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이 10일 당부 말씀을 통해 대형병원보다는 인근 병원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지역 대형병원들이 메르스 확산의 제2 진원지가 되면서 이에 대한 차단 방법으로 대형병원 이용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각 지역별 메르스 집중치료기관을 지정해 발표했다.


최 국무총리가 "메르스는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전파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 내 감염과 병원에서 병원으로의 전파를 막는 것이 메르스 확산 방지에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한 것도 메르스 감염 경로가 병원에 집중되면서 이에 대한 국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가격리 관리 부주의에 따른 지역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 총리 대행은 "자가 격리 기간 동안 보건요원의 안내를 잘 따라주시고 조그마한 이상이라도 느끼실 경우에는 반드시 담당 보건요원을 통해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스 발생 병원을 거쳐 간 사람들이 지방으로 내려간 뒤 자가 격리 대상으로 관리 받지 못하다가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감염 확산이 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자가 격리자의 철저한 당부를 주문하는 내용이다. 자가격리 관리의 메뉴얼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기대했지만 자가 격리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라기보다 여전히 개인에게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최 총리 대행은 "잠복기간이 지날 때까지 힘들고 불편하시겠지만 본인과 우리 이웃을 위해 조금만 인내"해 달라며 긴급 생계비 지원, 생필품 지원 등을 약속했다.


최 총리 대행의 당부 말씀을 종합하면 메르스 제2숙주가 된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각 지방의 지정된 병원에서 메르스를 치료 받으면 감염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고 자가 격리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면 이번 주 중으로 메르스 확산 국면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제적 대응 방안으로 메르스 대응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격리 단계로 격상시켜 지역 감염 대응에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특히 최 총리 대행은 "과도한 불안과 오해를 가지지 마시고 일상적 활동을 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메르스 발생 지역에 대한 소비기피 등 근거 없이 과도한 행동을 자제하시고 주말 여행이나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평상시처럼 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과도한 불안'이라며 경제활동을 촉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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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이 10일 메르스 관련 '당부 말씀'을 발표했다. ⓒ노컷뉴스
 

기자들과 질의에서도 최 총리 대행은 ‘희망 메시지’를 강조할 뿐 메르스 확산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인식을 찾기 어려웠다.


최 총리 대행은 메르스 확산을 이번 중으로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 "잠복기 이후 도래할 수 있는 상황을 종합해서 고려한 것"이라며 "지금 확진자가 가장 많은 삼성병원과 관련해서 잠복기가 금주 내로 도래하기 때문에 그 상황을 관리하면 추가적인 감염 영상은 나타나지 않고 관리 가능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잠복기가 2주라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에도 2주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 접촉자들이 계속해서 확진자로 판정을 받고 있어 삼성병원 자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해 보인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현황에 따르면 메르스 검사결과 양성으로 확인된 사람 13명이 추가로 나왔고 이중 10명이 삼성서울병원 14번째 확진자와 응급실에서 접촉한 사람으로 확인됐다.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콘트롤 타워의 혼선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는데 이날 최 총리 대행 당부 말씀 발표에서도 혼란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오전까지만 해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20여분 뒤에 담화문이 '대국민 당부사항'으로 바뀌었고 문 장관이 아닌 최 총리 대행이 발표자로 나섰다.


앞서 문형표 장관은 긴급현안질의에서 메르스 대응수준을 격상시키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반면 최 총리 대행은 격상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를 밝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혼선은 현재 메르스 대응 수준인 '주의' 단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콘트롤타워를 맡게 돼 있지만 메르스 확산 속도가 빨라 지자체와 각 부처들이 자구책을 만들고 나서면서 사실상 메르스 확산 속도에 비해 콘트롤타워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