 핵심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취재해 낸 특종보도였습니다.

당시 문제의 보도가 나가자 국방부에서는 즉각 부인 성명을 내고 인터뷰에 응했던 당사자들에게 증언을 번복게 하였으며 KBS로 하여금 정정보도를 내도록 강요합니다. 그리고 이후 그 뉴스 영상은 KBS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어 사라져버립니다.

하지만, 영민한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사전에 중요한 영상을 잘 녹화해 두었다가 정말 필요할 때마다 적재적소에 올려주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아래 영상이 바로 2010. 4. 7 KBS 9시 뉴스로 보도된 내용입니다. 한번 보시지요.

▲ 2010. 4. 7 KBS 9시 뉴스 <다른 곳에서 숨졌다>

저 보도가 나간 이후 KBS는 국방부의 입장을 전하는 <반론보도>를 내었으며 당시 백령도에서 취재를 하였던 기자들은 방송통신위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KBS 경영진은 취재기자들을 징계의 성격으로 한적한 지방으로 전출시켜버립니다.

그렇게 되자 2010. 4. 7 <한 준위, 다른 곳에서 숨졌다> 보도는 천안함 관련 KBS 최고의 특종이었음에도 마치 <오보>였던 것처럼 비춰지고, 당시 취재기자들은 젊은 혈기에 무리한 보도를 한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일단 국방부의 대승으로 끝나는 듯합니다.


난항을 겪은 제5차 & 제6차 공판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의 공판은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으나 ‘제3의 부표’와 관련된 증인들이 나오는 제5차 공판에 이르자 재판이 난항을 겪기 시작합니다.

관련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기를 꺼리거나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아예 병원에 입원해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제3의 부표’ 문제는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몇 차례의 연기 끝에 열렸던 지난 1월의 제5차 공판에서는 88수중개발의 현장 책임자가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함으로써 ‘함미 인양 후 저수심 지역으로의 이동’과 관련 매우 중요한 정황자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또 다른 증인이었던 이헌규 UDT 동지회 회원은 끝내 본인이 거부하여 나오지 않았고 KBS 황현택 기자는 회사의 사정상 법정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전해 왔습니다. 하여 황 기자에 대하여는 질문지를 보내어 진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게 됩니다.


제3의 부표 아래 60여m 물체가 존재했다

황현택 기자가 제출한 자료와 진술서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이 담겨 있으며 국방부의 주장처럼 오보를 낸 것이 아니라 세 기자 모두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취재를 하였으며 매우 신중하게 결론을 내어 보도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1. KBS 취재팀은 UDT 대원들과 상당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함께 지냈다

2010. 4. 1일부터 열흘간 백령도에 머물었던 KBS 취재팀들은 UDT 동지회원들에게 함수와 함미 수중촬영을 부탁하기 위하여 활동 초기부터 함께 숙식을 하며 상당한 신뢰관계를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자 UDT 회원들 역시 자신들의 활동을 KBS에 줄곧 공개했고 군의 천안함 수색작전 방향을 간접적으로 전달해 KBS 보도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2. 제3의 부표가 있는 위치와 함수의 위치는 분명히 다르다

제3의 부표는 용트림바위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함수와 함미는 그로부터 상당히 먼 거리에 있음은 당시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 누구나가 확인하여 알고 있던 사안입니다. 그리고 국방부의 공식발표 역시 제3의 부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위치는 참고부표라고 둘러댑니다. 또한, 며칠 후 제3의 부표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 함수 크레인이 자리를 잡음으로써 제3의 부표는 함수가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됩니다.

▲ 백령도 용트림 바위와 UDT 동지회 전우들이 故 한주호 준위 추모제를 지낸 전망대 부근 모습(2010. 가을) 

3. UDT 동지회 회원들은 제3의 부표 아래에서 작업하였다

UDT 동지회 회원들은 제3의 부표 아래에서 작업한 것에 대해 아무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 작업을 하였고, 그곳은 한 준위가 발견하여 직접 부이를 설치한 곳이며, 그곳에서 한 준위가 순직했노라고 분명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UDT 대원들은 그곳이 함수라고 말을 합니다. 이것은 그들의 착각인지 아니면 어느 지휘관으로부터 <이곳이 함수다>라는 지침을 강력하게 받은 것인지 그것은 알 수 없으나 제3의 부표 아래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UDT 동지회 회원들은 자신이 <함수>에 들어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3의 부표와 실제의 함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취재진들은 <UDT 동지회가 지목한 함수>와 <해군이 지목한 함수>로 나누어 구분하자니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UDT 동지회원들이 지목한 <함수>는 당국이 지목한 <함수>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제3의 부표>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진술합니다.

4. UDT 동지회원, 제3의 부표 아래에서 60m 구조물을 보았다

기자는 보도 하루 전 UDT 동지회 회원과 전화 인터뷰를 하는데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됩니다.

<길이 60여m의 물체가 수심 20미터 이하에 침몰하여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론된 적도 보도된 적도 없는 새로운 사실입니다. <제3의 부표 아래에서 구조물을 보았다>는 내용은 나온 적이 있지만 <길이 60여m>라는 구체적 증언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UDT 동지회원이 들어간 곳은 제3의 부표 아래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함수와 비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지만 참고로 절단된 천안함 함수의 길이는 47m 정도 됩니다.

이에 대해서 국방부는 어떠한 반론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UDT 동지회원이 들어간 곳은 분명 함수의 위치가 아니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한 것이고, 그 속에서 60여m 물체를 보았다는 것에 대해 어떠한 논리로 해명할 수 없는 것이지요.

5. UDT 동지회원들의 불편한 마음

UDT 동지회원들은 4월 3일 용트림 전망대에서 故 한주호 준위 추모식을 갖습니다. 그때 추도사를 읽는 정철 UDT 동지회 대전지회장은 뼈있는 말로 추도사를 시작합니다.

“한 준위가 설치한 부표를 바라보면서 추도사를 읽겠습니다.”

참고로 실제 함수가 있는 위치는 전망대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망원경으로 보아야 할 정도로 먼 거리에 있습니다.

6. 취재진은 제3의 부표와 함수위치에 대해 여러 차례 확인하였다

KBS 취재기자들은 UDT 동지회원들에게 여러 차례 반복해서 위치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거리가 얼마가 되느냐,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바다 중간쯤은 아니냐 등등 질문을 합니다. 게다가 저번에 저희랑 보면서 확인한 그 자리가 맞느냐는 등 수차례에 걸쳐 위치 확인을 합니다.

그때마다 UDT 동지회원들은 확인해 줍니다. 용트림 바위에서 불과 1킬로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가까운 곳이라고 확인해 주며, 그 아래에서 그들이 잠수하여 작업을 하였음을 확인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취재진들이 확보하고 있는 녹취록만으로도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할 것입니다.

7. 국방부에 굴복한 KBS 경영진, 유능한 후배 기자들을 징계하다

황현택 기자가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서 강한 의문과 함께 분노가 일었습니다.

마치 2010. 4. 7 보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끄러운 논란을 마치 예상하기라도 한 것처럼 여러 번 거듭된 확인과 크로스체크,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증거채증과 녹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백데이터를 확보해 놓고서도 왜 국방부의 무논리 주장과 압박 앞에 KBS 경영진이 무릎을 꿇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3의 부표’와 관련한 KBS 9시 뉴스 보도는 천안함 사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자정신이 빛났던 취재였으며 훌륭한 보도였습니다. 그럼에도, KBS 경영진들은 국방부의 횡포 앞에 비굴하게 굴복했으며 참으로 유능한 후배 기자들을 방통위 소환대에 서게 하고 지방으로 전출시키는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맺으며

머지않아 조작과 왜곡을 주도한 국방부는 국민의 심판대에 서고, 참으로 빼어난 취재를 하였던 황현택, 최영윤, 이병도 세 분의 기자는 국민의 박수를 받게 될 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지방으로 전출되었다가 다시 여의도로 복귀한 분들이 이 글로 인하여 다시 불이익을 받게 될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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