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21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실용 기타]‘남성’을 버리고 천사의 목소리를 얻은 사람들

기사입력 2013-02-09 03:00:00 기사수정 2013-02-09 03:00:00

Pinterest Facebook twitter
◇카스트라토의 역사/파트리크 바르비에르 지음·이혜원 옮김/344쪽·2만 원·일조각


“진 짜 천사가 그의 형상을 하고 노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작곡가 스카를라티가 카스트라토인 프란치스켈로의 노래를 듣고 한 말이다. 카스트라토. 거세(去勢)가수. 남자로 태어났으나 수술로 중성(中性)이 되어 여성의 음역을 노래한 17∼19세기 성악가들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20세기 초 녹음을 남겼던 ‘마지막 카스트라토’ 모레스키의 노래를 유튜브에서 들어볼 수 있다. 그러나 전성기 전통에서 단절돼 일개 성가대원으로 살았던 그의 노래만 듣고 카스트라토의 전모를 알 수는 없다. 이 책은 카스트라토의 기원과 몰락, 그들의 평균적인 일생, 훈련 방법, 예술사에 끼친 영향까지 ‘카스트라토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진지하고 분석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일화를 배치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한 균형 감각이 책의 큰 미덕이다.

오늘날 카스트라토를 향한 시선은 대부분 부자연스러웠던 그들의 성(性)을 향한다. 그러나 카스트라토의 전성기에 그 같은 관심은 적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이 다른 관심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왜 ‘부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가수가 그토록 빛나는 존재가 되었을까. 그들은 여성과 아이의 목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후두’를 갖고 있었다. 가슴은 보통 남성보다 둥그스름하게 더 커 공명에 유리했다. 성장판이 늦게 닫히기 때문에 몸집도 다른 가수들보다 머리 하나씩 컸다. 부연하자면 이들은 고환만 절제하고 음경은 남겨두어 성행위가 가능한 경우도 많았다.

카스트라토의 노래라고 하면 우리는 영화 ‘파리넬리’에서 접한 고음의 화려한 기교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오히려 낮은 음의 따뜻하고 관능적인 선율 진행에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여성이나 남성 가수가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최고의 카스트라토 스타였던 파리넬리에 대해서도 책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관심을 보인다. 역사에 나타난 그는 ‘대리석같이 완벽하고 힘이 넘치면서 낭랑한’ 목소리를 가졌을 뿐 아니라 계약을 성실히 지키고 최선을 다하는 예술가이자 인격자였다. 영화 ‘파리넬리’에도 등장하는 스페인왕 펠리페 5세의 우울증 치료를 사서는 이렇게 기록했다. “무엇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왕의 얼굴에 처음으로 빛이 났다. 소원을 묻자 파리넬리의 청은 단 한 가지였다. ‘일어나서 면도를 하시고 왕국의 지도자로서 자리에 앉으시길 청하나이다.’” 이후 그는 장관급인 대공이 되어 타호 강 배후공사와 아란후에스 궁 보수공사를 지휘했다.

권위 있는 오페라사(史) 학자인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파헤쳐 나열하는 데서 임무를 그치지 않는다. 카스트라토가 각광받았던 정신사적 배경에 대해 ‘바로크 시대는 인위적으로 나무를 깎은 정원이나 별을 대신한 불꽃놀이처럼 인공적인 것들이 인기를 끌었던 시대’라고 설명한 부분이나, 오늘날 보위, 프린스, 마돈나가 가진 ‘양성적 관능과 에로티시즘’을 상기시키는 내용이 그의 직관력을 신뢰하게 만든다. 꼼꼼하고 유려한 번역도 돋보인다.유윤종 선임기자 gustav@donga.com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87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3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21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7125
5375 고 정태혁 장로님의 고마웠던 일을 생각하며 종달새 2013.02.17 2697
5374 설득 하는자와 설득 당해주는자. 1 박희관 2013.02.17 2215
5373 미국살기 무섭겠다.잘못올려 새로 올립니다. 바이블 2013.02.16 2231
5372 이런 예언도 있습니다. 바이블 2013.02.16 2126
5371 우자님께 6 여성의소리 2013.02.16 2429
5370 자위행위-김성진, 김 주영님께 6 로산 2013.02.16 3584
5369 아모스 그는 누구인가? 로산 2013.02.16 2235
5368 나는 이말 하기가 어색 하다. 3 박희관 2013.02.16 2439
5367 Like a Rock 2 행복한고문 2013.02.15 1853
5366 잠자던 야훼신, 살인자와 함께 깨어나다. 김원일 2013.02.15 2696
5365 [부고] 나성중앙교회 정태혁장로님 어제 밤 주안에서 잠드셨습니다 1 admin 2013.02.15 2875
5364 '타종교'와 '이웃종교'사이 종교다원(WCC) 4 김진실 2013.02.15 6428
5363 WCC와 공산주의, 동성애 문제 김진실 2013.02.15 2181
5362 성경 무오설과 성경의 권위(WCC의 입장) 김진실 2013.02.15 3813
5361 휘성이 6 박희관 2013.02.15 3425
5360 안식일 교회에 다니면서 6 바이블 2013.02.14 2448
5359 간혹가다 여길 오는데 2 버질중위 2013.02.14 2386
5358 교회에서도 이제야 말할 수 있는 문제 6 로산 2013.02.14 3097
5357 준비된 대통령 1 로산 2013.02.14 2095
5356 교회(교인)가 대략 난감하다. 8 愚者 2013.02.14 2574
5355 [평화의 연찬 제49회 : 2013년 2월 16일(토)]‘중국 연길 재림성도의 삶과 정체성’김파(중국 연길교회 장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2.14 2571
5354 그것은 알기 싫다. 2 그것은 알기 싫다, 2013.02.14 2945
5353 앞으로 최소 4년 동안 예수님이 못오시는 이유 4 김주영 2013.02.14 2108
5352 나도 삼육 출신: 나는 내 자녀에게 동성애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가. 4 김원일 2013.02.13 2820
5351 예수더러 당신 동성애자냐고 물었더니 그가 휑한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보며 대답했다. 7 김원일 2013.02.13 2577
5350 전 삼성전기 부사장, 구미시장을 만나고 받은 충격 3 file 최종오 2013.02.13 2075
5349 나는 이게 되게 재미있는디 어쩔량가 모르겠네 하늘에 영광 땅에 굴비 2 박희관 2013.02.13 2706
5348 빈곤의 새 얼굴 8 김주영 2013.02.13 3250
5347 [단독]김태촌 아내 "권상우 피바다 진실은…" 후회 2013.02.12 2626
5346 평해황씨(平海黃氏)가문에서의 진인(眞人) 출현에 관한 내용 중 일부...("해월유록"에서...) 1 현민 2013.02.12 3217
5345 신입생 신고식 4 구름잡기 2013.02.12 2560
5344 기술관리자님 2 바다 2013.02.12 2698
5343 이제 다들 1 바다 2013.02.12 2896
5342 어찌 이리도 궁색할꼬? 5 愚者 2013.02.12 2412
5341 사람 두번 죽이는 네티즌, 우리는? tears 2013.02.12 2260
5340 "사랑 앞에 님의 위선을 버려야 한다" 고.....에라이! 예수를 똥물에 튀기고도 남을 인간들아!!! 20 愚者 2013.02.12 3122
5339 장로님! 섹스란? 10 바이블 2013.02.11 2845
5338 그냥 그림이나 그리시는게 어떠실지.. (수정) 2 김 성 진 2013.02.11 2470
5337 안 그렇습니까 ? 성진님. 박성술 2013.02.11 2913
5336 다시 또 들려오는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1 김 성 진 2013.02.11 2948
5335 피켓도 더럽냐? 로산 2013.02.11 2867
5334 호모 를 가지고 그들은 이렇게 사용하는 시대입니다 4 박성술 2013.02.11 2847
5333 겨울 등산이야기-눈이오는 날이면 생각이난다 8 fm 2013.02.11 3614
5332 똥칠 먹칠도 사랑이 있어야 한다 로산 2013.02.11 2491
5331 사랑 앞에 님의 위선은 버려야 한다. 1 박성술 2013.02.10 2054
5330 지난 목요일(2월 7일) 아침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하는 조찬기도회에서 벤자민 칼슨 박사가 연사로 . . (SDA의 장로!) 4 벤자민 2013.02.10 20296
5329 檢, '국정원女 수사축소' 서울청장 고발수사 착수 국정원녀 2013.02.10 2414
5328 두 할머니들을 보며 기껏 상상한다는것이 "똥물" 이란 말인가??? 6 김 성 진 2013.02.10 4102
5327 동성애 반드시 저주해야할 이유 3 구름잡기 2013.02.10 2614
5326 동성애자의 모든 차별을 거부한다.하지만... 2 삼육출신 2013.02.09 2511
» 남성을 버리고 천사의 목소리를 얻은 사람들 행복한고문 2013.02.08 2124
5324 하나님 대신 여자 김원일 2013.02.08 2392
5323 점점님 바이블 2013.02.08 2191
5322 글 하나가 지워 졌다. 2 바이블 2013.02.08 2290
5321 내가 살펴본 동성연애자들 1 김민철 2013.02.08 2336
5320 그놈의 성경, 니 후장에나 쳐박아 넣어라 ! 2 점점 2013.02.08 3896
5319 동성애 반론자들의 한계.. 1 김 성 진 2013.02.08 2293
5318 변태 성욕자 로산 2013.02.07 3363
5317 일단 보시고 여기서 빠저 나갈수 있는사람은 누구? 바이블 2013.02.07 2118
5316 다른 사람의 영원한 구원의 잣대도 내가 정하는가? 3 로산 2013.02.07 2151
5315 김종식 님에게 권하고 싶은 책--성서가 뭐라고 하는지 알고 싶은 이유가 도대체 뭔지나 알고 말하자 4 김원일 2013.02.07 2339
5314 또 한번더 성 에대한 변증 1 박성술 2013.02.07 2605
5313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모든 차별에 항거하며... 8 Windwalker 2013.02.07 2541
5312 동성애 글들을 접하며 7 1.5세 2013.02.07 3017
5311 판단 1 행복한고문 2013.02.07 2923
5310 의무방어전 2 로산 2013.02.07 2911
5309 Love 1 행복한고문 2013.02.07 2296
5308 Elton john 1 행복한고문 2013.02.07 2799
5307 옆길로 흐르는 댓글 3 로산 2013.02.07 2192
5306 똥물에 튀겨질 사람들을 구분하는 법 1 로산 2013.02.07 1897
Board Pagination Prev 1 ...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225 Next
/ 225

Copyright @ 2010 - 2016 Minchoquest.org. All rights reserved

Minchoquest.org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