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서 2년간 살다가 이사 온 곳이 라스베가스였습니다.
그때 처음 가진 직업이 꽃 배달이었었죠.
그런데 꽃집이 불이 나는 바람에 난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되었었죠.
참 그 기분 희안하더라고요.
그 꽃집 바로 옆에 조그만 꽃집 소매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절 오라고 했습니다.
그 꽃집은 너무 작아서 가게에 상주하는 여 종업원 하나만 두었습니다.
그리곤 꽃 배달원으로는 나 한사람 밖에 없었죠.
그 여 종업원(?)이 게이었습니다.
몸무게가 130Kg은 넘었을 겁니다.
난 그 여자(?)랑 안식일만 빼고는 매일 만났습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지나’인데 사실 나보다 더 남자같이 생겼습니다.
나는 글쎄요, 전 여성스럽다기보다는 좀 어린아이스럽다고 할 수 있을까요?
교인들이 자주 “도대체 최목사는 어른인지 어린아인지 모르겠어, 정말.”했던 거 보니까요.
예수님은 어린아이 같아야 하늘에 갈 수 있다고 하신 것 같은데...
하여튼 지나는 ‘제리(톰과 제리에 나오는 제리)’라고하는 이름을 가진 나를 되게 이뻐했습니다.
지나는 내게 굵은 바리톤 목소리에 여성미를 가미한 목소리로 “제뤼~~”라고 불렀죠.
난 지나를 한 번도 남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 스스로 너무 자연스런 여자였으니까요.
뭐 논쟁 이런 분위긴 하나도 없죠.
지나의 친구들은 전부 게이였습니다.
내가 꽃가게를 갈 때마다 그들이 항상 가게에 있었습니다.
특히 일요일날 많이 왔습니다.
난 거기서 신기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좀 우습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게이들도 전신(?) 게이, 부분(?) 게이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게이는 항상 상체만 여성으로 꾸밉니다.
밑에는 청바지에 그냥 남자 신발을 신습니다.
어느 일요일인가 그를 봤는데 상체를 신부처럼 꾸미고 왔습니다.
면사포까지 쓰고 말이죠.
참, 내가 살다가 별 경험을 다 했죠.
전부 게인데 나만 게이가 아닌 경험...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그러셨을까요?
죄인들만 사는 틈 속에 죄 없는 사람이 사는 느낌?
그렇다고 게이들이 죄인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난 그들하고 지내면서 참 이 사람들은 법 없이도 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기때문입니다.
내가 일하는 동안 이들이 싸우거나 남을 괴롭히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하는 행동을 본적이 없습니다.
어떤 경로로든 이들이 무슨 범죄에 연루된 적이 있다는 이야길 접한 적이 없고요.
나는 이들에게 He, His, Him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She, Her, Her를 썼죠.
그들과 있다 보니깐 그들의 세계를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한번은 그들의 가족(?)에게 꽃 배달을 간 적이 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우범지대에 속한 곳에 살고 있더군요.
꽃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니까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전부 남자들이었는데 가족의 필수적인 구성원이 다 갖추어져 있다고 할까 라는...
꽃을 전달해주면서 저 사람은 시아버지(?), 저 사람은 시어머니(?)...
정말 잊을 수 없는 건 딱 한국 시골 아주머니 복장을 한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한복 같은 긴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난 한국 동화 ‘해님, 달님(?)’에 나오는 호랑이가 생각이 났습니다.
“떡 주면 안 잡아먹지” 하면서 말이죠.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평화스럽고 착했습니다.
정말 저를 잘 대해주었습니다.
그들은 성적 소수자(?)인 나에게 무례를 행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느끼기론 그 사람들은 동성에 성적흥분을 추구하는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자신이 여성이면 그만인 사람들인 것 같았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들은 남들이 자기네를 어떻게 생각을 하던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그냥 그들만의 캡슐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평화롭게 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위한다고 동정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조차 그들을 욕하는 사람과 별반 다름이 없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떨 때는 말이죠...
내가 만약 게이라면 내 문제를 놓고 싸우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칠 것 같기도 합니다.
“제발 저 좀 가만히 좀 내버려 두세요~~! 제발...”
내가 얼마 전에 그 꽃 가게가 있던 메릴랜드 파크웨이하고 데졋인이 만나는 거리에 가봤는데 그 꽃가게가 없어졌습니다.
난 걱정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다 어디 갔을까?
요즘 먹고 살기 힘든데 어디 돈벌이나 잘 하고 살고 있을까?
그 욕심 없는 사람들이...
그러고 보니 내가 그만 둘 때 못 받았던 내 꽃 배달 값 139불도 생각이 나네요.
그 가게 주인은 게이가 아니었는데 나중에 식사라도 하면서 준다고 했는데 식사도 안 사주고 139불도 끝내 안 주었습니다.
그게 6년 전 일이라 이젠 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꽃 가게 주인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나는 왜 그때 지나와 그 친구들을 보고 성서적, 예언의 신적, 과학적,... 이런 생각을 못해봤을까요?
내 관심사는 그냥 오늘 꽃 주문이 몇 개가 왔을까? 밖에 없었는데...
난 지금도 항상 남루한 곤색(?) 옷만 입고 “제뤼~~”라고 부르면서 닭다리를 내 손에 쥐어주던 지나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이 많은 관계로 그냥 그들이 그립고 해서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이 땅에선 이젠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는데...
죄 많은 나도 그들을 이렇게 그리워하고 사랑하는데...
예수님은 그 진아를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예수님 재림하시는 날 물어봐야겠습니다.
내가 수십 년째 기도를 해도 이 땅에서는 항상 묵묵부답이시니깐...
2012년 5월 23일 수요일 밤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보다가 지나와 그의 친구들이 생각이 나서...
(내가 하루에 한 번씩 꼭 들르는 사이튼데 우연히 트렌스젠더들의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의 의견도 참고하시면 토론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이 간혹 듣기 거북한 표현들도 하니까 참고하시고 들으세요.)
http://www.sfkorean.com/servlet/JMBoard?tablename=brd_humor&mode=view&boardpage=1&searchword=&searchscope=&category=&no=37279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제발 저 좀 가만히 좀 내버려 두세요~~! 제발...”
글쎄요..
저도 게이친구들이 몇 있는데
다른건 몰라도 합법적인 결혼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다수인 이성애들보러 가만히 내버려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결혼하기 위해서
절대 다수인 이성애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투표때 동성애 합법 결혼에 한표 꼭 찍으세요.."
지나는 분명히
최종오님에게 그렇게 부탁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