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주말 78년의 그의 일생에서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연방 상하원 합동 연설, 유엔 연설, 그리고 100만 명이 모인 필라델피아 미사 집전을 통해 그는 역대 교황 중 최고의 인기를 확인했다. 환경 보호와 이민자 권익 옹호, 성범죄 규탄과 반성 등 많은 발언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미국인들의 가슴에 와 닿은 것은 가난한 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였을 것이다.
유대의 이름 없는 목수가 시작한 기독교가 전 세계 최대 종교로 성장한 원동력이 약자에 대한 배려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들었고 여기 끌린 소외 계층이 몰려들면서 세계 종교로 발돋움했다. 약자를 돕는 것은 단지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무다. 문제는 기독교 출현 후 지난 2000년간 세상에 나온 수많은 사상과 이념과 제도 중 가난한 사람을 가장 많이 구제한 것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정답은 자유 시장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 경제 체제다.
예수 출현 이후 1750년 산업 혁명 이전까지 세계 인구는 3~5억 선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18세기 후반부터 200년 동안 3배가 늘고 그 후로는 15년마다 10억씩 증가해 현재 70억 명이 넘은 것이다. 갑자기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아서가 아니다. 산업혁명과 시장 경제가 창출한 식량과 부와 기술이 가난과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려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본주의는 예나 지금이나 지식인들의 비판의 대상이다. 자본주의는 부의 불평등한 분배라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가난 퇴치도, 환경 보호도, 시장 경제를 통한 부의 창출 없이는 불가능하다. 노동자의 극심한 빈곤과 최악의 환경오염은 영국과 미국이 아니라 구소련과 동구권 등 공산권에서 일어났다. 반면 빈곤을 없애고 평등을 실현하겠다던 공산주의는 ‘빈곤의 평등’만을 실현한 채 사망했음에도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교황은 어째서 1,000만 명이 넘는 밀입국자가 자신이 “악마의 똥”이라고 부른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미국에 건너와 살고 있고 지금도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기 바란다.
- 9/29/2015 일자 미주 한국일보에서 -
내가 아는 우리 교인들
비공식으로 비행기타고가서
주저 앉은 사람들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