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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해킹의 목적은 '돈'이었다 - 북한, 미국에 '소니 해킹' 공동조사 제안.. 배후설 부인

 

[정욱식 칼럼] 오바마는 왜 북한 소행을 서둘러 단정했을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2014.12.23 16:17:16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사이버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극적인 요소는 두루 갖췄다. 우선 두 주인공에 해당되는 북한과 미국은 60년 넘게 정전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을 정도로 지구촌 최악의 적대 관계에 있다. 정체불명의 '평화의 수호자들'(Guardians of Peace)과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사인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소니 영화사)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소니 해킹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고립된 국가이다. 그래서 북한의 부인은 곧잘 강한 긍정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러한 북한의 폐쇄성과 가장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사이버 공격이 결합되면서 극적인 요소는 배가되고 있다. 무대 역시 북한과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소니 해킹의 서버 가운데 하나가 볼리비아 소재로 확인됐고, 태국 고급 호텔의 IP 주소가 주된 공격 루트로 사용된 점도 확인됐다고 한다. 더구나 한국 원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도 북한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숨 가쁜 스토리 전개 

스토리 전개도 웬 만한 영화를 뺨치고 있다. 소니 영화사가 제작한 <더 인터뷰>가 크리스마스 즈음 개봉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7월, 북한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 영화의 개봉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영화가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자 "가장 역겨운 테러 지원일 뿐만 아니라 전쟁 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은 곧 이 영화에겐 더 없이 좋은 홍보 수단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더 인터뷰> 개봉 한 달을 앞두고 소니 영화사가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이 회사의 컴퓨터엔 "평화의 수호자(Hacked By #GOP)"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가 떴다. "우리가 너희들에게 경고한 것처럼,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경고도 적혀 있었다. 이들은 또한 소니 전·현직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포함한 비밀을 다량으로 확보했다며, 곧 이를 공개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 소니픽처스의 컴퓨터가 '평화의 수호자들'(GOP, Guardians of Peace)에 의해 해킹 피해를 당한 장면

▲ 소니픽처스의 컴퓨터가 '평화의 수호자들'(GOP, Guardians of Peace)에 의해 해킹 피해를 당한 장면

 
 

실제로 '평화의 수호자들'은 12월 1일부터 이들 정보와 미개봉 영화를 대량 공개했다. 그러자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에 착수했고, 12월 3일 악성 소프트웨어에 한글 코드를 발견하면서 '북한 소행설'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즉각 이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우리를 지지하는 의로운 행동"이라며 소니 해킹을 옹호하기도 했다. 

'평화의 수호자들'의 위협은 영화 개봉 보름을 앞두고 절정에 달했다. <더 인터뷰> 상영 극장들에 메일을 보내 이 영화를 상영하면 "전 세계는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9.11 테러를 기억하라"는 섬뜩한 위협을 가했다. 그러자 개방을 취소하겠다는 극장이 연이어 나왔고, 소니 영화사도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평화의 수호자들'이 <더 인터뷰> 개봉 중단 협박을 공개적으로 가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소니 해킹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급기야 FBI는 12월 19일 소니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근거로는 △데이터 삭제 맬웨어(악성 소프트웨어, 혹은 악성 코드)의 기술적 분석 결과 북한 측이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수법과 유사성이 있는 점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IP 주소가 겹친 경우가 많은 점 △작년에 한국에 가해진 '3.20 사이버 공격'과 방식이 유사한 점 등을 제시했다.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북한의 소행을 "사이버 반달리즘(파괴 행위)"로 규정하면서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음날인 20일에 오바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북한도 발끈하고 나섰다. 20일 국방위원회를 통해 미국의 조사 결과를 “모략”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맞대응은 "오바마가 선포한 비례적 대응을 초월하여 백악관과 펜타곤, 테러의 본거지인 미국본토 전체를 겨냥하여 과감히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런데 오바마가 '비례적 대응'을 선언한 지 몇 시간 만에 북한의 인터넷 접속이 잘 안 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23일 새벽 1시부터는 완전히 다운됐다가, 10시간 후에야 정상화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북한 인터넷이 먹통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의 보복설이 파다하게 번졌다. 미국 국무부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자' 이러한 추측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국무부의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북한 인터넷 다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면서 "우리가 대응조치를 이행하면 일부는 눈에 보이고 일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석연치 않은 점들 

그렇다면 '평화의 수호자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소니를 공격한 것일까? FBI의 발표를 전후해 많은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우선 악성 코드가 유사하다는 것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이버 공격이 가해진 후 악성 코드는 분석용으로 공개된다. 이에 따라 해커들은 이 코드를 입수해 얼마든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IP 주소가 겹친다는 점 역시 증거가 될 수 없다. 해커들이 속임수와 우회 경로를 통해 IP 주소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FBI가 제시한 세 번째 근거 역시 문제가 있다. 작년 ‘3.20 사이버 공격’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지었지만, 당시 한국 정부가 제시한 정황 역시 이번 FBI 발표와 대동소이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3.20 사이버 공격이나 이번 소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또 있다. '평화의 수호자들'은 11월 24일 소니 영화사를 협박하면서 <더 인터뷰>를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더구나 미개봉 영화를 대량으로 빼내면서도 <더 인터뷰>에는 손대지 않았다. '평화의 수호자들'이 이 영화의 개봉을 취소하라고 협박하기 시작한 시점은 12월 8일로써, 북한 배후설이 제기된 이후였다. 이들의 배후에 북한이 있었다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전개 양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소니 해킹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맞다'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아니다'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북한과 미국 사이의 거친 말싸움과 관계 악화를 야기하면서 영구 미제로 남을 공산이 큰 것이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 결정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수사 착수 18일 만에 서둘러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과학주의와 법치주의를 강조해온 미국이, 그것도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사이버 사건을 이렇게 빨리 발표한 것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는 미국이 8년간의 증거 수집을 통해 올해 5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을 산업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것과도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소니 해킹 수사의 경우에는 과학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적대국 외교에 있어서 두 가지 큰 시도를 하고 있다. 하나는 이란과의 핵 협상을 내년 7월 1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이고, 또 하나는 쿠바와 전격적으로 관계 정상화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외교 노선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공화당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공화당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서둘러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을 개연성이 있다.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을 환기시키면서 말이다. 실제로 오바마 공화당은 행정부의 발표 직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고려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때에는 "테러와는 무관하다"며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구를 일축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소니 해킹의 목적은 '돈'이었다

[정욱식 칼럼] '북한 소행설'이 섣부른 까닭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2014.12.24 11:36:33

 

"우리는 소니 영화사로부토 큰 손해를 입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 우리의 피해를 배상하라. 그렇지 않으면 소니 영화사는 전면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것이다."

http://mashable.com/2014/12/08/hackers-emailed-sony-execs/ 화면 캡쳐

http://mashable.com/2014/12/08/hackers-emailed-sony-execs/ 화면 캡쳐

 
 


‘God'sApstls’라는 명의로 11월 21일 소니 영화사 최고경영자 마이클 린턴을 비롯한 이사진들에게 보내진 메일 전문이다. ‘God'sApstls’는 11월 24일 소니 해킹에 사용된 악성 코드 이름과 동일하다. ‘평화의 수호자들(GOP)'라고 밝힌 해커들은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앞서 금전을 요구했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제 공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Mashable>이 입수한 이러한 메일은 소니 해킹 사건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앞선 글(바로가기)에서 다룬 것처럼, 오바마 행정부는 12월 19일 소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위의 메일 어디에서도 GOP의 소니 영화사 해킹 목적이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더 인터뷰> 상영 저지에 있었다는 점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소니 해킹이 애초부터 북한과 무관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보안 및 위험 관리 전문 매체인 <CSO>의 12월 1일자 보도도 주목할 만하다. GOP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의 인터뷰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는 소니 해킹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GOP 회원을 자청한 사람은 “우리는 어떤 국가의 지시 하에도 있지 않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저명 인사들을 포함한 국제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의 목적은 소니 영화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 <더 인터뷰>에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이 <더 인터뷰>와 관련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대규모의 해킹 공격을 야기할 정도로 위험하다. 소니 영화사는 돈을 위해 지역 평화와 안전을 해롭게 하고 인권을 침해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인터뷰>에 대한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소니 영화사의 범죄를 숙지하게 한다. 소니의 활동은 우리의 철학과 배치된다. 우리는 소니의 탐욕에 맞서 싸울 것이다.”

12월 4일에는 흥미로운 트위트도 있었다. GOP 회원이 프리랜서 기자인 토마스 폭스-브루스터(Thomas Fox-Brewster)에게 보낸 메시지 하단에는 자신을 “북한의 해킹팀(North Korean Hacking Team)”이라고 밝히면서 “모든 영광스러운 김정은 우박”이라고 한글로 적었다. 그런데 GOP가 북한과 연계된 조직이라면, 이렇게 ‘북한의 해킹팀’이라고 적시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북한의 공식 명칭인 ‘DPRK’가 아닌 ‘North Korea'라고 적었고, 한글도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다. 이에 따라 GOP가 북한을 사칭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https://twitter.com/iblametom/status/540309772332195840 화면 캡쳐

https://twitter.com/iblametom/status/540309772332195840 화면 캡쳐  

 
 


12월 8일에 GOP가 소니와 미 연방수사국(FBI)에게 보낸 메일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GOP는 이 메일에서 자신들의 당초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협박성 경고를 보냈다. 그 전문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이미 소니 경영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수용을 거부했다. 당신들은 우리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공격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모든 것이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우리의 경고를 보낸다.  

우리를 피하고 싶으면 우리의 요구를 이행하라.  

그리고 즉각 지역 평화를 깨고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을 즉각 취소하라. 

소니와 FBI, 당신들은 우리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다.  

소니의 운명은 전적으로 소니의 현명한 반응과 조치에 달려 있다.” 

https://twitter.com/lorenzoFB/status/542045771479400449/photo/1 화면 캡쳐

https://twitter.com/lorenzoFB/status/542045771479400449/photo/1 화면 캡쳐

 
 


GOP가 11월 21일 소니 경영자들에게 보낸 협박 메일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이들이 말한 “우리의 요구”는 “금전적 보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GOP가 <더 인터뷰>를 의미하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시점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그런데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더 인터뷰> 개봉 중단 협박은 ‘끼워넣기’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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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해킹 배후 명확한 증거 나올까..전문가들 회의적

대형 해킹사건 범인 잡힌 경우 거의 없어

 

연합뉴스 | 입력 2014.12.21 17:09 | 수정 2014.12.21 17:51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SPE)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함에 따라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앞으로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형 해킹 사건 중 범인이 명확히 밝혀지거나 물증이나 진술 등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 사건 역시 적어도 당분간 미국 측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북한 측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 A man walks out from the headquarters of Sony Corp. in Tokyo, Thursday, Dec. 18, 2014. A U.S. official says North Korea has been linked to the unprecedented act of cyberwarfare against Sony Pictures that exposed tens of thousands of sensitive documents and escalated to threats of terrorist attacks that ultimately drove the studio to cancel all release plans for the film at the heart of the hack, "The Interview." (AP Photo/Eugene Hoshiko)

 

FBI는 지난 19일(미국 동부시간) 북한을 해킹 배후로 지목하면서 ▲ 데이터 삭제 맬웨어의 기술적 분석 결과 북한 측이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진 수법과 유사성이 있는 점 ▲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겹친 경우가 많은 점 ▲ 작년에 한국의 은행과 언론사 등에 가해진 '3.20 침해사건'과 도구가 유사한 점 등을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하우리연구소 보안연구원 사이먼 최가 지난 4일 발표했던 내용과 똑같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정황증거에 입각한 심증에 불과하며, 과거에 북한이 사용했던 사이버 공격 수법이나 도구 등도 명확히 드러난 바는 없다.

◇ 상당수 언론·전문매체 회의적 반응

영국 BBC 뉴스의 테크놀로지 전문기자 데이브 리는 FBI 공식 발표가 나온 19일 '북한이 해킹 공격을 했다는 FBI의 증거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BI 발표에 관한 보안 전문가들의 회의적 반응을 전했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소니 해킹: 만약 북한이 아니라면?',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운영하는 보안전문뉴스매체 '패스코드'는 '미국 관리들이 북한을 지목했으나 소니 해킹을 확실히 누가 저질렀는지는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에 앞서 와이어드가 '북한이 소니를 해킹했다는 증거는 빈약하다'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문매체 상당수가 "미국 정부가 SPE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는 보도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흘러나온 이달 17∼18일부터 전문가들의 회의적 의견을 전했다.

특히 악성코드는 분석을 위해 공개되기 마련이므로 어떤 공격자든 이를 입수한 후 자기 목적에 맞게 변형해서 쓸 수 있고, 따라서 도구나 수법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BBC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악성코드 중 하나인 '스턱스넷'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스턱스넷은 원래 미국이 개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이를 개조해 다른 목표물을 공격한 사례가 나왔는데 이는 러시아인들이 한 일로 보인다는 것이다.

◇ IP 주소 조작 가능…북한 내는 아닌 듯

FBI가 또 다른 증거로 제시한 IP 주소 등 '인프라스트럭처의 겹침'도 역시 결정적 증거와는 거리가 멀다.

해킹을 할 때 여러 가지 속임수와 우회 경로를 통해 이런 흔적을 조작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게다가 FBI는 "이번 공격에 쓰인 인프라스트럭처와, 미국 정부가 북한에 직접적으로 연관시킨 바 있는 다른 악성 사이버 활동 사이에 상당히 많은 겹침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이 인프라스트럭처가 북한 내의 것이라거나 북한이 쓰고 있는 것이라고 발표하지는 않았다.

발표 내용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 등 북한 외에 있는 해커들이 북한의 청부를 받고 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아무런 근거는 없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른 국가가 개입했다고 생각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지난 19일 밝힌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건 해커가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전달한 요구사항이 북한이나 코미디 영화 '인터뷰'와 무관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커가 영화 '인터뷰'를 상영하지 말라는 등 북한과 관련된 요구를 내세운 것은 12월 8일부터로, 12월 초 언론매체들이 북한 연루설을 대대적으로 다룬 지 한참 후였다는 것이다.

정황상 해커가 주의를 돌리고 SPE를 조롱하기 위해 북한 연루설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커가 빼내 공개한 자료의 성격을 보면, 어떤 자료가 어디 있는지 해커가 알고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나온다. SPE 내부인이 협조했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을 북한이 저지르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도 무리다. 일단 북한이 이런 일을 했을만한 '동기'가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해킹 사건의 범인이 잡히거나 정체가 밝혀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추적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소행이라고 단정하기도 무리지만,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무리일 수밖에 없다.

◇ 과거 사례서도 명확한 증거 찾기 어려워

대형 해킹 사건의 범인이 특정되는 경우는 빼낸 정보를 가지고 협박·갈취하는 과정에서 꼬리가 밟히거나, 공범·방조범이 수사기관에 붙잡혀 자백한 사례가 대부분이며, 그런 경우조차 흔치는 않다.

기술적 추적만으로 해킹 범인을 특정하는 일은 거의 모든 경우 불가능하며, 시간도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미국이 올해 5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교 5명을 산업스파이로 기소한 적이 있는데, FBI가 해킹 증거를 수집하는 데 자그마치 8년이 소요됐다.

이들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어 미국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신병 확보나 피의자·피고인 신문을 할 방법이 없다. 또 중국 정부와 당사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악성코드 '스턱스넷'을 이용한 이란 핵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경우 2011년 4월 이란 정부가 공식 조사 결과 발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2010년 6월 처음 발견된 스턱스넷은 산업시설을 감시·파괴하는 악성 소프트웨어로는 세계 최초였는데, 기술적 수준이 매우 높아 "악성 소프트웨어 역사상 최대의 기술적 블록버스터"라고 불리기도 했다.

러시아의 카스퍼스키 랩과 핀란드의 에프시큐어 등 유력 보안 업체들은 이 정도로 정교한 공격은 "국가적 규모의 지원"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배후로 미국, 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꼽는 관측이 파다했다. 다만 미국이나 이스라엘 정부가 이런 관측의 진위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다.

solatid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북한, 미국에 '소니 해킹' 공동조사 제안.. 배후설 부인

 

미국 보복 천명에 하루도 안돼 신속 반응

 

한국일보 | 입력 2014.12.20 20:32

 

북한은 20일 미국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을 근거 없는 '비방'으로 규정하며 이 사건에 대한 북미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미국이 터무니없는 여론을 내돌리며 우리를 비방하고 있는데 대처해 우리는 미국측과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의 반응은 미국이 소니 해킹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공식 발표하고 응징 방침을 천명한 지 하루도 안돼 나온 것으로, 미국의 강경한 대응 방침에 대한 부담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이 소니 해킹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비례적으로' 보복하겠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누구든 한 주권국가에 감히 범죄 혐의를 씌우려면 증거부터 명백히 내놓아야 한다"며 "우리는 미 중앙정보국처럼 고문 방법을 쓰지 않고도 이번 사건이 우리와 연관이 없다는 것을 입증할 방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니의 영화 '인터뷰'의 상영이 테러 위협으로 취소된 데 대해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려는 불순분자들을 절대로 그냥두지 않을 것이지만 보복하는 경우에도 영화관의 무고한 구경군들을 목표로 한 테러 공격이 아니라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책임이 있는 자들과 그 본거지에 대한 정정당당한 보복 공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공동조사 제안마저 거부하고 끝끝내 우리를 걸고들면서 그 무슨 대응 조치를 운운하는 경우 실로 엄중한 후과가 초래되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 경고했다.

소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제작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는 스스로 'GOP'(평화의 수호자)라고 밝힌 해커들이 이 영화사 웹사이트를 공격해 미개봉 영화를 포함한 기밀정보가 유출됐으며 해커들의 테러 위협으로 영화 상영도 취소됐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이달 7일 이번 해킹이 북한을 지지하는 자들의 '의로운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북한 배후설을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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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6650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3664
공지 필명에 관한 안내 admin 2010.12.05 85451
10555 목사님들 오는 안식일에 설교 접으시고, 예배시간 내내 이 encore song을... 1 김원일 2014.12.24 656
10554 또라이와 괴뢰들 20 김주영 2014.12.24 724
10553 차 한대와 차 두대 사이의 거리에서 일어나는 (간증 3) 4 fallbaram 2014.12.24 553
10552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ENYA , Celtic Woman : Silent Night , The First Noel 1 음악감상 2014.12.23 1422
10551 잠자는 하늘님이여!(아기자기님) 8 꼬마소녀 2014.12.23 685
10550 기구한 운명의 엄마가 들려주는 삶의 처방전 (135에서 제목 수정) 17 아기자기 2014.12.23 614
10549 <임종때 자선행위>를 원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예언 2014.12.23 518
10548 유재춘님 김원일 2014.12.23 492
10547 이스라엘 군대에게 오빠(15살)를 돌려 달라고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꼬마소녀 6 꼬마소녀 2014.12.23 559
10546 태아의 손에 들린 열쇠가 보이나요? 2 배달원 2014.12.23 469
10545 닭무회의 1 2014.12.23 484
» <더 인터뷰> 뺨치는 미국과 북한의 사이버전쟁 배달원 2014.12.23 580
10543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간증 2 9 fallbaram 2014.12.23 600
10542 안식교가 좋아하는 이스라엘은 이렇다. 3 해람 2014.12.23 492
10541 백인 얼굴의 불교 신자 한국인이 말하는 우리의 갑질 김원일 2014.12.23 486
10540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 수준의 저열함을 드러내다 7 김원일 2014.12.23 551
10539 접장님 애인이 보내는 메세지 2 효리 2014.12.23 597
10538 로이-못 , 박보선-죄 음악감상 2014.12.23 646
10537 미생, 우리 삶은 여전히 미생이다 1 배달원 2014.12.23 465
10536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4년 12월 23일 화요일> 세돌이 2014.12.23 520
10535 쏘니 해킹에 대한 Christine Hong 의 인터뷰 16 file 김주영 2014.12.23 642
10534 투빅(2Bic) - 사랑하고 있습니다 , 포지션(Position) - I Love You 음악감상 2014.12.23 520
10533 어떤 값으로도 팔 수 없는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언 2014.12.22 485
10532 간증 1 4 fallbaram. 2014.12.22 572
10531 세월호 생존학생 자살기도, 자살 시도 전 남긴 글 보니…'가슴 먹먹' 1 file 재림이 2014.12.22 687
10530 나에 꿈 많던시절 Christmas Eve 8 야생화 2014.12.22 578
10529 나는 보았네 11 fallbaram 2014.12.22 616
10528 김운혁님께 1 모에드 2014.12.22 525
10527 Merry Christmas! 2 아침이슬 2014.12.22 411
10526 김운혁님께 1 임용 2014.12.22 553
10525 아침같은 사랑-유진영 , 살아보면 알까요-김지호 음악감상 2014.12.22 676
10524 갈2;20절 이 구절이 없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 하주민 2014.12.22 449
10523 올바른 토론 문화를 위한 제언 14 소견2 2014.12.22 584
10522 시골에 살면 불편한 것들 11 file 김종식 2014.12.22 677
10521 희년 3 김운혁 2014.12.22 448
10520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유재춘 2014.12.22 543
10519 감독에게 대드는 중심타자-모순의 아름다움 5 fallbaram 2014.12.22 597
10518 계시록의 구조에 대해서 4 김운혁 2014.12.22 440
10517 오늘 12/22일부로 7계절 완료, 재림까지 이제 62계절 남음. 3 김운혁 2014.12.22 463
10516 나의 표현의 자유, 너의 자존심 21 김주영 2014.12.22 786
10515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2014년 12월 22일 월요일> 세돌이 2014.12.22 519
10514 Hey _ Je T'aime , Helene-Ce Train Qu Sen Va 1 음악감상 2014.12.22 494
10513 찜질방의 갑질 5 fallbaram. 2014.12.22 710
10512 어저께 안식일은 정말 신나고 즐거웠다 3 임용 2014.12.21 550
10511 교회 살리는 길 셋 임용 2014.12.21 395
10510 서른다섯의 운명을 향한 서곡 6 fallbaram. 2014.12.21 511
10509 연말이 무섭다. 2 삶에 현장 2014.12.21 474
10508 교회를 살리는 길 셋 임용 2014.12.21 420
10507 지금은 우리의 재산을 늘리는 대신에 줄여야 할 때입니다. 예언 2014.12.21 483
10506 내가 감독에게 대드는 중심타자라고? 3 유재춘 2014.12.21 606
10505 Hayley Westenra : I am a Thousand Winds , Po karekare Ana 2 음악감상 2014.12.21 431
10504 한인 안식교인 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11 아기자기 2014.12.21 783
10503 ~님께 모든 권위 훼방은 멸망의 이단임을 (유1:8)은 말씀, 고로 왕께 순복하여 살아남는 이가 되자 Kass 2014.12.21 479
10502 우리 안의 식민사관 실체 (2014.9.22) 사관 2014.12.21 443
10501 이곳 감독님에게 대드는 중심타자 6 소견 2014.12.21 586
10500 유재춘님과 민초 누리꾼님들께 게시글 복원이 되었음과 게시글 백업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6 기술담당자 2014.12.21 554
10499 운명철학, 성명철학 그리고 퇴마록 사건 13 김운혁 2014.12.21 649
10498 위대한 잔소리 12 fallbaram. 2014.12.21 623
10497 사랑하는 자여 나를 장 도경이가 아닌 장 성현이라 불러다오 12 fallbaram 2014.12.21 662
10496 '종북논란' 황선 "명예훼손 혐의로 박 대통령 고소" 콘서트 2014.12.21 524
10495 희년 2 김운혁 2014.12.20 438
10494 희년1 김운혁 2014.12.20 432
10493 기술담당자님께 드립니다 유재춘 2014.12.20 446
10492 @@ 욕쟁이 할머니와 노인 신부님 @@ (내안에는 어른 자기와 아이 자기가 있다) 반달 2014.12.20 552
10491 Gheorghe Zamfir - Birds Of Winter , VALSUL IERNII Winter Waltz - LA VALSE d'HIVER 1 음악감상 2014.12.20 450
10490 유재춘님께! 기술담당자 2014.12.20 505
10489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길 동무 2014.12.20 511
10488 온유한 사람 길 동무 2014.12.20 484
10487 이해인 수녀님과 함께 2부 영성 2014.12.20 488
10486 낸시랭의 신학펀치 - 제2회 '세종대왕은 지옥에 가나요?' 야고보 2014.12.20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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