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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입니다-


(2) 아가의 포-르노그래피 보기


아가는 누가보아도 남녀상열지사이다. 그러나 뚜렷한 줄거리가 없다. 하나님을 언급하거나 전통적인 신학주제를 다루지도 않는다. 그러나 랍비 아키바는 아가를 정경에 넣을 것을 옹호하며 세속적인 유행가로 읽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독자들은 19세기 전까지 아키바의 당부를 따라 애써 아가의 사랑이 야훼와 이스라엘,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스도와 교인 사이의 사랑이라고 알레고리로 읽었다. 그런 후 19세기에는 아가를 사랑의 드라마 또는 고대 중동의 신들의 결혼식 노래, 아랍의 결혼식 노래로 읽었지만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요즘 독자들의 눈에는 아가에서 인간의 포-르노그래피가 보인다.


페미니스트 해석은 아가를 전혀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초기 페미니스트 해석은 아가에서 남녀간의 ‘동등성’을 보았다. 아가에 성차별이 없고, 양성이 평등하고 여성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필리스 트리블(Phyllis Trible)은 에덴에서 최초의 남녀가 하나님께 불순종해서 종속관계가 생겨났고(창 3:16), 아가가 이를 회복시켰다고 보았다. 아가는 예언자들의 여성혐오적 가치를 반박하고 수정한다. 남성학자인 마빈 폽(Marvin Pope)도 트리블처럼 아가에서 여자는 동등하거나 지배적이고 가부장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의 페미니스트 해석은 아가의 여자가 남자와 ‘동등’을 넘어서 더 지배적이고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캐롤 마이어스(Carol Meyers)는 아가에는 여성중심적 양식(gynocentric mode)이 지배적이라고 본다. 심지어 아가의 저자가 여성이 아니라면 적어도 여성 문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이 관점은 학자들에게 상당히 수용되어 여러 학자들이 아가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1990년대 이후에 나온 저작이 모두 아가의 성평등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일라나 파디스(Ilana Pardes)는 아가가 가부장제를 수용하는 동시에 도전하고, 여성의 욕구와 가부장적 제한 사이의 긴장을 강조한다고 본다. 여주인공이 밤에 야경꾼들에게 폭행당한 사건(5:7), 오빠들이 여동생의 정조를 염려하는 것(1:6; 8:8-10), 가부장적인 제한을 여자가 내재화하는 것(5:3; 1:6; 8:10) 등에서 이런 부분이 드러난다. 대프니 머킨(Daphne Merkin)은 풍자적인 논문에서 아가는 가부장제가 벗겨진(depatriarchalized)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에게 열정의 위험을 경고하는 시라고 주장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바보가 되고 취약하고, 웃음거리가 된다. 두 연인에게는 ‘완성’(consummation)이 없고, 여자는 부재하고 항상 도망가는 남자를 향한 채울 수 없는 그리움만 갖게 된다. 머킨은 아가가 성의 매력 면에서나 위험 면에서 섹슈얼리티라는 짐을 여자의 어깨에 놓는 본문이라고 보았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은 또한 예술작품에 반영된 아가 해석을 평가하기도 한다. 피오나 블랙(Fiona Black)과 엑섬은 St Helen’s Church(Darley Dale, Derbyshire)에 있는 12개의 패널로 된 에드워드 버니 존스(Edward Coley Burne-Jones)의 스테인드글래스에서 작가의 해석을 찾는다. 버니 존스가 작품에서 강조한 것은 원문이 말하는 그리움과 불이행(unfulfillment)이다. 작가는 오빠들의 분노나 야경꾼의 폭력 장면처럼 학자들이 종종 간과한 부분을 잡아서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품에는 대부분의 주석이 그리는 아가의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는 장애물과 고통이 따른다는, 그다지 장밋빛이 아니라는 해석이 들어있다.


데이빗 클라인스(David Clines)와 다널드 폴래스키(Donald Polaski)는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아가에서 자율적인 여주인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반하는 견해를 내놓았다. 곧 여자가 보여주는 주체성은 남성의 환상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클라인스는 남성 저자가 환상 속에서 이상적인 여자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아가의 여주인공이라고 한다. 여자의 유일한 취미는 남자에 대해 꿈꾸는 것이다. 폴래스키는 아가의 여자가 남자의 시선을 내재화했고 가부장적 사회의 눈으로만 자신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최근의 해석들은 페미니즘을 전제하면서도 넘어서고, 퀴어적 차원을 갖는다. 블랙은 기괴함(grotesque)이라는 개념을 가지고서 아가를 해석했다. 보통 아가가 몸을 은유적으로 기괴하게 묘사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반해 블랙은 몸에 대한 기괴한 묘사가 불안, 불편, 욕구의 어두운 면의 징후라고 본다. 아가에서 몸을 묘사한 것(4:1-7; 5:10-16; 6:4a, 5b-7; 7:1-6)에 의하면 몸은 비율이 맞지 않고 불가능하다. 이 기괴한 묘사는 수수께끼이고 혐오감을 일으킨다. 남자는 여자에게 직접 몸에 대해 칭송하지만 그 묘사는 불안하고 우스꽝스럽다(4:1; 6:4; 7:2). 여자는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남자의 몸에 대해 삼인칭으로 묘사하며 조각상 같고 장식적이고 고전미로 묘사하는데 이는 여자 몸의 잡종화와 이상한 특질을 강조한다. 아가가 여자의 몸을 더 기괴하게 묘사했다는 것은 남자가 여자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해 가진 불안(unease)을 드러낸다. 결국 성적으로 자율적인 이 여자는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롤랜드 보어(Roland Boer)는 아가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장면을 반복 강박이라고 보고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욕구(desire) 이론과 포-르노그래피라는 시각에서 아가를 읽었다. 아가에서 금지의 표현들(2:7; 3:5; 8:4)은 프로이드가 말하는 법(Law, 금지하는 것을 더 원하게 만드는 욕구)을 촉발시키는 것이다. 아가에서 욕구를 촉발하는 요소는 테(rim), 뒤틀어짐(perversity), 타자/어머니([M]other)이다.


보어에 의하면 반복과 욕구 사이에는 친밀한 결합이 있고, 욕구는 불만족 속에 유지되는 것이므로 포-르노그래피가 욕구의 진실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성관계에서는 이룰 수 없는 성적인 환상을 자극하고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아가는 결국 방대한 성적인 알레고리이다. 본문은 다양한 성행위를 은유적으로 포함한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거의 전적으로 아가를 여자의 섹슈얼리티에 있어서의 자율성 정도로 ‘조신하게’ 읽었던 영역에 보어는 처음으로 에로티시즘을 가져왔다. 그는 아가 본문 못지않게 아가를 질펀하게 읽었고, 성서학 글쓰기의 새 차원을 제시한다.


버지니아 버러스(Virginia Burrus)와 스티븐 무어(Stephen Moore)의 해석은 가장 아방가르드 독법 중 하나이다. 버러스와 무어는 페미니스트와 퀴어이론이 충돌하고 공모하면서 함께 가야한다면서 아가를 두 이론의 교차점에서 가학/피학(S/M) 에로티시즘에 초점을 두고 읽는다. 이들은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아가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엎어놓았지만 여전히 이성애 규범에 머물러 있고, 페미니스트가 포-르노그래피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버러스와 무어는 아가 5:7(“성읍을 순찰하는 야경꾼들이 나를 때려서 상처를 입히고, 성벽을 지키는 파수꾼들이 나의 겉옷을 벗기네.”)에서 여자가 피학을 즐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버러스와 무어는 아가를 섹슈얼리티 관점에서 보기 시작한 이래 하나님이 사라졌는데, 돌아오는 하나님은 고대와 중세의 기도 벽장에서만이 아니라 현대의 가학, 피학 제의의 제단에도 익숙하고 모든 상상할 수 있는 입장을 포용하는 하나님으로 귀환하셔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한 학자들은 아가를 이성애적으로 읽는 경향에 대항하여 아가를 퀴어스레(queering) 읽는 과제가 시급하다고 본다.


4. 퀴어 시각에서 보기


퀴어 시각에서 성서를 읽는 학자들은 종종 성의 역전,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라는 코드에서 해석한다. 퀴어 해석은 이성애 시각으로만 성서를 읽을 때 보이지 않던 부분을 보게 해준다.


(1) 에스겔의 포-르노그래피 보기


예언자의 결혼 은유를 퀴어 시각에서 문제를 삼은 연구는 몇 편이 있다. 결혼 은유에서는 남자 이스라엘이 여자가 되므로, 남자의 여성화, 곧 거세이자 성의 역전이요, 트랜스젠더이다. 스톤에 의하면 결혼 은유는 여성을 울타리 안에 보호하고 식량을 제공하며 동시에 여성의 성을 통제하는 남성성(masculinity)의 정의에 의존해 있다. 그러나 여자가 다른 남자들에게 간다는 것은 보호와 경계로서의 담장, 곧 남자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예언자의 분노는 남자답지 못하다고 밝혀진데서 오는 불안정과 상징적인 거세에 대한 두려움의 이면이다.


앞에서 캐미온코스키가 에스겔 16장의 남자인 이스라엘이 야훼의 아내로서 여자가 되면서도, 이 여자가 강한 남자처럼 묘사되어 있다는 점을 관찰했다. 퀴어 해석은 이러한 젠더 역전(reversal)을 중요시한다. 젠더는 야훼가 구별과 분리를 통해 정하신 우주의 가장 절대적인 질서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정된 젠더 역할은 사회 규범의 기반을 형성하고 안정을 꾀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모든 행동은 퀴어요, 전복적이고 혼돈이다. 젠더 역전은 지위의 역전, 나라를 잃은 상태, 취약함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동시에 결혼 은유는 남자인 이스라엘을 여자로 만든 은유이므로 호모에로틱이고, 퀴어 은유이다.


돈 로즈(Dawn R. Rose)는 유대인 레즈비언으로서, “밖에 있는 내부자”(insider out)로서 에스겔 본문을 본다. 로즈는 유대인이므로 성서의 조상과 하나님을 생각할 때 내부자이다. 동시에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필요하고 남자는 여자가 필요하다는 “남녀 보충성”(male-female complementarity)에 해당하지 않으니 ‘밖에’ 있다. 이 정체성으로는 본문에서 학대하는 남자 야훼와도 학대당하는 여자와도 동일시되지 않는다. 본문을 여성혐오 문화에 찌든 남자가 쓴 문학적 은유라고 가면을 벗길 수 있고, 그런 비열한 남자는 짐승이지 하나님이 아니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레즈비언은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 다른 가짜 은유들에 의해 속지 않는다. 그러나 로즈는 포-르노그래피 속의 여자와 공통점을 찾는다. 둘 다 여자이고, 가부장제가 여자의 성을 죄된(sinful)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즈는 소위 레즈비언 성의 죄됨을 문화적으로 구체적인 해방 행동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포-르노그래피 속의 여자를 구하고 싶어 하고, 나아가 그녀를 사랑할 수도 있고, 남자의 폭력에서 도망치는 여자에게 피할 공간이 되어줄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해석은 에스겔 23장의 야훼를 계속 남자 이성애자로만 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에스겔 23장의 야훼를 아우팅시키는 시도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에스겔 23장은 16장과 주요한 차이를 보이는데 그 차이에서 야훼의 성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23장은 16장에 비해 여자의 행실과 처벌보다 다른 남자들, 남성성, 폭력에 초점을 둔다. 야훼의 말에서 남성성, 남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것이 야훼가 퀴어일 거라고 생각하게 한다. 우선, 야훼는 아내와 바람난 남자들에게 복수하거나 처벌하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야훼는 여자의 몸보다는 남자의 몸에 무척 관심을 보인다. 야훼가 그들을 눈여겨보니 좋은 옷을 입고, 외모가 준수하고, 사회적 지위도 있고, 말까지 있다(6, 12, 15, 23절). 그들은 남성미가 넘치고 성적 매력을 가진 남자들이다. 성기(바싸르, ‘살,’ 20절)도 엄청 크고 정액(또는 ‘성기,’ 20절)도 장난이 아니다. (야훼가 상상하는 것일까? 실제 보았다면 언제 보았을까? 간음 현장을 덮쳤다 해도 남자들만 눈여겨 본 듯하다.) 아내를 질투하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그 남자들을 아내가 가졌기 때문이고 그게 여자의 죄이다. 야훼는 그들 앞에서 좀 주눅이 들지만 그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야훼의 말실수이다. 20절에서 아내가 만난 그 남성미 넘치는 남자를 일컬어 ‘간부’라고 하는데 히브리어 필레게쉬는 ‘첩,’ ‘둘째 부인’이라는 뜻이다. 곧 성서의 다른 곳에서는 여자만을 가리키는데 쓰인 말이다. 야훼가 이 남자들을 여성형으로 지칭한 것은 본심을 드러낸 실언(Freudian slip)이 아닐까? 야훼는 커밍아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2) 아가의 포-르노그래피 보기


크리스토퍼 킹(Christopher King)은 아가가 퀴어인에게 주는 가치를 찾아본다. 아가의 사랑은 여자와 남자 간의 사랑이지만 아가의 목적이 이성애의 덕 자체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퀴어 정체성과 행동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아가는 인간의 사랑 그 자체를 선물로 축하한다. 여기에는 출산의 의무나 자연법에의 순응과 같은 외부 요소로 사랑의 가치를 재지 않는다. “검고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은 두려움 없이 에로틱한 자율성을 선포하고 출산의 의무로부터의 자유를 선포한다. 규범, 사회적 기준, 도덕적 이유에서 벗어난 이런 모습은 퀴어 공동체에게 해방적인 메시지이다. 아가는 연인의 아름다움이 서로 닮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에로틱한 대칭을 보이고, 상대의 아름다움과 섹시함에서 보이는 ‘같음’(sameness), 본질적으로 비슷함에 이끌린다. 두 사람은 이성애를 나누지만 그 구조는 같음의 매력이요, 동성애적이다. 이들은 근본적인 ‘같음’을 서로 원하고, 그 ‘같음’을 격렬하게 인식한 나머지 서로를 ‘오빠’와 ‘여동생’으로 보기 시작한다(“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4:9-12; 5:1-2). 그래서 아가의 성애는 ‘같음의 결합’이 된다.


아가에는 도시 야경꾼, 여주인공의 오빠들과 어머니와 같은 등장인물이 사회적 기준을 대표한다. 야경꾼은 법 집행자들이고, 이들이 여주인공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퀴어인이 흔히 겪는 폭력을 상기시킨다. ‘오빠들’은 사회적 안정, 가계의 지속과 같은 이해관계에 에로스를 종속시키는 모든 사회 문화적 세력이다. ‘어머니’는 딸의 순결을 중시하므로 딸이 자유분방한 섹슈얼리티를 갖고 있다고 ‘커밍아웃’을 하면 어머니는 상처받을 것이다. 아가의 여주인공은 모든 사회적 제약을 일축하고 끈기 있고 대담하게 사랑을 추구한다. 그러나 반항하는 차원에 머물러있지 않고 어머니의 집에 돌아가 화해하기를 바란다. 이 ‘어머니’ 속에서 퀴어인은 가족과 교회의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서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보어는 아가에서 남자와 여자의 몸을 기괴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 종종 동사 패턴과 어미가 성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여자의 상체를 묘사하는 구절(4:1-5; 6:4-10)은 여장 남자(drag queen)를 묘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보어는 또한 아가에서 섹슈얼리티가 음식과 긴밀하게 연관된 것을 관찰하고, 보통 섹슈얼리티를 성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데 비해, 아가는 다양한 과일을 입으로 먹는 것을 자주 강조한다. 이는 곧 오럴 섹슈얼리티의 이미지를 암시하고, 남근 중심적 섹슈얼리티의 축도(縮圖)와는 거리가 멀다.


아가의 여자는 에스겔 본문의 여자와 닮았다. 둘 다 가부장제의 규범을 깨고 가족관계, 남녀의 힘의 역학, 섹슈얼리티의 주체성 등에서 자율성을 누린다. 에스겔 본문의 여자가 남자에게 봉사료와 선물을 주듯이, 아가의 여자도 남자를 위해 먹을 것도 모아두고, 포도원도 소유한다(7:13과 여러 곳; 8:12). 이처럼 두 여자는 재정 면에서도 남자의 역할을 취한다. 규범에 어긋나는 일은 항상 대적을 만들어내고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이 여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5. 결론


성서가 정경이 된 이래로 수많은 독자들이 모든 시대에 걸쳐서 성서를 파헤쳤다. 이 모든 삽질(고고학적 증명), 들이대기(고대근동 문헌의 선례), 목숨을 건 논쟁과 고집에도 불구하고 성서는 항상 관대하였고 고갈됨이 없었다. 과거에 페미니스트 성서학자들은 남성중심적 성서해석을 비판하였다. 이제 같은 맥락에서 퀴어 해석이 페미니즘의의 한계를 지적한다. 페미니즘과 퀴어이론은 주체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동반자이자 상호도전자이다.


에스겔 16장과 23장은 페미니스트 시각에서는 위험한 포-르노그래피였다. 퀴어 시각은 젠더의 역전에서 해방감을 느낀다. 등장인물 중 누구도 안정감있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규정하지 못한다. 아가는 페미니스트 시각에서는 여자가 성의 동등성과 자율성을 추구하는 공간이었고 가부장제로 물든 성서를 구원하는 책이었다. 퀴어 시각에서는 퀴어의 사랑과 고통을 이해해주는 노래였다.


교회는 성서해석과 닮아 있다. 성서해석은 해석에 따른 교회를 낳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 성서해석은 교회가 좀 더 여성 포용적이 되게 해주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이성애에 기반을 두고 있고, 그래서 이성애 중심적 교회를 여전히 강화할 수 있다. 그런 교회에서는 퀴어 교인들이 커밍아웃을 쉽게 할 수 없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편하게 예배하기 어렵다. 몸과 섹슈얼리티가 화두인 21세기에 한국교회의 신학하기와 설교가 성서 신학담론의 수사학인 포-르노그래피 기법이나 퀴어와 함께 가는 페미니스트 해석을 수용한다면 교회가 좀 더 21세기 교회다워질 것인지 상상해본다. (http://www.veritas.kr/contents/article/sub_re.html?no=8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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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일 2013.03.20 20:03

    좋은 글 퍼다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논문 급 글인데 어쩌면 학위 논문을 요약해서 발표한 것 같기도 합니다.
    Howard Eilberg-Schwart의 God's Phallus라는 책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이 아쉽습니다. 매우 중요한 책인데.

    딱딱하지만 유익한 글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이런 글이 이 누리에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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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자기 2013.03.21 22:48

    네, 접장님! 중요한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 시간 되시면 내용도 요약해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곳의 토론이 지난번 같이 "x물 튀기는" 감정적 싸움보다는

    비록 '딱딱하지만 유익한' 이성적인 토론과 이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렸습니다.

     

    여러번 읽은 성경도 타자의 입장 특히 약자의 입장에서 읽으면

    전혀 새로운 성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접장님 마저 외면 하셨다면 좀 실망이었을 것입니다!

    '손가락 도장' 감사합니다!

     

    유연희박사의 위 본문의 글, 인용 참고 문헌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문헌

      

    데이빗 클라인스.『포스트모더니즘과 이데올로기 비평』. 김병하 외 옮김. 한들. 2000. 원제는 David Clines, Interested Parties: The Ideology of Writers and Readers of the Hebrew Bible. Sheffield Academic Press, 1995.

     

    레슬리 C. 알렌. 『에스겔: 20-48』. 정일오 옮김. 솔로몬. 2008. 원제는 Leslie Allen, Ezekiel 20-48. Word Biblical Commentary

     

    안드레아 드워킨. 『포르노그래피: 여자를 소유하는 남자들』. 유혜련 옮김. 동문선. 1996. 원제는 Andrea Dworkin, Pornography: Men Possessing Women, 1979.

     

    유연희. “퀴어비평: 성서를 되찾기,” 133-58 쪽. 여성신학회 편, 『다문화와 여성신학』. 대한기독교서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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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C. 크레이지. 『에스겔』. 바클레이패턴 구약주석. 이기문 옮김. 기독교문사, 1986. 원제는 Peter C. Craigie, Ezekiel. Philadelphia: Westminster Press,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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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신학연구소 편. 『아가, 애가, 에스델, 룻기』. 국제성서주석 13. 한국신학연구소,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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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lk, Marcia. Love Lyrics from the Bible: A Translation and Literary Study of the Song of Songs. Sheffield: Almond Press,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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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오케이, 오늘부터 (2014년 12월 1일) 달라지는 이 누리. 29 김원일 2014.11.30 11982
공지 게시물 올리실 때 유의사항 admin 2013.04.06 38312
공지 스팸 글과 스팸 회원 등록 차단 admin 2013.04.06 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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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5 창기십자가, 존스타운, 그리고 선악과와 구원의 경륜.. 학생님의 글을 읽고.. (수정) 12 김 성 진 2013.03.29 2299
5584 진짜 웃기는 소리 로산 2013.03.28 2078
5583 복음이 복음이 아니더라 34 김주영 2013.03.28 2301
5582 평생직업 2 행복한고문 2013.03.28 2682
5581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한 잣대 21 로산 2013.03.28 1640
5580 [평화의 연찬 제55회 : 2013년 3월 30일(토)]‘선교전략 및 방향이 왜 필요한가?’김선만 목사(북아태지회 선교전략연구소 연구원)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3.28 3697
5579 납작 엎드려 땅에 입 맞추기 1 김원일 2013.03.27 1857
5578 한달에 천만원.. 로산님에게.. 17 김 성 진 2013.03.27 1912
5577 죽음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들 4 로산 2013.03.27 1518
5576 봄의 향기를 느껴보세요 1.5세 2013.03.27 1747
5575 안식교의 정체성을 되찿자.. !! 6 김 성 진 2013.03.27 1687
5574 요즘 속이 타는 사람들에게 더 속이 타는 뉴스 2 로산 2013.03.26 1635
5573 뭐 그깟 것 가지고 ...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은 보았나요? 2 오늘황당 2013.03.26 1956
5572 남의 일이라고 4 로산 2013.03.26 1651
5571 로산 님이 박근혜에게 박정희 제삿날 할 말과 하지 않을 말 18 김원일 2013.03.26 1617
5570 천주교와개신교의차이 7 행복한고문 2013.03.26 1847
5569 찰뗙 대 개떡 3 주년 2013.03.26 1829
5568 싼게 비지떡 vs. 왕 바가지.. 6 김성진 2013.03.25 1738
5567 박근혜, 당선 무효형 될 수도 13 이웃사람 2013.03.25 1873
5566 두 친구 4 로산 2013.03.25 1937
5565 묘비명 1 행복한고문 2013.03.25 1846
5564 로산님은 다녀오셨겠지요? 5 3 주년 2013.03.25 1776
5563 교회의 슬픈 자화상 뭘봐 2013.03.25 2040
5562 친한 친구의 등에 칼을 꽂다 2 로산 2013.03.24 3113
5561 안식교 불자가 되는 법, 혹은 불자 안식교인이 되는 법 1 김원일 2013.03.24 1727
5560 가이사의 것? 먹고 떨어지라고 해라. 지 팔뚝 굵다고 그래라. 잘 먹고 잘 살라고 해라. 3 김원일 2013.03.24 1965
5559 30년만에 LA로 돌아온 '장고' 1 Edchun 2013.03.23 2295
5558 은혜로 웠던 한주간의 해프링~~ 16 박희관 2013.03.23 6691
5557 우리 사랑 이대로 로산 2013.03.22 1549
5556 [평화의 연찬 제54회 : 2013년 3월 23일(토)]‘우리는 여전히 이곳에서도 이방인인가?’손철(서울조선족교회 집사)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3.22 1892
5555 정말 하다하다 십일조까지 건드리는 군요... 19 뭘봐 2013.03.21 2145
5554 소위 우리 기별이라는 것들 로산 2013.03.21 1811
5553 여성 아카펠라 가스펠 그룹 - 술람미싱어즈 2 serendipity 2013.03.21 2201
5552 창백한 하얀 그림자 행복한고문 2013.03.21 1721
5551 네 하나님 만나기를 예비하라 6 로산 2013.03.21 1680
5550 나를 감동시킨 오늘의말씀 박희관 2013.03.21 1792
5549 동아일보사 정정보도문 " 격암유록의 실체를 밝힌다" ㅁㄴㅇ 2013.03.21 1984
5548 하얀 비단에 싸인 밤 행복한고문 2013.03.20 2011
5547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화를 내도 로산 2013.03.20 1762
5546 Passer-by..... 은자 2013.03.20 1961
5545 그 망할 망고 와 미국 의사 놈들 3 박성술 2013.03.19 2226
5544 분위기 탄김에.. 3 김 성 진 2013.03.19 2109
5543 7급 공무원 1 로산 2013.03.19 1884
5542 오늘은 왠지.. 10 김 성 진 2013.03.19 2119
5541 연습 4 로산 2013.03.19 2100
» 성서의 성(性) 2/2, 가부장적 남성중심에서 약자(여성과 퀴어)입장으로 성서 읽기! 2 아기자기 2013.03.18 2150
5539 성서의 성(性), 노골적인(explicit)것이 아니라 여성혐오(misogyny)가 문제이다! 아기자기 2013.03.18 3949
5538 유튜브 동영상을 어떻게 올리지요? 아시는 분 아무나 좀 도움을.. 3 김 성 진 2013.03.18 2140
5537 자화상은 어떨까? 로산 2013.03.18 1897
5536 나도 드디어 연줄을 잡았다 4 file 최종오 2013.03.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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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4 어떻게 생각하세요? 3 캐나다 2013.03.17 2477
5533 이 시대 선지자는 있는가? 6 세균 2013.03.16 1962
5532 민스다의 글 유형 3 냉이 2013.03.16 2090
5531 대만합회의 회신을 기다리는.....-김금복님 8 로산 2013.03.15 2674
5530 유전을 점령하라 1 로산 2013.03.15 2095
5529 퀴즈 하나 냅니다 2 file 1.5세 2013.03.15 2457
5528 하나님과 교황의 똥물관계.. (조회수 267후) 5 김 성 진 2013.03.15 2201
5527 제목: [평화의 연찬 제53회 : 2013년 3월 16일(토)] ‘교회의 본질과 사명 - 목회자와 평신도가 만들어가는 21세기 교회 - 교회를 교회답게 하라(Let the church be the church)’김동원[동문교회 목사, (사)평화교류협의회 상생협력대표] (사)평화교류협의회(CPC) 2013.03.14 12709
5526 이유 있는 도망 로산 2013.03.14 2069
5525 관리자님 5 김 성 진 2013.03.14 2155
5524 바쁘신 우리 박사님 - 안식일에도 7 김주영 2013.03.14 2327
5523 인천(仁川)과 용산(龍山)은 진인(眞人) 정도령(鄭道令)과 어떤 관계?...《해월유록에서》 현민 2013.03.14 2587
5522 침례가 타락했다고? 바로 말합시다 5 김주영 2013.03.14 2133
5521 지금은 침례도 아니고 십일금 이다. 한심한 2013.03.13 2551
5520 6미터의 비밀. 뉴스타파 2013.03.13 2015
5519 노아 전에도 흑인이 있었을까? 7 로산 2013.03.13 2656
5518 가장 좋은 출구는 입구가 아닐까? 1844는 모든 기독교의 출구이다. 조사심판 마지막편 1회 2 student 2013.03.13 2650
5517 여러분의 명쾌한 고견-- 기다립니다. 2 반고 2013.03.13 2126
5516 김주영, 김성진 의사가 환자에게 했다가는 사람들한테 몰매 맞을 말. 그런데... 3 김원일 2013.03.13 2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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