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오늘은 기일입니다.
형들 누나들은 모여 예배와 음식을 나눕니다.
저는 또 못 가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
해가 갈수록 더 그리워집니다.
무던히 많은 자식
늘 허허하게 대하시던 일들과 사람들
묵묵히 모든 것을 버텨 주시고
중요한 때마다 중심에 계시던 그 모습
아버지,
세월이 갈수록
허리가 휘어지며
뒷모습을 더 보이시던 아버지
글씨도 휘어져 가물 할 때까지 안부를 적으시고
염려와 기도하시던 아버지
그렇게 자식들의 길을 지키려 했습니다.
아버지,
강하시던 힘 끝에 신에게 의탁하시고
마지막 숨으로 기도하고 쉬는 것이
당신이기에 하셨습니다.
당신의 꿈과 기도가 이루어지도록
불초는 무릎 꿇습니다. (17)
저도 어제 오늘 아버지 생각이 참 많이 나더군요.
너무 조용하고 표현안하던 성격에
술만 드시면 이제 까지 안하던 얘기 또 하고 또 해서
귀를 틀어 막고 싶엇는데
이젠 그것마져도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