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공부하자는 어떤 모임에
주제에 끼어든 적이 있었다.
30년쯤 전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구약 공부한다고 대학원 다니는 나를 초청해
함께 공부하자던 사람들의 모임에
끼어든 거였다.
(안식교인들은 아니었다.)
그 모임의 남자 대부분은 골프를 쳤는데
하루는 그중 하나가
마르크스주의자인 김원일이는
부르주아 스포츠 골프를 경멸할 것이다, 했다.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잽싸게 끼어들며 하는 말이
골프 자체를 경멸하지는 않을 것 같고
오히려
누구든 원하면 골프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할 것 같다, 했다.
나는 웃으며
아멘! 했다.
골프를
금주, 금연, 채식
뭐 이런 차원에서
개인이 추스르며 자신의 영혼을 관리해야 한다거나
골프, 그거 비싼 운동인데
그 돈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라는 식의
값싼 도덕주의적 설교조 관념으로 비판하는 논법,
나는 거부한다.
골프 하는 데 들어가는 (적지 않은) 돈
그대들이 그거 가난한 사람들 준다고
세상 바뀌는 거 아니다.
세상 바뀌는 건
제도적 변혁을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만일 이루어진다면.
골프 하시는가.
하시라.
It's your money.
It's your choice.
............
어느 골프장이 좋지?
야, 요새 새로 생긴 저기 어디 그 골프장 괜찮다며?
이런 무뇌아적 모습 스스로 드러내지 말고
치고 싶은 골프 치되
생각 좀 하자는 뜻에서
샤다이님의 글에
아멘! 했다.
월드컵이 열렸던 브라질
어디에 어떤 이유로 축구장 신설하는지
묻고, 데모하고, 아우성쳤던 축구 애호가들
본 좀 받자는 의미에서
아멘! 했다.
창세기 일 장 가지고
6일 창조냐 진화냐
골프 스윙 한 번 하고 나서
칵테일 파티 담소하듯
해롱해롱 묻지 말고
그 창조의 이야기를
좀 깊이 이해하고 고민하면서 읽자는 뜻에서,
그렇게 창세기를 읽든
아니면 집어치우든 하자는 의미에서
아멘! 했다.
마르크스주의자도
창세기 읽는다. ^^
창세기 읽는 사람도
마르크스주의자다. ^^
밖에
비 한 번 또 줄기차게 내린다.
흔치 않은 천둥까지 친다.
아제리아님 안 계신
이 빈 자리에
노래 한 가락
고프다.
(이 글 올려 놓고 보니 이강수 선배님의 글이 있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선배님 글에 대한 댓글은 아니었습니다. ^^)
여기 시카고는 골프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저온 (영하의 날씨) 인데
차라리 비내리고 천둥치는 편이 백번 낫다고 생각함다.
일월에 플로리다 데이토나에서 친구부부랑 일주일 골프여행을 기다리는 맴
따스하지만
아제리아 아짐의 고 색깔 찬란하고 율동이 있는 화면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 고프지 않을 사람 있나요?
남정네들 가스메 낙서하고 귓속에 귓밥만 맹글어 놓고는 시방 어디로 갔을까?
강건너 갔을까?
나룻배를 띄울까?
엿장수의 저 애절한 고픔 아짐이 어이 알까?
십자가의 칠언에서도 들어 보지 못한 말.
고프다!