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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박근혜의 민주주의 ‘불복’이다 촛불과 노동자 요구·투쟁 결합으로 맞서자

김문성ㆍ전지윤

<레프트21> 109호 | 발행 2013-07-29 | 입력 2013-08-10

문제는 박근혜의 민주주의 ‘불복’이다

유신 되살리기, 유리지갑 털기에 촛불과 노동자 요구ㆍ투쟁 결합으로 맞서자

역시 구제불능이다. 촛불에 대한 박근혜의 대답은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이었다. 김기춘은 원조 공안검사로 유신헌법을 기초하고 부정선거와 정치공작에 도가 튼 자이다. 한홍구 교수의 지적처럼 이것은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 임명한 민정수석 홍경식도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직속 선배다. 늙은 군장성과 공안검사 출신들을 앞세우는 박근혜 ‘어버이연합’ 스타일은 이로써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취임 다섯 달 만에 이토록 노골적인 반동적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은, 박근혜의 자신감이 아니라 위기감을 짐작케 한다. 벌써 통치의 정당성이 사라지면서 믿을 건 주먹과 몽둥이만 남은 것이다.    

박근혜에 대한 위협은 지금도 거리에서 촛불로 타오르고 있다. 7월 말에만 전국 주요 도시 수십 곳에서 촛불이 켜졌다. 6월 말에 3백여 명으로 시작한 촛불이 한 달 만에 매주 수만 명이 결집하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경찰 수사관들이 “노다지다, 노다지” 하고 감탄할 정도로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은 열심히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경찰은 “[언론에]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 난다” 하며 이 범죄를 황급히 덮어버렸다. 

뒤늦게 이 추악한 범죄의 일부가 드러나면서 촛불에 불이 붙었다. 그러자 박근혜 정권은 촛불을 끄기 위한 물타기를 시작했다. 핵심 물줄기는 ‘NLL 대화록 공개’였다. 민주당의 ‘귀태’ 발언을 꼬투리 잡아서 ‘우파 총궐기’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명박 4대강 사업의 문제를 들춰내고 갑자기 전두환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꼬리 자르기와 물타기 시도였다. 

동시에 박근혜 정권은 범죄를 은폐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국정조사는 은폐와 물타기를 위한 공간으로 전락해 갔다. 박근혜 대변인실이 된 주류 언론은 이런 물타기와 은폐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그런데 이런 박근혜 정권의 온갖 노력은 의도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국정원 게이트에 대한 관심과 분노가 가라앉는 게 아니라 더 커진 것이다. 촛불에 오히려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지금 정권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것은 단지 촛불을 든 수만 명만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 48퍼센트만도 아니다. 박근혜에게 투표했던 사람들 속에서도 의구심이 자라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1천2백명에게 조사한 결과 무려 92퍼센트가 ‘집회를 해야 한다’ 하고 답할 정도였다. 

이런 압력이 마치 선생에게 귀를 잡힌 학생처럼 새누리당에게 질질 끌려다니던 민주당도 장외로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데 박근혜는 이를 수습할 카드가 거의 없다. 박근혜 정권이 한 발도 물러서기 힘든 이유는 국정원 게이트의 본질 그 자체에 있다. 

‘1퍼센트’ 지배자들은 우파 정권을 연장해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을 밀어붙이려고 했다. 우파가 똘똘 뭉쳐서 불법과 부정까지 불사하며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 발 물러서면 저들이 펼치려는 반동적 정책들도 그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모든 총체적 범죄의 꼭대기에 박근혜가 있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는 더욱 줄어든다. 

더구나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 위기가 박근혜 정권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이것은 박근혜가 ‘경제민주화 일단락’을 선언하며 재벌 퍼주기에 나서도록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재벌 어부바 쇼  박근혜가 “투자하는 분들은 업어드려야 한다”고 하자 경제부총리 현오석이 즉각 실행하고 언론은 대서 특필했다. ⓒ사진 출처 기획재정부

박근혜는 공작정치와 공안 탄압에 능숙한 김기춘을 앞세워 위기를 정면돌파하려 한다. 그리고 민주당에게 ‘대선에 불복한다는 거냐’ 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이 거리의 분노를 국회로 가져 와서 통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그럴 처지가 아니다. 

박근혜가 가하는 위로부터 압력과 아래로부터 대중의 압력에 속에 오락가락하던 민주당은 일단 살아남으려고 거리로 나선 상황이다. 물론 민주당은 믿기 힘든 세력이다. 2008년 촛불 때도, 한미FTA 투쟁 때도 민주당은 제일 먼저 거리를 떠나며 우리의 뒤통수를 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독립적인 관점에서 아래로부터 투쟁과 ‘거리의 정치’를 더욱 강화ㆍ발전시켜야 한다. 운동의 잠재력을 국정조사로 한정하며 박근혜가 시간을 벌게 해서는 안 된다. 

조금이나마 진실이 밝혀지게 만든 힘도, 민주당까지 거리로 나오게 한 힘도, 똘똘 뭉쳤던 박근혜, 이명박, 전두환 간에 틈이 벌어지게 만든 힘도 거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와 반동적 정책에 대한 분노를 거리로 끌어내자.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거리의 촛불과 결합시키자. 그래서 박근혜의 ‘역사 거꾸로 돌리기’를 저지하자.

출처: 레프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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