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6월 23일
아이다호 주 Coeur d'Alene (코-ㄹ 딜레인 이라고 읽습디다) 에서 열린
Ironman (철인 3종경기) 에 참가했습니다.
수영 2.4 마일 (3.86 km)
자전거 112 마일 (180.2 km)
풀 마라톤 26.2 마일 (46.2 km)
주님의 은혜로 완주했습니다.
뭐 이런데서 하기는 쑥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민초스다가 제가 인터넷에서 속해 있는 몇 안되는 공동체라서 가족같이 느끼는 곳이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전해드립니다.
혹시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한 목표와 도전에 조금이나마 자극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다음은
제 동창회 사이트에 올린 글 둘입니다.
올해 50입니다.
민초스다 여러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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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아다시피
나 두부살이잖니
아직도 그래.
운동신경도 둔하고.
날렵하지도 못하고.
특히 공을 가지고 노는 건
영 젬병이다.
어려서 축구도 못했고
그래서 학교다닐 때 체육대회에는
늘 빌빌 거렸고
대한민국 사람들 다 잘하는
탁구도 못쳤고
남들은 잘들 치두만
나는 아무리 해도 테니스도 잘 안되고 (광식이가 잘 알지)
그래서 골프는 시작도 안했다.
Endurance Sports 는
운동신경과는 상관 없고
혼자 하는 거니까
못하면 같이 치는 사람에게 미안할 일도 없고
그래서 하게 됐다.
의대 다닐 때
시카고 어느 교회 장로님이
마라톤을 뛴다 하더군
나도 해봐야 겠다 하고
일마일 뛰었는데
몸살이 났다.
역시
나는 운동체질이 아니구나
특히 달리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니구나
확인했지.
몸을 사용해서 하는건
나는 아니구나. 역시...
서른 여섯살 되던 해
도저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 생각되어
동네 10k 대회 출전했는데
재미 있었다.
당시 아틀란타 살았는데
교회에 붐을 일으켜서 (마리에타 교회)
이십여명 같이 출전하고 그랬다.
그러다가
별 생각 없이 마라톤 등록하여
(하프 마라톤도 뛰어보지 않고)
2000년 3월에 처음으로 LA 마라톤 뛰고 나서
꾸준히 뛰고 있고
삼종경기는
수영 자전거 하는게 멋있어 보여서
칠팔년 전 동네 올림픽 삼종
(오세훈이가 했다는 거. 오세훈은 철인 아니다
철인 삼종 아닌 올림픽 삼종이지
1.5 km 수영, 40 km 자전거, 10k 달리기) 을 시작했고
이리 저리 하다 보니 또 이렇게 됐다.
나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그냥 해야 되겠다 생각하면
일단 돈 내서 등록부터 하고
돈이 아까우니까 연습해서 하고
그런 동키호테 형이다.
힘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지
까짓거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안되려고...
그래서 어떤 대회든
아직도 한번도 중간에서 포기한 적은 없다.
이번에도 새삼 느꼈지만
뭐든지 훈련하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대회를 목표로 하면
아무래도 훈련을 해야 하니까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다.
하고 싶다.
해봐야 겠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마음이 가면
몸이 따르지.
이번 경기에서도 보았지만
남녀 나이 체격 체형과 상관 없이
각양의 사람들이 철인삼종에 나오더라.
중년을 지나
초로에 접어드는 우리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건강하게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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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16분
(Coeur d'Alene 철인 3종경기
화보는
다음을 링크해 보시오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은 세계 일류 프로들이다.
자전거도 우리 타는 것과는 수준이 다르지^^)
http://www.ironman.com/media-library/images/galleries/ironman-coeur-d-alene-2013-photo-gallery.aspx#axzz2XATTTpIy
아침 여섯시 47분에 물에 들어가서
마라톤 골인한게 밤 열시 3분이다.
17시간안에 들어오면
공식적으로 finish 한 걸로 기록된다.
수영:
죽쒔다.
워낙 가장 약한 부분이라
그냥 완영하는 것만 목표로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완전 실패다.
풀장에서 연습할 때는 한시간 35분까지 끊어 봤거든
호수에서 수영은 또 다르지. 목표물까지 직선으로 가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야.
wet suit 입고 하는 것도 다르고
그래서 한시간 45분에서 50분을 목표로 했는데
웬걸
2시간 10분 걸렸다!
2시간 20분이면 실격이다.
다들 끝나고 나가고
그 드넓은 호수에
앞에 아무도 안보이는데서
혼자 수영했다.
봉사원에게
'내 뒤에도 사람 있소?' 했더니
'plenty!' 그러더라만
몇명 안되었을 거다.
수영 끝나고 나오니까
혀끝에 혓바늘이 돋았더라
눈 뜨고 있는 중에 혓바늘 난건
생전 처음이다.
자전거:
자전거 연습은 많이 했었다.
3종경기는 전체 시간의 반을 자전거 위에서 보내야 하니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서.
경험자들이 가장 중요한 건 페이스 조절이라고 하더라.
힘 아끼고 적당히 타는 전략이 주효해서
즐겁게 탔다.
수영이 늦어서 맨 꼬래비에서 출발하여
야금 야금 한사람 한사람씩 추월해 가는 맛에
즐거웠다.
달리기:
이래뵈도 마라톤은 서른 댓번 뛴 짬밥 실력이 있잖냐
기백명 추월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후미에 속하는 수준이지만 그런 재미도 있더라
마지막 8마일 정도는
찬미를 크게 부르며 뛰었다.
노래하며 뛰는 넘은 나밖에 없더라.
계속 추월하며 가니까 다들 부러워하고 ㅋㅋㅋ
딱 한사람에게 추월당했다.
결승라인을 반마일 남겨 놓고
어느 젊은 넘이 앞서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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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펑크 안나고
배탈/설사 안나고
다리에 쥐 한번도 안난 것
정말 다행이다.
아이팟, 라디오, 쎌폰 기타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
사진은 못찍었다.
상업사진사들이 요소요소에서 찍은 사진이
나중에 나오면
혹시 올릴지 모르겠다.
Wow Wee!!!
Congratulations!!
정말 대단 하십다!!
님에게 그런 놀라운 성공을 주신 하나님께 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