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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처럼 버려질까 두렵다" 인천공항이 이불로 뒤덮인 사연

[오마이뉴스 김지혜,권우성 기자]

▲ 노숙하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고용보장, 임금중간착취 근절 및 결정구조 개선,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8일 오후 인천공항 교통센터에서 노조원들이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추위와 싸우며 노숙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 권우성

18일 오후 7시께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 여행 가방을 들고 오가는 여행객들 사이에 낯선 풍경이 보였다. 바로 형형색색의 이불과 침낭들. 인천공항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물건이다. 이들은 고용 승계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개항 이래 처음으로 무기한 파업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공항소방대 등 필수근무인원을 제외한 노조원 600여 명은 17일부터 이틀째 교통센터 차가운 바닥에서 추위를 견디고 숙식하며 농성 투쟁을 하고 있다.

여행객들은 이 광경이 신기한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며 연대를 외치던 그들이 오후 8시가 되자 모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옷깃을 여미고 가방에서 목도리와 장갑을 꺼내 무장한 채 여객터미널로 이동해 게이트 밖으로 나갔다. 손에 촛불을 들고 수백 명이 "비정규직도 사람"이라고 외치며 행진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리무진 버스를 보며 '근속보장, 고용승계'라고 쓰인 피켓을 머리 위로 더 높이 들었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노조원 5~6명이 질서를 잡기도 했다. 설비 부문에서 일하는 이아무개씨는 "철도 파업에 묻히는 것 같지만, 사람들이 우리 문제를 많이 알아줬으면 한다"며 "사실 우리가 이렇게 연대를 한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 촛불 든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지난 18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노조원들이 촛불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인천공항에 고용된 7000여 명 노동자 중 6000여 명은 비정규직 및 용역 직원. 단 900명만이 정규직 직원이다. 인천공항 총 직원 가운데 87%를 차지하는 비정규직들의 업무는 여객터미널 내 건축, 기계, 전기, 위생 등을 담당하는 설비 부문, 항공기와 여객터미널을 브리지로 연결하는 탑승교 부문, 공항의 경비와 보안 부문, 검색 업무를 하는 특수경비 부문, 소방, 청소 등을 담당하는 환경 부문 등이 있다.

이렇듯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인천공항의 주축 업무를 하고 있지만, 평균임금은 정규직 임금의 38%밖에 되지 않는다. 8년 연속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ASQ)' 1위라는 인천공항의 어두운 이면이다.

40분가량 촛불행진을 마치고 교통센터로 다시 돌아온 사람들은 원통형 난방기에 옹기종기 모여 언 손과 발을 녹였다. 그러나 따뜻함도 잠시. 9시가 되자 교통센터 내 히터는 꺼졌다. 노조원 김아무개(32)씨는 "새벽 3~4시쯤엔 머리가 얼 정도로 춥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가 조금 고생하면 다음에 들어오는 후배는 고용불안에 떨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며 웃어 보였다.

서서히 밤이 깊어지자 노조원들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20대 초반 여성들은 바로 옆에 있는 공용화장실에 가서 세수하는 사람도 있었고, 30~40대 남성들은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을 야식으로 챙겨먹기도 했다. 월동준비를 하듯 랩과 단열은박지로 만든 자체 침낭을 덮고 스마트폰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다양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나이, 성별, 하는 일도 제각각인 이들이 하나의 노조에 집단 가입하고 무기한 파업까지 감행하게 된 속내를 하나둘씩 털어놓았다.

13년 일해도 월급은 도돌이표... "포스트잇처럼 쓰고 버려질까 겁나"

 촛불 든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 권우성
 촛불 든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 권우성


"남자화장실에서 청소하면 남자들이 '아줌마 성희롱 아니냐'며 웃을 때 참 힘들어."

인천공항 출국장 2층 화장실 청소를 맡고 있는 이아무개(58·여)씨는 "우리도 여잔데 남자 손님들이 바지 벗고 있는 데서 청소하기 힘들다"며 "관리자한테 얘기했더니 들은 체도 안 하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히려 대체인력이 줄어 일이 더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람 줄여도 일 잘 되지 않느냐고 관리자가 그러는데 우리만 죽어나는 것"이라며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공항 청소 노동자의 경우 140만 원 정도 월급을 받고 있다.

개항 때부터 탑승교 일을 해왔다는 김아무개(35·여)씨. 그는 13년을 인천공항에서 일했지만, 아직도 소속 외 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3년마다 하청업체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때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한다. 두 살배기 아이를 떠올리더니 그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김씨는 "하청업체가 바뀔 때마다 사람이 잘려나가는데 그중 근로자 권리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해고 1순위"라며 "게다가 최저낙찰제로 인천공항에서 택한 하청업체들은 우리들의 근로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역시 탑승교에서 일하는 최아무개(31·여)씨도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제역약을 뿌려놓은 탑승교 안에서 만날 일 하니 아토피와 피부병이 생겼다"며 "우리 같은 비정규직이 노조나 파업으로 연대하지 않으면 이런 불만들을 얘기할 기회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설비 쪽에서 일하는 이아무개(52)씨는 "근속수당이 없기때문에 13년을 일했지만, 신입이랑 월급 차이가 거의 없다"며 "남들 다 받는 명절 상여금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또한 소방 쪽에서 일하는 이아무개(34)씨도 "세계 1등이라는 인천공항에서 일하는데 처우와 고용환경은 같은 일을 하는 외부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열악하다"며 "정창수 (인천공항공사) 사장님이 비정규직에게 '비정규직은 단순 업무를 하고 있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는데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포스트잇처럼 쓰고 버려질까 두렵다"며 고개를 떨궜다.

 조성덕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
ⓒ 권우성

한편 이날 저녁 10시께 법원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조 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성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어제부터 예견한 일"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조 지부장은 "불법 사업장 선거 및 업무방해라고 하는데 우리들은 우리 사업장에서 정당하게 또 시민들에게 불편하지 않게 정상적인 파업을 진행 중"이라며 "철도파업과 함께 우리를 와해하려는 목적이겠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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