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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디 2014.10.20 00:07
    표현의 자유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삐뚤어진 이중잣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은 어제(16일) 아주 기발하고 재기 넘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정의당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정부의 사이버 사찰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삐라를 노란 풍선에 매달아 청와대를 향해 날리는 '대박 삐라 살포' 퍼포먼스를 벌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 했던 것처럼 삐라에는 역시 삐라가 제격임을 정의당은 영민하게도 알아차렸다. 정의당의 퍼포먼스는 확실히 탈북자 단체의 그것과는 달라도 아주 달랐다. 경쾌하면서도 아주 유쾌하고 시의적절하기까지 했다. 그 결과 탈북자 단체가 날린 삐라는 고사총탄의 표적이 되었지만 정의당이 날린 삐라는 국민들의 호응과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오는 25일에도 삐라를 날려보내겠다고 공언한 보수단체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심상정 원내대표는 퍼포먼스를 마친후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녀는 "정의당이 개발한 청와대와 소통 방법, 어떠세요? 청와대 벽이 너무 높아 부득이 삐라를 날려 보내니, 박근혜 대통령께서 꼭 읽어보시고 청와대 밖의 민심 살펴보시길…."이라는 소회를 남기며 구중궁궐에 갖혀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를 꼬집었다. 물론 심상정 원내대표의 바람은 희망에 그칠 공산이 크다. 광화문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는 탓에 삐라는 30m까지 날아간 뒤 수거되었고, 현재 ASEM 회의 참석차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퍼포먼스의 내용이 전달될 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정의당의 '대박 삐라 살포' 퍼포먼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의사표현을 통제•감시하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정부와 국가기관의 권력남용과 기본권 침해의 부당함을 알리는 방법으로서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이다. 사실 박근혜 정부의 일관성없는 국정운영과 이중성을 비판하기에 이보다 더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도 없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삐라는 검열로부터 자유롭고 감청과도 무관하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사이버 검열에 불안과 위협을 느끼고 있었던 국민이라면 삐라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삐라야말로 표현의 자유에서 정부의 공인을 받은 몇 안 되는 의사표현 중 하나가 아닌가.

    이 불안한 시대에 고향에 두고온 동포들 생각에 목숨 걸고 삐라를 날린 탈북자 단체와 삐라는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임을 확인시켜준 정부, 그리고 탈북자 단체와 정부의 행태를 품위 있고 재기 넘치게 꼬집은 정의당에 고마움을 표한다. 특히 정의당은 진정한 패러디의 진수를 선보이며 정치정당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필자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삐라나 한 묶음 노란 풍선에 띄워 날려 보내야겠다. 표현의 자유는 소중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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