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안교 과정공부시간에 알라와 여호와는
다른 이름의 같은 신이라고 설파한 적이 있었는데,
열 명 남짓의 교우중 동의를 해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무슨 경망한 소리를 하느냐는 황당한 표정들이었다.
그 교우들은 아마도 무슬림들의 하나님인 알라는
바알과 같은 잡신 또는 악신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어깨 너머로 조금 들은 것 외에는 코란을 읽어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성경에는 무슬림의 조상인 이스마엘과 하갈이
사라의 사주를 받은 아브라함에 의해 사막으로 쫓겨나서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큰 민족을 이루리라는 하나님의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어서,
이스마엘의 하나님과 이삭의 하나님이 같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 후부터 달라지는 것은 후세 사람들의 신관(神觀)이 투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아니 성경에 그려진 여호와는 처음부터 고대 유대인의 신관을 투사한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기에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죽음을 내리거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징벌을 내리는 개념들이 들어가 있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이슬람교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IS의 테러로 인해 전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그들의 광신적인 행태를 보면 고대 유대인들이 이웃 족속들의 씨를 말리는
인종 청소의 무자비함과 중세 카톨릭의 십자군 전쟁, 마녀 사냥 등을 연상하게 된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당시 기독교인이 90%였던 독일에서 히틀러의 폭정을 지지하여
유대인뿐만이 아니라 공산주의자, 동성연애자, 집시, 신체장애자들을
가스처형실로 보내는 추악한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만큼 IS는 고대 제정일치의 종교적인 후진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물론 유대교, 카톨릭, 많은 개신교 등에서도 전근대적인 요소가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종교도 발전을 해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많은 부분들이
원리주의 또는 근본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근본주의라는 단어의 정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정의는) 대체적으로 문자 그대로 믿는 것을 말한다.
한 뿌리에서 나온 유대교, 이슬람교, 천주교, 개신교는 아직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대에 대해 최소 불인정 내지는 증오를 품고 있다.
과연 이 것이 그들이 줄곧 주창해온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가?
이 증오를 녹일 신의 한 수는 없는 것일까?
(마 5:38)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마 5: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우리 모두 진지하게 그리고 심각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P/S 여기까지는 종교적인 면에서 썼으나 (테러를 포함한) 지구촌 갈등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불평등과 인종 차별에 뿌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미군이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의 숫자가 4000명을 넘는다는 데에
경악을 해서 철군을 했지만 군인을 포함한 이라크 측의 사망자는
공식적인 10만을 넘어 20만이 된다는 사실에 충격받을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표면적으로는) 이 무참한 전쟁의 원인이 생화학무기, 핵무기가 포함된 대량살상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있지도 않은 완전한 거짓으로 시작된 전쟁의 피해가
살아남은 이라크 국민에게는 생지옥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전쟁을 묵인한) 지구촌을 사는 우리도 그 대가를 아직도 치루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