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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수사 당시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이 26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스튜디오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 권우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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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밥먹는 중 아니야?
장진수: 이제 밥 먹었습니다.
최종석: 내가 이제 이 전화를 끊고 월요일에 출국이라.
장진수: 예.
최종석: 끊고 번호 나오는데로 바로 니한테 바로 전화할게.
장진수: 그러시죠.
최종석: 그리고 내가 어른들하고 윗분들하고 쭉 새로 뵙고 말씀을 드리니까, 네가 하는 그 이상으로 다 역할을 하고 있을 테니까 진수씨도 그렇고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잘 얘기 좀 해라, 선배들이나 윗분들이 다 그렇게 걱정을 하시네.
장진수: 예.
최종석: 끝까지 최선을 다해봐야 되고 내가 가가지고도 계속 연락하고 할 테니까, 그래 하자.
장진수; 월요일 날 나가신다고요?
최종석: 월요일 날 아침 비행기여가지고 지금 집도 세놔버리고 없고 이래가지고, 그래가지고 내가 지금 어머니 집에 가있어.
장진수: 예. 하여튼 잘...
최종석: 전화 곧 끊어지고 나오는데로 바로 전화할게.
장진수: 잘 준비해서 나가시죠.
최종석: 그래, 어려운 건 없나? 내가 더 전해야 될거나 이런 거 있으면 바로 좀 얘기를 하지. 지금.
장진수: 없습니다.
최종석: 괜찮나. 어떻노.
장진수: 괜찮습니다. 잘 다녀오시죠. 어쨌든 간에.
최종석: 내가 도착하는 데로 전화할게.
장진수: 예.
최종석 전 행정관은 여러 사람을 거론합니다. "어른들" "윗분들" "선배들" 등등요. 이들이 누구일까요? 단어로 보아하건대 최소한 최종석 전 행정관보다는 윗선의 사람들이겠죠? 최종석 전 행정관은 자신이 미국으로 떠나도 이 윗선의 사람들이 장진수 전 주무관을 잘 케어해줄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를 합니다.
참으로 궁금합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이 "어른들" "윗분들"로 깍듯이 호칭하는 사람들이 왜 장진수 전 주무관을 케어해주려고 한 걸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은 알 수 없습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더 이상의 추가 설명없이 전화를 끊었으니까요.
아쉬움은 뒤로 남기고 다음 대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시점을 거슬러 지난해 4월 5일, 즉 장진수 전 주무관의 2심 선고가 내려지기 일주일 전에 최종석 전 행정관이 한 말입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이 전화통화에서 지난번에 저희가 공개한 재판 과정 모니터링과 관련된 얘기를 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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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 (OO은) 핑계거리인 것 같고... 한번은 주심 판사님하고 OO 판사님하고 의견이 갈리는 것 아닌가 싶어.
장진수: 예
최종석: 그러면 강훈 변호사님쪽에서 조심스럽게 판단은... 1심보다는 조금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하다보니까 논리 구성을 하는데 시간이 좀더 걸리는 것 아닌가.
장진수: 굉장히 불안하더라구요. 갑자기 연기 됐다고 하니까, 아침에.
최종석: 나도 찜찜하고 불안하고 해가지고, 사태를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지 말고 엄밀하게 짚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현 단계에서 재판부에 직접 얘기하기도 어렵고 조심스럽게 간접적으로 해보는 건데, 만약에 1심과 같이 그냥 그 정도 선에 할 것 같으면 뭐 그렇게 시간을 끌겠느냐, 또 하나로는 만약 그렇다면은 결심 공판에서 공판 과정을 좀더 끌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아닌 걸로 봐서는 괜찮은 것 같아 조심스럽게 전망은 하는데.
장진수: 지금 불안하고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 불안하고.
최종석: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하도 여태까지 놀래가지고 그래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드리는 게 있으면 알려달라고 안테나를 세우고 있거든.
장진수: 정말 감사합니다. 신경써주셔가지고.
최종석: 당연히 그래야 되는거고. 나는 그래서 일단은 얘기를 못 하는데, 다만 그 보다 더 나쁜 상황이면, 여태까지 정황으로 봐서는 더 나쁜 상황이면 그렇게까지 하기야 하겠느냐, 요 정도 전망이야...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내가 더 듣게 되거나 하면 전화해줄게.
장진수: 예.
이 대화에서 최종석 전 행정관은 "우리 입장에서는" "안테나를 세우고 있거든"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전에 공개해드린 재판과정 모니터링과 같은 맥락의 얘기를 다시 한 것입니다. 한데 이 대화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말이 추가로 나옵니다. "주심 판사님하고 00판사님하고 의견이 갈리는 것 아닌가 싶어"라는 말입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어떻게 해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실제로 장진수 전 주무관의 2심 재판은 단독판사가 아니라 합의체에서 진행됐습니다. 따라서 주심 판사와 배석 판사가 있었죠.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사실은 여기까지여야 합니다. 그런데 최종석 전 행정관은 판사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절대 알아서는 안 될 내용, 알려야 알 수 없는 내용을 파악한 듯이 얘기했습니다. 어떤 루트를 통해 이렇게 파악하고 있었을까요? 변호사를 통해서일까요? 아닙니다. 변호사도 판사 사이에 의견이 갈린다는 점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 이번에는 전혀 다른 사실을 공개하겠습니다. 증거인멸과 직결되는 내용입니다. 우선 대화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지난해 6월 24일, 류충렬 전 관리관과 장진수 전 주무관 사이에 이뤄진 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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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뭐,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류충렬: 어차피 서면으로 하는 거니까, 그지?
장진수: 예.
류충렬: 지금 하세월 될 수도 있고, 빨리 끝날 수도 있고. 어.
장진수: 예.
류충렬: 빨리 끝나야 안정된 직장이나 하나 얻을텐데. 이거, 클났네. 최종석이는 그 뒤로는 뭐 얘기 없고?
장진수: 예. 그 뒤로는 통화는 못 합니다. 안 합니다, 예.
류충렬: 그 자식 그거 진짜 안 되겠네, 애가. 알았어요... 내가 한번... 진짜 애가 아이고.
장진수: 허허.
류충렬: 그래. 할튼 뭐, 그거는 믿어봐야 뭐, 할튼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까, 내가 얘기 한번 할게. 그리고 혹시 자꾸 이제 야당측에서 뭐 국감 때 뭐 한다는 자료 모은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 검찰 압수수색도 들어오고 자료 할 때 우리쪽에서 자료를 어디에 좀 가지고 나가가지고 어디에 보관중인데, 이게 사건 때문에 하도 못하고 어중간하게 됐다는데, 자료가 혹시 좀 이렇게 가지고 나갈만한 사람이 누가 있었나? ......
장진수: 그건 진 과장밖에는 없을 건데요... 당연히 진경락 과장이지 그걸로 생각이 딱 되...
류충렬: 그 당시에 서무를 누가 봤지? 1팀에.
장진수: 1팀은 뭐 이기영 서무이기도 한데, 딱히 그게...
류충렬: 제일 그 중에서도, 1팀에서 막내 역할하고, 잡일 다니는 사람은 이기영씨였나?
장진수: 예. 직급이 제일 낮았지요.
류충렬: 음.
장진수: 그전까지는 최영호였는데, 최영호가 3팀으로 가는 바람에.
류충렬: 그러니까. 음음. 최영호가 그쪽으로 옮긴 지는 오래됐잖아? 그 직전에 옮겼나?
장진수: 예? 그 (일이) 일어나기 몇 달 전에 옮겼죠.
류충렬: 그러니까, 그건 아닐거고. 음.
장진수: 진 과장...
류충렬: 이기영씨가 자료를 그렇게 혹시 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까?
장진수: 없습니다. 이기영씨가 뭐... 아닙니다......
류충렬: 글쎄, 세상이라는 건 알 수가 없는 거지. 그래요. 어. 알았고. 그래, 할튼 너무 그렇게 하지 말고 있어봐요. 어제 그제도 몇 사람 만나가지고 저녁을 먹었는데, 할튼 뭐 끝까지 챙긴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있어봐.
장진수: 예. 알겠습니다.
이 대화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배경 이해가 필요한데요. 지난해 6월 2일이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이석현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 간부가 사찰 관련 서류를 감춘 것을 알고 있다. 수도권의 한 주택에 6개 박스 분량으로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제보받았다"고 폭로합니다. 이 사실은 이석현 의원이 지난 16일에 저희 '이털남'에 나와서도 똑같이 얘기한 바가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아마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류충렬 전 관리관이 "야당"을 운위하면서 자료의 실재 여부와 그 주체를 물어보는 것을 보면요. 이 대화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은 이기영 서무의 자료 은닉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지만 류충렬 전 관리관은 "세상이라는 건 알 수가 없는 거지"라고 말합니다. 그냥 이 말만 상기하죠. 정말 세상일이라는 건 알 수가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절대 놓칠 수가 없는 게 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저희에게 추가로 고백한 내용인데요.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이 사용한 컴퓨터는 데스크톱 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일부 직원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됐다는 겁니다. 또 일부 직원, 특히 전 아무개라는 사람이 이 노트북에 민감한 내용의 정보를 저장해 놨다고 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얘기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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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 노트북을 줬다는 건 무슨 얘기에요
장진수; 저희 방에 전 주무관이라고 한 명이 더 있었거든요 (성이 전씨? 네)전 서무 업무, 그분은 각 점검 팀들에서 해온 일들을 다시 정리하고 취합하고 총괄하는 는 업무였는데. 주로 이분이 노트북을 사용했습니다.
김종배; 데스크톱이 아니라?
장진수; 네, 노트북 사용해서 그런 일들을 많이 했는데 그 노트북을 진경락 과장님이 가져갔어요
김종배; 그래요? 그 노트북에 상당한 양의 문서가 담겨있을 수도 있겠네요?
장진수; 네, 그분이 출범 초기부터 근무한 건 아니고 조금 한두 달 있다 왔는데 그 때부터 기록은 많은 건 들어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김종배; 그걸 진경락 전 과장이 가져갔다? (네) 언제 가져갔어요?
장진수; 이게... 저희 증거인멸 있던 그 주나 그 다음 주 정도. 그 다음 주였던 것 같습니다.
김종배; 증거인멸이, 디가우징이 7월 7일에 있었고, 검찰 압수수색 7월 9일( 그럼 그 다음 주네요) 그러면 그때 검찰이 노트북 압수 안했나요?
장진수; 전용진이 따로 보관을, 집에 들고 다니던 노트북이다보니 그 때는 사무실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랬는데 진 과장이 전 주무관한테 어디 있냐고 물어서, 그거 집에 있다 이렇게만 말했다는 거 같고. 그럼 같이 가자 해서 바로 그 길로 가서 진 과장이 그 노트북 들고 갔다고 했어요.
김종배; 그 뒷 애긴? 진과장이 노트북 어떻게 했는지는 못들었어요?
장진수; 어딘가 뒀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종배; 검찰은 압수해가지고 않았고 존재도 몰랐나요?
장진수; 검찰은 모르죠. 전 00 씨 집에 들고가는 노트북인데, 압수수색있는데 그거 갖고 사무실 안 나왔죠.
김종배; 노트북은 그 사람 개인에게만 아니면 다른 직원들에게도?
장진수; 몇 대가 있었어요.
김종배; 그럼 여기서 장진수주무관이 디가우징, 하드디스크를 파괴한건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였고. 노트북은 전혀 상관없는 얘기죠? (그렇죠) 예 알겠습니다.
자, 이 지점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이 최종석 전 행정관의 지시로 파기한 것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였습니다. 노트북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 더 좁히면 전 아무개란 사람은 데스크톱 외에 노트북도 함께 사용했고, 여기에 아주 민감한 파일이 들어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진경락 전 과장이 이 노트북을 가져갔다는 것이고요.
이 지점에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0년 수사 때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파기돼서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 노트북은 왜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을까요? 이 노트북만 확보했어도 민간인 불법사찰의 진실에 더 근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데 왜 이렇게 구멍을 내고 말았을까요?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해드릴 내용은 최근의 일입니다. 청와대와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경북 문경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의 고향은 경북 문경으로, 이곳엔 장진수 전 주무관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데요.
지난 3월 16일, 경북 문경경찰서 정보과의 박종해 정보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의 아버님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박종해 정보관이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해서 아버님이 문경 시내에서 그를 만났다는 건데요. 박종해 정보관은 최대 10분 정도 이뤄진 만남에서 신문에 난 것, 즉 장진수 전 주무관이 폭로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은 데 이어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3월 16일이면 저희 '이털남'이 이영호 전 비서관의 돈 2000만원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달됐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특수활동비 가운데 280만원이 매달 고용노사비서관실로 상납됐다고 보도한 이틀 뒤입니다. 신문이 저희 '이털남' 보도를 받아 대서특필한 다음날이기도 하고요.
궁금합니다. 왜 이번 사건과 아무 상관이 없는 정보과 형사가 장진수 전 주무관의 아버님을 찾아간 걸까요? 장진수 전 주무관의 부모님이 문경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안 걸까요? 또 아버님의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이와 관련해 박종해 정보관은 아버님을 만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에 계속 장진수 전 주무관의 이름이 나와서 정보과 형사로서 그 사안을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만났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