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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메르스 소식에 영화 관람객 뚝…유언비어도 사실로 드러나

‘메르스 공포’ 걷잡을 수 없이 확산, 다중시설 기피·위생용품 판매 급증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환자가 지난 20일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열흘 만인 31일 현재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고 격리 수용된 감염 의심 환자도 50여명에 이르면서 ‘메르스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주말 동안 영화관, 공연장,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며 ‘방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출처 불분명의 루머들도 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동안 영화관 관람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CGV의 경우 지난 22일 금요일 43만 3000명, 23일 토요일 89만 8000명이던 관객 수가 일주일 만인 29일 금요일 36만 8000명, 30일 85만명으로 줄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두거나 출산을 앞둔 가정의 경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역맘 카페에는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바깥나들이를 자제하고 있다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많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경기 평택 지역에서는 엄마들이 친정으로 피난 간다는 말까지 나왔다. 네이버 카페 ‘안성 평택 엄마들의 모임’에서는 ‘남편이 당분간 아가랑 친정에 가 있으라고 한다’(ID xlxss****), ‘저도 만삭이고, 아기도 아직 30개월이 안 돼 27일부터 인천에 있는 친정에 왔다’(ID sjlovegs****)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임박한 돌잔치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회원 수 230만명의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는 ‘3주 뒤 아이 돌잔치인데 이제 와서 취소하자니 위약금만 300만원 이상 물어야 하고, 그냥 진행하자니 걱정스럽다’(ID sery*****), ‘20일쯤 돌잔치 예약했는데 남편이랑 일주일만 더 상황을 보고 안 되면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취소할 예정’(ID lee****)이라는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반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판매는 급증했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마스크 판매율은 105%, 손세정제 판매율은 78%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마스크와 구강청결제 매출이 각각 67.6%, 18.0% 증가했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각 지방의 주요 대학병원으로 분산 수용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해당 병원마다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입원 현황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 퍼져 나간 국내 메르스 환자를 취재한 KBS 취재진 6명의 자택 격리 루머에 대해 KBS 측은 감염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를 취했다고 인정했다. 대형여행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탓에 경유지를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문의도 많다”며 “메르스 공포로 인해 중동 출국자 규모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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