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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의 묘소가 있는 경북 칠곡군 낙산리 현대공원 12일 오후. 칠곡/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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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의 주인공 신애(전도연)는 아들이 유괴돼 살해되는 큰 고통을 당한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종교(개신교)로 극복하고 범인을 용서하려고 꽃을 들고 교도소를 찾는다. 신애와 마주 앉은 살인자는 자신은 이미 하나님한테 용서를 받았다고 여유롭게 말한다. 신애는 “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를 할 수가 있어요”라고 울부짖는다. 피해자가 용서를 하지도 않았는데 가해자가 용서를 받았다는 말을 신애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9월9일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발언해 여론이 악화되자, 13일에는 “인혁당 유가족이 동의하면 뵙겠다”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 당시(1975년)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노릇을 했던 박 후보의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은 영화 <밀양>의 유괴범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은 이유도 모른 채 사랑하는 아버지, 남편, 아들을 잃고 ‘빨갱이 가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30년 넘게 숨죽여 지내야 했다. 피해자인 고 송상진의 부인 김진생(84)씨는 지난 9월13일 인혁당 사건 피해자 4명의 묘소가 있는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에서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지 애비가 책임을 져야지 왜 역사에 맞깁니까?” “만나면 뭐합니까? 죽은 사람이 살아서 돌아옵니까?”라고 되물었다.
칠곡=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끔 "내가 박근혜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당시 박근혜는 실질적인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는데,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발언 자체가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직 박근혜는 어린아이의 때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공감하는 능력이 꽝'이거나.
아니 너무 대범해서 그런 것인지도.^^;; 여장부답습니다. 자고로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이는 수 만 명이 눈앞에서 죽어 나가도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 뭐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박근혜, 육영수 여사. 참 평범하지 않은 문제적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