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포함한 10대 여학생들과 스마트폰에서 음란 채팅을 하고 해당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20대 병원 방사선 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피해 여학생들은 성인 인증 절차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았으며 채팅을 시작한 뒤 피의자의 성적 요구에 순순히 응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도 의왕경찰서는 통신매체이용음란과 협박 등의 혐의로 A(26)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월 자신이 근무하는 모 병원 사무실에서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초등학생인 B(11)양을 만났다. 자신을 "일본에 유학 다녀 온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B양과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한 뒤 동영상 전송이 용이한 스마트 폰 메신저(카카오 톡)를 통해 자신의 은밀한 부위 사진을 찍어 보냈다.
이어 A씨는 B양에게 음란 동영상을 따라하는 영상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고 B양은 요구대로 자신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A씨에게 전송했다.
동영상 전송 이후 A씨의 요구가 점차 노골화되자 B양은 A씨를 자신의 카카오 톡에서 수신 거부 하는 등 연락을 끊었지만 A씨는 카카오 톡 탈퇴 후 재가입하는 방법으로 B양의 아이디에 접근해 "자신이 시키는대로 동영상 10번을 찍어 보내면 널 놓아주겠다"고 협박해 변태성 음란 동영상을 계속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협박에 B양은 "미안하다. 어떻게 하면 되겠냐"며 지난 3월까지 2~3일에 한 번씩 A씨의 요구대로 음란 영상을 찍어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연히 딸의 스마트 폰을 통해 A씨로 부터 전달된 글을 본 B양의 부모가 이상하게 여겨 B양을 추궁하는 한편 경찰에 신고를 해 A씨는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양 이외에도 C(16)양과 D(19)양 등 중,고등학생 3명과 음란 채팅을 했으며 사진과 영상을 빌미로 이들을 협박해 변태 음란 동영상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에서 어플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다운받아 사용했다"는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그렇게 어린 학생인 줄 몰랐는데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처음만난) 해당 채팅 어플리케이션은 성인 인증 없이 설치만 하면 자동으로 랜덤 채팅이 되고 이를 통해 성매수 등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음란 채팅이 어른은 물론 초등학생 등 10대 청소년에게까지 암암리에 퍼져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친구들의 소개로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았으며 A씨와 음란 채팅을 시작할 당시 큰 거부감 없이 자신의 나체 사진 등 음란 영상을 전송해줬다.
B양은 경찰에서 "장난 삼아 들어갔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채팅을 한 게 후회된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해당 채팅 어플리케이션의 삭제와 성인 인증 강화 등을 관계기관에 요구하는 한편 김 씨에 대해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노컷뉴스
4 일 서울 마포 공덕동 거리에서 만난 중학생 김모(16)군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화면을 들여다 보자 이 같은 비속어가 섞인 대화 내용이 나왔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 거리낌 없이 욕설을 주고 받는다"며 "카톡에 욕설을 입력하지 못하게 하면 욕설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좀 순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에서 대학생을 살해한 10대 청소년들의 범행 동기가 온라인 공간에서의 험담으로 인한 다툼 때문으로 밝혀지면서 온라인 공간의 무례와 막말 등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욕설을 가장 많이 하는 때는 친구들과 놀 때(53.1%)와 인터넷 께임이나 채팅을 할 때(17.4%)다. 하지만 온라인 메신저 등에서 막말을 여과할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개××', '씨×' 등의 욕설을 쓰고 전송 버튼을 누르면 경고 메시지도 없이 바로 전송된다. 다른 온라인 메신저도 마찬가지다.
일 부 메신저는 최근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우려해 '은행', '계좌', '입금' 등의 단어를 전송하면 '금전 피해사례가 빈번하니 금전요구시 전화로 반드시 확인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가상 공간에서의 욕설 사용에 대해 경고를 보낼 방법이 있는데도 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욕설 입력 제한과 경고메시지로 가상공간 막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한 번 더 생각해 표현을 순화하도록 하거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는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