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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7 07:11

상병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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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군대에서 상병으로   제대를 사람인가보다 했다.
한편을 읽고는 천재가 그렇듯이 약간 모자라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다.
흑백으로만 남아있는 그의 사진을 보고는 막걸리가 통째로 쏟아지는 술주정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저잣길의 지겟군 같고 엿장수 같아 보였다.
볼수록 정이드는 그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그의 주정들이 내 가슴에 작은 도서실을
하나 만들어 가고 있다.
소리꾼 장 사익의 소리로 그의 주정을 듣다보면
주정뱅이 보다 못한 내 신분 (그리스도인) 에 기스가 난다.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은 그의 손을 잡게 된다.
그가 돌아가는 하늘은 우리가 욕심내는 그런 하늘이 아니라도
그의 그 하늘이 오늘은 내 속에서 욕심을 내게 한다.
님이여!
나 그대가 좋아서 자주자주 님의 안방에 드나듭니다.
오늘은 민초에도 님이 끓인 울릉도 엿가락 같은것 하나 올려 봅니다


                                

  귀천

                                                           - 천상병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내는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해설> - 정끝별· 시인

   영화 ' 박하사탕' 에서, 돌아갈 없는 설경구는 철교 위에서 하늘을 향해 절규한다. " 다시 돌아갈래." 그러나,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 ' 있는 사람이다. ' ' 하늘이라면 그는 천하무적으로 세상을 주유하는 사람이다. 하늘을 믿으니 땅에서는 깨끗한 빈손일 것이다. 하늘을 믿는데 들고 달고 품고 다닐 없다. 그러니 새벽빛에 스러지는 이슬이나, 저물녘 한때의 노을이나, 흘러가고 흘러가는 구름의 손짓 등속과 한패일밖에.

   "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라며 스스로를 '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 ' 행복') 일컬었던, 왼쪽 얼굴로는 울고 있던 시인, 천상병!(1930~1993) ' 귀천' 1970 발표 당시에는 ' 주일( 主日)'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었다.

   그의 시는 ( ) 바닥을 쳐본 사람들이 갖는 순도 높은 미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의 언어는 힘주지 않고, 장식하지 않고, 다듬지 않는다. ' 단순성으로 하여 성숙한 ' 했던가. 시에서도 그는 인생이니 삶이니 사랑이니 죽음이니 하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도 무욕이니 초월이니 달관이니 관조니 하는 말로 설명하지 말자. 이슬이랑 노을이랑 구름이랑 손잡고 가는 잠깐 동안의 소풍이 아름답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가볍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그러니 소풍처럼 살다갈 .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전도유망한 젊은이였으나 ' 동백림 사건'(1967)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고 심한 고문을 받았다. 후유증은 음주벽과 영양실조로 나타났으며 급기야 행려병자로 쓰러져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 친지들에 의해 유고시집 ' '(1968) 발간되었는데, 후로도 천진난만하게 25 년을 살다 갔다. "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영혼의 터에/ 새날이 , 새가 울고 꽃잎 때는, / 내가 죽는 / 다음날" 이라고 노래했던 그는 분명 새가 되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외롭게 살다 갔으니, 자유롭고 가벼운 새의 영혼으로 다시 태어났을 것이다. "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마리 "(' ')!

< 출처> 2008.01.28 / 조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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