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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수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알려준대로

          다섯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 속에 준비해둔 다섯살 대신

          일곱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父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 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 일이다.

         그렇게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 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 주신 것 이었다


          지은이 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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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원일 2015.12.01 21:24
    눈물...
  • ?
    이슬 2015.12.01 21:48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에는 늘 바쁘시고 사랑표현을 안하셨습시다. 돌이켜 보면
    아버지의 힘들었던 여러 일들을 떠올리며 감사와 연민을 자아내며 눈시울을 적신일이
    한두번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자라날때는 사랑표현을 안하시고 같이 시간을 보내주지 않는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몇일전에 방문했을때, 저를 가는곳마다 따라다니시고 하시는 모든 말씀과 행동이 사랑의 언어였습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사의 눈물을 눌러야만 하였습니다.

    아버지의 대한 글을 읽고 계속 물줄기가 볼을 타고 내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Bless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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