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초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표적인 "곽빠 (?" 로서 새책을 안읽어 볼수가 없지요.
김원일 교수가 가끔씩 옮겨다 놓는 설교문때문에 민초에서 잘 알려진 곽건용목사가 이번에 신간을 냈습니다.
제목도 야리꾸리한 "하나님 몸 보기 만지기 느끼기".
저는 Bandibookus.com 에서 책을 샀습니다.
예스24에서 주로 한국책들을 샀는데, 요즘은 크레딧카드 결제가 어려원서 "반디앤루니 인터넷서점"에서 주로 한국책을 사고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한국책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갔기도 하고.
책을 읽고 나서 조금 침울해 졌습니다.
이유는, 책이 너무 잘 읽혀서 입니다.
미국에서 지난 18년동안 매일 영어로 말하고, 쓰고, 읽고, 공부하고, 대화하고, 살아 가는데 아직도 영어책을 읽으면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각고의 노력으로 영어책읽는것이 옛날 (?) 보다 한층 쉽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한글로 쓰여진 곽목사님의 책을 읽는데, 너무나 쉽게 끝까지 읽혀져서 침울해졌습니다.
"아, 내 영어가 아직도 내 한국어에 비해서 갈길이 멀었구나!"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곽목사님의 책에 비해서 비교적 어렵고 독특한 주제를 다뤘기 떄문에 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혼자 침울해 있다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이 잘 읽혀지는것이 과연 힘들게 읽는 다른 영어책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 왜 책이 쉽게 잘 읽혀진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끝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이책은 "구약의 하나님"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며, 소논문들을 모아서 책으로 낸듯한 스타일입니다. 어려운 단어도 많이 나오고모르는 내용도 많이 나오고 생소한 개념도 많이 나오고.
그럼 다시 왜 책이 쉽게 잘 읽혀진 것일까?
첫째, 책을 아주 정성스레 만들었다. 어려운 내용을 학자들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썼으므로, 일반인이 알아들을수 있는 언어와 쓰기방식을 도입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책을 내기 전에 몇번 아니 수십번을 다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아주 논리적이다. 일반인과 학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서, 반문을 생각하고 많은 경우를 생각하면서 빈틈을 모두 채우려는 애씀이 곳곳에 보인다. 사이언스를 하는 내가 보아도 논지의 흐트러짐이 없다.
세째,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잘 짜여진 극을 본 느낌, 구슬들이 잘 연결되 느낌이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끝까지 책을다 읽어야 결론을 알게 되리라는 마음을 품게 하면서, 각장마다 나름대로 내세우는 결론이 있다.
네째, 새로움이 있다. 제가 가장 많은 크레딧을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제 아내의 말에 의하면 좋은 설교는 두가지중 하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1)설교가 새롭거나, 2) 새롭지 않으면 아는것에서 깊이를 더한다 또는 아는것에 다른각도를 보인다. 대학부터 해서 교회를 다닌지가 20년이 넘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성경을 공부했고,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내용의 책은 처음 읽어봅니다. 다른 교파보다 비교적 열심히 구약을 가르치고 공부한다고 자부하는 안식일교인 이라고 자부했는데, 완전히 "헛 공부"했다는 느낌을받았습니다.
구약을 다시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과 구약이 이렇게 흥미진진 했나하는 생각을 동시에 심어 주었습니다. 한마디로, 저를 자극시켰습니다.
다섯째, 너무나 깊이가 있습니다. 저자의 고민이 보이고 애씀이 보입니다. 나름대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성소, 성막, 성전, 그리고 계명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케 했습니다. 존경하는 김균장로님이 "정말 좋은책이다"라고 추천한것이 괜히 한말이 아닙니다.
여섯쨰는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한 내용이고 이글을 쓰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책의 주제 (핵심)를 펼치는 스타일 또는 접근방식, 또는 책의 내용입니다.
저는 생각하기를 신학자들은 "비물질계에서 물질계로 인도 (접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적인 세계를 어떻게 우리의 삶에 적용할것인가?). 예수님이 니고데모한테 그랬지요. "니가 이 세상 (물질계)도 이해 못하면서 어떻게 하늘 (영적인 세계)을 알수 있겠느나?". 저는 신학은 하늘을 땅에 보여주는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늘은 이해할수도 알수도 없으니.
저 같은 사이언스를 공부하는 과학자들은 "물질계에서 비물질계로 접근"을 합니다. 보이는 물질 --> macro-molecules --> molecules --> atoms --> proton (neutron)/ electron --> quarks --> higgs particle (?) --> ? (energy?, God particle) --> God (?)
헌데, 책으 내용은 하나님을 "물질계에서 시작 (접근)"을 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하나님을 항상 "비물질계 (영계)"에 속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다루지 않은 예수의 태어남을 제외하더라도.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구약의 하나님에 대해서 더 깊이, 잘 알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물질과 비물질이라는 경계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의를 내려놓고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상식선 이므로), 논지의 핵심은 알것 같습니다 (저 같은 과학자들은 정의 (definition) 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시작이 중요합니다).
책을 다 읽고, 밀려오는 지식들과 고민들을 가지고 한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크레딧을 주는데 인색한 과학도인 저도, 목사님께 많은 크레딧을 주고 싶습니다.
결론으로 책을 읽고 저는 두가지를 얻었습니다.
하나는,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엇다는. 내가 알고 있었던것이 헛똑똑이었구나. 내가 무었을 알고 있었는가에 대한 공허감을 심어주었습니다.
둘은, 구약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는. 그렇잖아도 요즘 "갈라디아서"공부하느라 바울때문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바울 때려 치고 다음 공부 주제인 "이사야"와 "창세기"를 공부할까 하고 고민을 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책의 내용은 일부러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구약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끝으로, 내가 아는 (?) 목사님이 이렇게 좋은 책을 냈다는데 "I'm very proud of you!" 입니다.
Thank you!
역쉬 릴케 님… 소감을 읽으니 마치 제 머리 속에 들어갔다 나오신 분 같아요. ^^ 맞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사실 이른바 성서학자들 간에만 토론됐던 내용이죠. 글구 몇 년 전에 김원일 교수님도 이 주제의 책을 공동편집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게 선물로 주셨는데(무지 비싼 책임) 이번에 책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맨 뒤에 참고문헌에 제목이 있습니다.
내용이 쉽지 않다 보니까 쉽게 읽히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단단히 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감정의 과잉'이 간혹 눈에 띠었을 겁니다. 사실 쓰면서 훌쩍 거린 적도 몇 번 있었고 또 교정지부터 출판된 다음에도 몇 번을 읽으면서 훌쩍거렸습니다. 내용 때문에 걱정했는데 교정지를 읽은 아내가(아내는 그 전에는 제가 뭔 책을 썼는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괜히 내용을 말했다가는 '그거 안 팔릴 거 같은데…'하는 평가를 들을까봐서 말입니다. ^^) 격려 차원이었는지 '너무 재미있다. 그냥 정신없이 읽었네.'하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백배했읍죠. ㅎㅎ
제 페북을 보시면 몇 분이 서평해주신 게 있습니다. 혹시 릴케 님이 페북을 하시면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제 페북 아이디는 Gunyong Kwak 입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무지 격려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